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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수> 나이 들어서 다시 읽어보니 어릴 때와 감상이 정말 다르더군요.(노스포 안심글)

뉴플라이 · ·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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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신이치... you...희열? (원작 신이치의 강렬함을 기억하는 팬으로서는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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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이는 쌍칼 든 백화수복이 되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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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에서는 오른쪽이의 귀여움을 강화했으나 막상 팬들이 굿즈를 잘 사지 않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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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치 : 우리가 철저히 추적해서 기생수들을 죽이자!


오른쪽이 : 신이치... 내게는 인간적인 감정이 없어. 그러니까 내 동족을 죽여도 기분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너와 내 입장이 반대라면 어떨까?


신이치 : ...!! (생각해보니 오른쪽이도 기생수이니 동족을 죽이자고 한거라 양심의 가책을 느낌)


오른쪽이 : (독백: "이렇게 말하면 고민하지, 이게 인간이다."<--자신의 숙주인 신이치가 

불필요한 기생수와의 전투에 덜 참여하게 하려는 이유로 감정을 건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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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한 소년이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 긴 과정을 

인간을 포식하며 동시에 인간에 기생하는 괴물, 기생수라는 SF적 호러로 몰입감 있게 

은유 환유한 인생 만화 중에 하나입니다.


10- 20대 때는 굉장히 무서웠다랄까 그저 절대적인 공포에서 신이치와 오른쪽이가
다른 무시무시한 기생수들에게서 살아남기만 응원하며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불완전 하지만 두 존재가 의지하고 서로의 성장과 인물(?)관계를 함께 사유하게 되는

특유의 버디무비 같은 느낌에 몇 년에 한 번씩은 꼭 다시 읽어보게 되더군요.


그런데 어렸을 때는 분명 신이치라는 인간에게만 몰입을 했었다면

30-40대에는 인간-기생수의 존재성을 어느 정도 나란히 놓고 읽게 되더군요. 


어느날 갑자기 인간의 두뇌를 빼았고 그 인간의

소중한 사람들을 잔혹하게 죽이는 기생수들이 일종의 매우 징그러운 외계 해충처럼

박멸해야 할 존재로만 보였다면

그들도 어떤 이유에서 태어난 숙명적 존재들이라면

신이치나 주변 인간들이 작품 내내 보이는 태도는 과연 무조건 마땅한 것들이었는가

하는(이 말도 결국 황당한 이야기입니다만) 생각을 갖고 읽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오른쪽이를 공생체로 인정하고 살아가다가 자신 역시 일부 그 기생수 세포를 전이 받게

된 이후로는 신이치도 결국 완전한 인간이 아니게 되는데요. 스스로도 탈인간 되는 본인을 자각하고는

깊은 혼란과 슬픔을 겪게 되죠. 그 뒤 엄청난 전투들이 벌어지며 공생적 생존관계에서 과거와 달리 

오른쪽이도 놀랄 만큼 인자강이 되어가는데요. 


사실 이 작품 내내 오른쪽이는 뭔가 신이치에게 요구하거나 이끈 적이 없습니다.

가족을 잃은 소년으로서 어쩔 수 없었다고는 하지만 사고는 신이치가 다 벌이고

오른쪽이는 계속 희생하며 신이치를 살리고 생색한 번 안 냅니다. 그는 기생생물이니까요.

위험하다고 경고를 해주거나 감정을 건드려볼 뿐입니다.

심지어 중간 중간 나오지만 신이치가 피곤하지 말고 스트레스 안 받기를

굉장히 바랍니다. (부모님 보다 오른쪽이가 더 신이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집니다.--;;)


오른쪽이는 신이치의 오른팔이 된 후 공생관계중 바라는 방향이 하나인데,

인간들에게 잡혀 연구대상이 되지 않으면서 기생수들 세계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숙주인 신이치를 보호하려는 것입니다.


기생수 마지막 부분에서 남녀노소 많은 독자들이 눈물이 훅 난다는 것은

장편이기에 오랜 시간 여러가지 작중의 복선과 감정선들에 전기가 확 들어오며

대단원의 막이 내려가는 것 때문이기도 하지만,

신이치가 소년에서 어른으로 완성되어 가는

특유의 일본 소년신화 메타를 끌어주면서 기생생물 설정으로는 너무나 어려운

끝없는 공감과 희생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기생수들이 상당히 냉담하고 잔인하게 보여서 생사에 무감각 할 것 같지만

아이러니하게 작품 내내 죽음을 상당히 두려워하고 생명에 굉장히 연연하는

모습이 자주 나옵니다.

결국 목숨이 걸린 일마다 신이치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오른쪽이의 태도는

상당한 이해와 희생이 필요했음을 결말부에 독자는 확실히 알게 됩니다.

(극초반에 오른쪽이가 신이치를 협박하고 겁주며 조정할 수도 있다는 걸 슬쩍 어필합니다.)


그런 말이 있습니다. 누구나 세상에 내던져지며 탄생이라는 충격을

겪게 되는데 그건 우리가 원하거나 선택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탄생으로 의식을 시작한 이래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의미를

맺을지는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죠.

기생수는 작품이 끝나도록 그 정체가 밝혀지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태어나며 인간의 머리부분을 차지하고 생명을 시작하라.

그리고 이 종(인간)을 먹어라라는 본능이 있다는 명료한 본능이 있다는 

정보는 확실히 드러나게 되죠.


기생수에는 신이치-오른쪽이 외에 꽤 많은 수의 다른 기생수화 된 인간들이 등장합니다.

심지어는 실험체로 '만들어진' 고토 같은 특수 기생체도 나타나죠.

그들은 인간과 전혀 다른 존재들이지만 인간과 똑같이 나름의 성격과 지향점이 있고

그 때문에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합리적으로 모여도 하나가 되지 못 합니다.

때문에 그들도 삶이나 추구점을 다 각기 갖게 되고 그 신념에 따라

가장 두려워하는 죽음을 불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작품을 관통하는 불편한 화두가

등장합니다. "기생수나 인간이나 같은 존재다."

 

이건 비약에 가까울 수도 있는 저만의 해석이지만,

저는 기생수라는 작품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밍기뉴와 제제의 관계를 변주해

낸 패스티치적 클래식이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원작 기생수 역시 앞으로 아이디어 빈곤에 시달리는 서브컬쳐계에서

다양한 미디어믹스로 다시 탄생하고 파생되지 않을까 싶네요. 



ps. 두서없이 아무렇게나 글을 씁니다만 ai는 조금도 쓰지 않는 주의입니다.

필력도 없는 주제에 그러다보니 글이 늘 정상이 아니고 엉망입니다.


이 말 했다가 저 말 했다가 해서 읽기 힘드셨다면 죄송합니다.;;

댓글 7

  1. 표상의세계 · · 공감 1
    만화를 본 적이 없는데, 읽고싶게 만드는 글이네요.
  2. 뉴플라이 · · 공감 2
    @표상의세계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처음 이 걸 읽었을 때가 정말 어렸을 때였었습니다. 책방 아주머니가 너무 잔인하니 안 읽으면 어떠냐고 하셨을 정도였어요. 작품 시작은 낯설고 무섭기만 했습니다. 다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재미와는 다른 어떤 묘한 흥분을 준다고 해야할까요. 불편하고 오래도록 가슴을 조여들게 하는 스토리인데도 결국 끝에 가서 이봐 독자 너도 실은 주인공 신이치랑 같아. 결국 어른이 되겠구나. 그럼 잘 살라고! 이런 기분이 들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던 거 같습니다.
  3. 수가파파 · · 공감 2
    깊이있는 분석이네요 저도 어렸을때 암스와 더불어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만화책이었네요..
  4. 뉴플라이 · · 공감 2
    @수가파파님 암스를 바로 꺼내서 같은 선상에 놓으시는 것 만으로도 제가 저 위에 이 말 저 말 하면서도 아 이런 말을 전하려는 게 아닌데 하던 저와는 차원이 다른 안목이 있으신 증거 같습니다. 사실 무게감이나 통찰을 할 부분을 보자면 암스는 그 독자에게 미치는 위력이 폭력적일 만큼 메시지가 굉장하지요. 니헤이 츠토무나 오토모 가쓰히로와 같은 방향 같으면서 서로 주제를 다루는 방식이 정말 정치 진영처럼 서로 다르다는 것이 참 흥미롭습니다. 암스와 비교할 부분은 아니지만 아이큐점프, 챔프 시절에 유년기를 보낸 저로서는 우리나라 쪽에서는 김준범 화백의 기계전사 109가 기억에 남습니다. 계급성향을 전면 버리고 나서도 우리는 존재로서 기계를(ai도 포함) 타자로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상당히 소년만화스럽지 않은 (편집부에서 어찌 통과된 건지... 그 그로데스크한 사이보그 여전사도 그렇고)내용이었는데 쭉 한 시대를 넘어와 보니 비록 만화 자체를 다루는 기술적인 면에서는 투박한 면이 있기는 해도 한국만화 역시 굉장한 힘을 지닌 작품들과 기념비적인 사료가 많이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5. 토로! · · 공감 3
    멋진 리뷰 감사합니다.~*_*
    TMI 이긴 하지만 저는 애기였을때 입은 팔에 큰 화상때문에 학교에서 '기생수'라고 놀림을 많이 받았었어요.
    기생수라고는 안하고 괴물이라고 했죠. (그러고보면 아이들은 참 잔인한면도 있는거 같아요)
    정말 힘들긴했죠 그때는 저를 방어 할 능력이 부족했으니깐요. 그래서 그런지 주인공에 몰입해서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희망같은걸 봤던 기억이 있어요. 지금은 솔직히 그때 왜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팔에 있는 화상에 대해 아무 생각없습니다만
    그러다 나이먹고 원령공주의 주인공 아시타카의 팔에 새겨진 화상 (저주의 의미이지만 반대로 희망의 의미도 있죠)과 기생수의 오른쪽이와 동일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 스스로도 화상이 있어서 좀더 제 스스로를 돌보는것 같은 기분도 들었고
    자랑스러운 팔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곤했어요. 덕분에 몸에 화상이 있거나 신체적으로 이상한 부분이 있는
    친구들에게 희망이 되는 한마디 해줄 수 있게 되었죠. ~
  6. 뉴플라이 · · 공감 3
    @토로!님 스스로를 채워가시는 근력이 굉장한 분이신 듯 하네요. 저희 어머니도 아주 어릴 때 얼굴에 언니가 실수를 해서 약간 화상을 입고 그게 평생을 가셨었습니다. 분명 여러 번 잘 보이지 않도록 성형을 하셨는데도 불구하고 늘 그곳을 부끄러워 하고 신경을 쓰셨었어요. 그나마 저는 아무 것도 모르는 애기 원숭이 같은 상태였던지 어머니가 말하기 전에는 그걸 전혀 몰랐었습니다. 제가 눈 앞에 있을 때만 긴장이 풀리셔서 얼굴의 자국을 신경 쓰지 않고 그냥 환하게 웃어주셨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어머니는 그걸 극복하지는 못하셨더라도 저라는 새로운 존재에 신경을 쓰시면서 좀 잊고 사실 수 있으셨던 거 같아요. 하지만 토로님은 이겨내고 승화하신 것에 더 가까운 듯 싶습니다. 원령공주와 신이치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인물 같지만 차원간을 바라보고 있는 독자의 차원에서는 아주 밀접한 통로처럼도 느껴지는 듯 싶습니다.
  7. 레몬클로버 · · 공감 1
    애니판은 두 번 정주행 했어요. 스토리를 정말 일품으로 제 취향에 맞게 재구성 했더라구요. 제 최애니 중 하나.

    원작은 너무 오래 되서 기억이 가물합니다. 애니판과는 많이 다른 진행이었다는 것 하나만 기억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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