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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한국 땅에 도착한 두 외국 청년들에게 생긴 일 (후기)

용이형 · ·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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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한국 땅에 도착한 두 외국 청년들에게 생긴 일 (후기) 이미지 1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9278373CLIEN (지난 글입니다.)


어제 만난 외국인 젊은 친구 중 하나에게 오늘 카톡이 왔습니다. 

물론 자기네 자국어(태국어)로 와서 바로 제미나이의 힘을 빌렸습니다.


번역기를 돌려보니 대략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형님, 고용에게 전화해서 저 대신 얘기 좀 나눠주실 수 있나요? 제가 배정받은 곳 말고 바로 옆 대도시로 옮겨가도 되는지요..."


순간 머리가 하얘지더군요. 도대체 '고용'이라는 사람은 누구이며, 

나는 대체 어디로 전화를 걸어 도와줘야 한단 말인가?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물어봤습니다.


"형이 알아듣게 이야기해 줘. 네가 말하는 '고용'이 누구야? 관련 정보 좀 자세히 보내봐."


알고 봤더니 태국인 근로자들은 한국의 '고용노동부 (고용센터)'를 발음 그대로 자기네 글자로 '코용(โคยง)'이라고 부른다더군요. 고용센터를 사람 이름처럼 부르니 처음엔 번역기를 봐도 감이 안 왔던 겁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참 짠했습니다.


어제 고용센터에서 안내받은 지방 지역까지 오늘 새벽에 일어나 물어물어 버스를 타고 내려갔나 봅니다. 그런데 하필 그곳 담당자분이 병원에 입원하신 상태라 그 지역에서는 제대로 안내를 받지 못했던 모양이더군요.


발을 동동 구르던 차에 마침 바로 옆 광역시 쪽에 일자리가 있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외국인 신분이다 보니 혹시라도 권역을 마음대로 벗어나면 불이익이 생길까 봐 겁이 나서, 저에게 "고용(고용센터)에 물어봐 줄 수 없느냐"고 다급하게 SOS를 쳤던 거였습니다.


친구가 남겨준 번호로 심호흡 한번 하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네, 지역협력과 외국인고용팀입니다."

-"아, 선생님 수고 많으십니다. 저도 제 일이 아니고 부탁을 받아서 잘은 모르는데요, 어제 방문했던 외국인 친구들이 이러쿵  저러쿵해서 지역 이동을 여쭤보려고요..."

-"아! 어제 오셨던 그분들이죠?"

-"네!, 맞습니다!"

-"해당 도와 인접 광역시는 같은 권역이라서 그쪽으로 이동하셔도 행정상 전혀 문제없습니다. 어제 발급해 준 구직표 가지고 가시면 돼요."

-"아, 다행입니다! 실례지만 담당자님 성함이 어떻게 되실까요?"

-"저는 담당자 XXX입니다."

-"친절하게 안내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통화를 마치자마자 바로 카톡으로 "두 지역은 같은 권역이라 광역시로 넘어가서 일자리 구해도 전혀 문제없다. 어제 받은 구직표 잘 챙겨가라"고 장문으로 정리해서 보내줬습니다.


그리고 한참 후, 친구에게서 환하게 웃는 이모티콘과 함께 답장이 왔습니다. 형님이 확인해 준 덕분에 광역시로 넘어가서 구직신청서를 냈고, 딱 맞게 일자리가 바로 연결되어 취직이 확정되었다고요. 대신 전화해 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연신 고개를 숙이네요.


"너희들은 형에게도 가족이나 마찬가지니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이야기하고, 몸 건강히 다치지 말고 일하는 곳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라"고 덕담을 건네며 훈훈하게 마무리했습니다.


한국에 처음 들어와 말도 안 통하고 첫 단추부터 꼬여서 어제는 울먹이기까지 했던 청년들인데, 전화 한 통 대신 걸어준 작은 도움이 이 친구들에게는 타국살이의 큰 버팀목이 된 것 같아 가슴 한구석이 참 뭉클하고 뿌듯한 금요일 오후입니다.


다들 따뜻하고 편안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아! 제 태국식 이름은 คิม น่ารักจัง (김나락짱)입니다. 🤭🤭🤭

댓글 16

  1. 휴식좀 · · 공감 1
    고생하십니다.
    낯선 타지에서 도움줄 형이 있다는게 정말 다행인 친구들이네요
  2. 용이형 ·
    @휴식좀님 사실 저도 어제 처음 본 친구들이긴 해요. 🤭
  3. groceryboy · · 공감 1
    좋은일 하셨습니다^^
  4. 용이형 · · 공감 1
    @groceryboy님 잘 지내시지요?
  5. 맠하우저 · · 공감 1
    비릿하거나 아리다고 느껴지는 곳에서
    간만에 가슴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좋은 분이세요 b
  6. 용이형 ·
    @맠하우저님 별말씀을요. 걱정 많이 했는데 일자리를 금방 구해서 다행입니다.
  7. 그시절그때 · · 공감 1
    아오....퇴근해야 하는데 기습적으로 뭉클하잖아요. 누가 볼라...
    덕분에 그 친구들도 우리나라에서 행복한 첫주말이 되겠네요.

    추천 맘속으로 열번 누릅니다.
  8. 용이형 ·
    @그시절그때님 타국에서 당황했을 젊은친구들에게 작지만 도움을 주게 되어서 기쁩니다.
  9. 모스크바 · · 공감 1
    좋은일 하셨네요 고생하셨습니다.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10. 용이형 ·
    @모스크바님 감사합니다.☺️
  11. westpoint · · 공감 1
    청년들 입장에서는 정말 큰 행운이네요! 해피엔딩 후기까지 감사합니다
  12. 용이형 ·
    @westpoint님 저도 기쁩니다. 🤭
  13. 바람비날 · · 공감 1
    직업으로 하시는 일이시든 아니시든 훌륭하십니다.
    타국에서 그런 도움을 받으면 그 분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을까요.
  14. 용이형 ·
    @바람비날님 저는 백수입니다. 😭 제 고용이 더 문제입니다.
  15. promiseme · · 공감 1
    그 친구들은 인복이 있군요~ 작성자님 같은 분을 만나다니~~!! 👍🏻
  16. 용이형 ·
    @promiseme님 그래도 일이 잘 풀려서 기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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