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협의 근본, '선역'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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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협의 배경을 설명드려봅니다.
인도의 한 원숭이 신과 중국에 전해 오는 온갖 이야기를
현장(삼장)법사의 대당서역기에서 모티브를 따 버무려 만든 서유기가
우연히 나온 것이 아니고,
산해경이라고 하는 기이한 것들을 모아 놓은 책이 나온 것도 마찬가집니다.
즉, 봉신방(봉신연의)와 같은 이야기들은 중국의 오랜 역사 속에서 만들어온
이야기의 전형이 시기에 따라 변주를 일으키며 당대의 이야기를 그 안에 담은 것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홍길동전 같은 것이죠.
때에 따라 다르다고 하는 것은 서유기에서 가장 잘 드러납니다.
초반의 도교적 영향이 깊게 받은 내용에 이어 후반부 불교의 이야기로 전환되고,
그 사이에 나오는 요괴들의 이야기... 오승은이 갑자기 이런 것들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당대 이야기꾼들이 곳곳에서 공연하던 내용들이 집대성 된 것입니다.
어디서 보고 쓰는 글이 아니라 제가 하는 추측으로는,
온갖 신화와 영웅들의 이야기는 현실의 질곡을 벗어나
내가 겪는 환란이 나의 것만이 아니고 내 탓만이 아니고,
재해와 질병에 의해 가족과 친지가 죽어 나가는 처참한 환경 속에서도
불행한 일들을 상징하는 요마를 만들어 내
그것에 대응하는 논리를 불교 또는 도교에서 찾거나
아예 직접적인 해결을 해내는 영웅의 이야기를 그림으로서
어떤 해방구적인 역할을 이 이야기라는 것에 담아 내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 요괴들은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은 것이고요.
귀신도 그러합니다.
선협은 도교의 양생
그리고 협의 확장에 기반합니다.
흔히 생각하는 약자를 구하고 선을 행한다 라는 그런 협이 아니라
중국에서의 진짜 협은 유럽의 결투재판처럼 사사로운 의미를 기본으로 합니다.
즉, 받은 것을 돌려주는 것에 가깝습니다.
모욕을 당하면 참지 아니하고, 되 갚아 주어야만 하는 것이며,
나중에 여기에 살을 붙여 도덕적 개념을 더해
의지를 품고 자유로이 행하며 지킬 것을 지키기 위해 행하는 자를 협객이라 했습니다.
그래서 작품 중에 보면 항상 영웅에 그치지 않고 영웅호걸이라 합니다.
호방한 기상을 가진이는 격식에 구애 받지 아니 하고
하고픈 것을 하는 행하는데, 이 하고픈 것이 정의의 역할일 때
영웅호걸이라고 합니다.
그럼 왜 확장이라 하느냐면,
협의 개념을 스케일이 큰 선협에 녹여내려다 보니
당대에 가장 처음은 아니나 가장 깊은 영향을 준 범인수선전의 한립의 성격은
나와 연이 닿은 가까운 이들에계는 호혜적이나
그 외엔 철저히 계산적이고, 당한 만큼 돌려주고, 어떤 누구도 쉽게 믿지 않는 성격을 갖습니다.
안 그래도 무협이 약육강식의 실질적 세계이면서
그 가운데 질서를 지키기 위해 보이지 않은 암묵적인 세계관의 룰이 있고,
그것을 지키려는 자들은 정파라 하고,
자유롭고 호방할 뿐만 아니라 당대의 혼란 상이 극에 달할 때 등장하는 이들은 녹림호걸이라 하였고,
부정한 방법을 활용하는 이들은 사파라 하였는데,
여기에서 선협은 결정적 변주를 꾀합니다.
도교가 무위자연의 이념을 담았다면,
같은 장생의 묘리를 쫓는 선협은 마치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선인인 선을 행하는 이가 아니라 자신의 장생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힘을 가지고 장새을 하지만 그 어떤 인간 보다 더
욕망을 극대화한 인물상들이 나타납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들이 인간 보다 더한...
인간 속성의 극대화처럼 묘사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세계관을 우주적 스케일(또는 그에 준하는)로 키우고,
약육강식이 극대화 된 세계관을 갖는 이야기가
선협이라는 것입니다.
선역의 이야기 짜임새는 매우 준수합니다.
사실상 선협의 근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취향을 아주 안 탄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무협 장르를 좋아 하는 분들이라면
아마 대부분 호 일 것 같습니다.
특히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는 범인수선전의 한립이
사실상 주인공의 개성으로는 앞서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냉혹하게 대처하는 장면이 많아서,
전략적인 사이다를 좋아 하는 한국인의 특성상
선협의 최고 인기작이 범인수선전.. 우리나라 번역본으로는
학사신공이라고 한다면,
선역의 주인공은 비교적 전통적인 주인공에 가깝고,
작품의 스케일과 그 큰 스케일 내에서의 짜임새가
시작과 끝의 일관된 설정이나 이야기 구조라는 측면에서
범인수서전 보다 더 앞서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선협의 근본이자 레퍼런스에
종합 선물 세트 정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ps) 자막 번역 플러그인 깔고 보세요.
댓글 2
분량이 엄청나서...보기가 쉽진 않죠.
범인수선전의 경우... 소설로 볼 때 몇달을 봤으니까요..ㅎㅎ
애니메이션의 경우 디테일한 과정을 ... 제 느낌으로는 30% 이상 걷어냈는데도,
굉장히 많은 분량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