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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번역가 사이토 마리코

Lithium · · 수정

조회 42,195 · 공감 43 · 댓글 20

채식주의자 번역가 사이토 마리코 이미지 1

작가 하나 소개할까요. 채식주의자 일본어판 번역가가 사이토 마리코더군요. 깜짝 놀랐어요. 시, 소설과 거리가 먼 제가 산 몇 안 되는 시집이 사이토 마리코입니다. 어릴 때, 우연히(?) 서점에서 읽고 충격받은 시집이 바로 이 분 작품집 ‘입국’이었습니다. 책날개 보고 더 충격이었는데, 일본인 학생이 한국으로 유학와 한국어를 익히고 한글로 시를 쓴 것이더라고요. 제가 이 시집이 얼마나 좋았냐면, 이루 말할 수없이 좋아 당시 열렬히 좋아하며 쫓아다니던 여자친구(현 마눌님)에게 선물했을 정도입니다. 그 시집이 지금도 있어요. 이런 훌륭한 시인이 번역을 했으니 일본어판 독자들 역시 축복받은 것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그의 시입니다. 제 젊은 날의 소중한 기억입니다.

 

 

신촌 부근

-사이토 마리코

 

사람을 경멸하면

가슴에 금세 시큼한 꽃이 피고

하룻밤 자도 그것이 안 시들 때

햇님이 녹색으로 보인다

 

저 산 가서 이 꽃을 도려내

매장하고 싶다

약수 받으러 가는 사람들 따라

아침의 통근 시간 학교도 회사도 빠지고

저 산으로, 약수 받으러 가는 사람들 따라

 

하지만 이 좁은 길 하나를 건너갈 수 없다

댓글 20

  1. 마구사자 · · 공감 7
    아니 한국사람보다 글을 더 잘 쓰시네.
    세상에는 재능있는 분들이 정말 많은가 봅니다.
  2. 토끼의숲 · · 공감 1
    레이먼드 카버의 명작 대성당도 김연수 작가가 번역해서 아주 호평을 받았죠.
  3. 스토니스 ·
    @토끼의숲님 좋아하는 작품을 또한 좋아하는 작가가 잘 번역해준 제게 최고의 책 중 하납니다.
  4. 레니 ·
    그러고보면 국내도 외국 유명작가의 고전조차도 말도 안되는 번역본들이 많긴 했어요.. 지금은 많이 나아진것 같긴 하지만.
  5. 인동초 ·
    오 사이토 마리코가 번역을 했군요!
    저도 저 시집을 군 시절에 중고로 구해서 소장하고 있는데 너무 반가운 소식이라 간만에 로긴해서 댓글 답니다.
  6. 인동초 · · 공감 2
    지금 외출중이오니
    -사이토우 마리코-

    세월은 어디 갔나
    세월은 어느 늪에 약수 뜨러 갔나
    세월은 어느 출근 길에서 행방불명 되었나

    세월은 어디 갔나
    세월은 어느 어처구니없이 우주로 이민 갔나
    세월이 행방불명 된 것인지
    우리는 갈아타는 장소를 알 수가 없다
    잡을 난간마다 부서진다
    이땅에서는

    세월집에 전화해 봐도
    자동녹음기가 되뇔 뿐이다
    지금 외출중이오니
    지금 외출중이오니
  7. 쇼팽좋아 ·
    @인동초님 ㄷㄷㄷ 일본인이 한국어 공부해서 쓴 시 수준이 장난 아니네요
  8. 훼릭스 · · 공감 2
    이 번역가님 글을 보니 토종 한국인으로써 한국어.한글에 내가 뭔가 크게 잘못하고 있다는 기분이 드네요.
  9. 김공이산 ·
    @훼릭스님
    ㅋㅋ
    ~로써: 방법, 수단..
    ~로서: 지위, 신분... 맞나 모르겠다 ㅎㅎ
  10. 훼릭스 ·
    @썩은달님 우선 잘못한 점 하나는 찾았네요..노력하겠(읍)습니다.ㅠㅠ
  11. 게으른오후 ·
    좋은 작가, 작품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2. Starless ·
    덤덤히 스크롤하다가 울컥하네요. 소개 감사합니다.
  13. 더벅머리 ·
    악수와 약수, 오타인건가요 운율인건가요
  14. Lithium · · 공감 1
    더벅머리님// 약수입니다. 고쳤습니다.
  15. karma81 ·
    일본인의 감성

    우리의 감성

    세계인의 감성

    한글의 그 다양한 표현들이 희석되지 않고 변색 퇴색 되지 않고 영어로 번역 될 수 없음이 참 안타까울 따름
  16. Ice뷁 · · 공감 3
    약수에 진심인 편...
  17. 니쿨 · · 공감 1
    내가 왠지 외국인 아닌가 하는 생각이....;;;;;
  18. 언주야언니는행복하단다 ·
    사이토 마리코가 여러작품 번역했지만, 82년생 김씨랑 현남오빠도 번역했죠.
    모두 다 입맛에 맞는 사람은 아닌거같습니다.
    저는 82년생때문에 사이토 마리코를 알게 된 사람이라.
  19. 블랙캣 ·
    읽고 울컥해서 갑작스레 눈물이 나네요.
  20. 상디니 ·
    네 저두 눈물 날뻔 했습니다. 클리앙에서 많이 배웁니다. 좋은 작가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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