내덜란드병에 대해서
조회 1,827 · 공감 1 · 댓글 17
네덜란드병은 특정 산업의 호황이 오히려 국가 전체의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현상을 말합니다.
1970년대 네덜란드는 천연가스 수출로 막대한 부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외화 유입에 따른 통화가치 상승과 자본·노동력의 쏠림은 다른 제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특정 산업의 성공이 다른 산업의 쇠퇴로 이어지게 되는 역설적인 현상입니다.
한국의 반도체 호황도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걱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수출과 기업 이익이 증가하고 국가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호황이 한국 경제 전체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많은 추가 이익이 성과급 형태로 내수시장에 흘러 들어가고, 그로 인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의 수익성이 높아질수록 자본과 인재는 해당 산업으로 집중됩니다. 반면 조선, 기계, 소재, 부품, 소프트웨어 등 다른 산업은 상대적으로 투자와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반도체만큼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한다면, 다른 산업에서 일할 만한 메리트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특정 산업에 자원이 집중되는 것은 시장경제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러나 국가의 산업 경쟁력은 다양한 분야의 기술과 경험이 축적될 때 유지됩니다. 당장의 수익성만을 기준으로 산업의 흥망이 결정된다면,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의 기반 자체가 약화될 수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반도체 호황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기술 변화와 경쟁국의 추격, 공급 과잉 등으로 반도체 산업의 수익성이 하락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다른 산업의 경쟁력까지 약화된 상태라면 한국 경제는 특정 산업의 침체를 넘어 경제 전반의 위기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반도체 수출이 증가한다고 반드시 네덜란드병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호황으로 확보한 자본과 기술이 다른 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가에 있습니다.
반도체가 벌어들인 부를 반도체 산업에만 재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 전반의 자동화와 인공지능 도입, 연구개발, 인재 양성에 활용해야 합니다. 반도체의 성공이 다른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한 국가의 경제력을 특정 산업의 수출액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다양한 산업이 독자적인 기술력과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가가 더욱 중요합니다.
반도체 호황은 한국에 주어진 기회입니다. 그러나 특정 산업의 성공을 국가 경제 전체의 성공으로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반도체가 한국을 부유하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동안 다른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된다면, 지금의 호황은 미래의 위기를 조장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반도체 산업의 실패가 아닙니다.
반도체 산업의 성공이 오히려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키우고, 누군가에게는 성공의 착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댓글 17
반도체가 너무 압도적인것이지요..
원화도 초약세(1500대)에서 약세(1300대)정도로 내린거라 아직 수출산업이 타격입을 상황은 아닌듯 하구요
소재 부품 완성품 3개 영역을 가진 나라가 드물어요. 반도체 특수가 오니까 그런거지 배터리 특수올때도
돈많이 벌었죠. 반도체 특수가 사라져도 어차피 제조업이 필요한 환경이면 한국이 제일 적응할수있는 나라에요
새로운 제조영역이 생길때 가장빨리 제조할수있는나라는 전세계에서 독일 일본 한국 3나라에요.
중국은 새로운 제조 영역을 개척하기보다는, 선발 주자(한·일·독)가 길을 닦아놓고 시장성이 검증되면 정부 보조금과 거대한 내수 시장을 무기로 수천 개 기업을 난립시켜 밀어붙이는 방식을 씁니다.
일례로 석유화학덤핑건이 얼마전에 있었습니다. 롯데케미칼이 나락갈뻔했죠
석유화학분야는 이미 중국이 추격한 분야에요. 우리는 시장성이 없어서 지는 산업입니다. 그나마 한국은 20년정도 꿀빨았습니다. 앞으로 산업은 계속 이런식으로 재편될겁니다. 단 중국이 아무것도 없는상태에서 새로운분야 비지니스를 하지는 못해요 . 리스크가 너무커서요.
반도체 호황이라는 것이 이제 막 시작되었기 때문에 부작용이나 산업 쏠림 현상이 나타나기에는 시간이 짧습니다.
당장에 우수인력과 취업시장만 해도 반도체 분야로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고 하고, 시간이 더 지나 중소 및 협력업체들도 호황 산업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시작하게 되면, 자칫하면 쏠림이 생길수도 있는 문제이긴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반도체로 벌어들인 부가 국내 다른 제조업 및 소부장 생태계로 골고루 퍼져나가도록 산업의 기반을 다지는 정책적 노력도 하니 좀 네델란드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인재들이 의대쪽으로 몰린 것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도 볼 수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