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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이슈 쿨 돌때마다 댓글로 쓰는 인생 최고의 선택

곱블린 ·

조회 1,861 · 공감 8 · 댓글 29

소아과를 지원하려던 인턴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학생때도 인턴때도 소아과는 늘 인기과였고 


병원마다 자교인턴만으로도 소아과 티오는 거의 차던 시절이죠


가끔 티오가 남는 병원이 있어도 어차피 남아도는 타병원 지원자들 중에 


떨어진 친구들이 지원해서 결국은 풀로 채웠습니다.


아마 제가 알기론 늘 그랬을겁니다. 연령대를 불문하고 교수들 본인 옛날 얘기 할때도


소아과가 비인기과였던 시절을 얘기하는 사람은 없었어요.


저도 소아과를 지망했었고 지원기간에 얘기하고 소아과 회식도 따라가고 그랬습니다.


사실 지금 하는 과하고 갈등을 좀 했는데 소아는 뭔가..의사 분들은 대부분 아시겠지만


아예 극불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x나 낭만있는 과입니다.


로컬에서 타과에 비해 수익구조가 약한것, 박리다매해야 하는거야 저때도 이미 충분히 알려져 있었고


진상보호자 타과보다 많은것 그때도 이미 그랬습니다. 


그래도 대부분 의대생들은 소아과를 하는 자신의 모습을 한번씩 생각해보곤 하죠.


그야 그럴수밖에 없는게 본격적으로 임상에 대한 강의를 듣고 실습을 하면 80%의 시간은 내외산소에 할애하니까요.


아예 난 돈만 본다 통보하고 피부과는, 정형외과는, 성형외과는 내꺼야 라고 


학생때부터 말하고 다니는 몇명을 제외하면


상당수 학생들은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지망입니다..거의 그거만 배우니까요.


물론 선배들과의 접촉이 많아질수록 빠르게 바뀌기는 하지만요.


아무튼 그렇게 지원을 하고 마침 소아과 턴일때라 2주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저희 병원은 소아가 입원하면 소아과 인턴이 가서 간단한 문진을  했는데


대단한 의미는 없지만 소아에 대한 임상경험을 조금이라도 해보라는 의미였습니다.


그런데 문진하러 가면 보호자 안색이, 물론 병원에 아이를 입원시킨 부모는 피곤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겠지만, 너무 좋지않고 일단 누군가 의료진만 오면 아주 경계의 눈초리로 보더군요


제가 만난 분들이 유독 그러했을수는 있지만 그걸 몇번 겪고나니 아 이거 아닌거같다 생각이 들고


고민고민하다가 지원 마지막날 결국 소아과 지원을 철회하고 지금 과를 지원했습니다.


미안하게도 마지막날이어서 다른 지원자를 구할수 없었고 전국에서 몇안되는 소아과 빵꾸난 병원이 되었습니다..


그후로 저출산 얘기가 슬슬 본격화되면서 소아과가 정원을 다 못채웠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이대목동병원, 무슨무슨 뺑뺑이, 형사사건 등등 


언론에서 반복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정말 놀랍도록 빠르게 지원자가 줄더군요


뭐..나쁜 의도로 보도한건 아니겠지만 그런것을 보면 지원하려는 마음이 안생기기도 하겠죠


요새는 관심이 적어서 찾아보진 않는데 클리앙 글을보니 지원자가 2명??


거의 한 2018년도? 19년도? 까지 거의 풀티오였는데 2명이 되기까지 10년도 안걸렸네요.


이게 말도 안되는 숫자인게


그렇게 맨날 사람없다고 얘기하는 산부인과도 전국적으로 보면 매년 열명전후로는 지원합니다.


극악의 워라밸이라고 가끔 다큐도 나오고 드라마 단골소재인 흉부외과도 그정도는 됩니다.


예전에 그냥 아예 망했다고 했던, 신용불량자 직행루트라던 비뇨기과도 매년 10-20명은 나왔습니다.


마이너 중에서도 마이너인 방사선종양학과(방사선치료하는과), 핵의학과(핵의학 검사 판독하는과) 정도에서나 보일만한


말도 안되는 지원 숫자입니다.


타과의 사례를 비춰보면 암흑기가 10-20년정도 갑니다.


대충 지원율의 20%선까지 서서히 회복되다가 거기서 현상유지만 간신히 하는 과들이 있고


아예 망해서 기존 의사들이 상당수 은퇴하고 나서야, 정말로 소아과가 귀해지거나 획기적인 비급여 항목이 생기고 몸값이 오르면


그때 다시 풀로 회복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전자로 생각합니다만 소아진료를 아예 비급여로 푼다던가 하면 또 모르겠지요.


어쨌든 페이가 넘사벽으로 좋은 정형외과, 응급의학과 같은 과들은 법적 리스크가 큼에도 지원자가 많으니까요.


탈영병이 이런 말 해서 죄송합니다만 남아있는 소아과 선생님들의 건투를 빌고 좋은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댓글 29

  1. 이탁예 · · 공감 5
    아무리 수요와 공급를 따르는 자본주의 사회라지만
    필수의료만큼은 정말 제대로 지원해줬으면 하네요
  2. 대게 ·
    저도 외래 들어가서 분위기 보고 바로 걸렀습니다.
  3. 일리맛있어 · · 공감 8
    최근 몇 년 간 소아과, 어린이집, 초등학교 등에서 벌어지는 일 들을 가만 보면 공통점이 있긴 하네요;
  4. 여름철개장수 ·
    @일리맛있어님 그 세대가 자라면 이제 군대, 사회로 진출하죠. 자기 자식에게 목 졸려죽는 세대. 기대합니다.
  5. 90까지갑시다 ·
    필수로 유지되어야 하는 곳들인데 급여도 급여지만 짊어져야 하는 책임이 너무 과하죠. 의료인으로서의 직업윤리의식에만 의지하기에는 이제 한계죠
  6. liberal · · 공감 2
    의사들 없어지면 어쩔수 없이 진짜 기본적인 항목 말고는 다 비급여로 바뀌겠죠 ㅎㅎ
    그때되면 건보는 있어도 결국 실비보험이 없이는 치료가 어려운 수준까지 갈거고, 그러면 의료민영화가 된거나 다름이 없어지겠죠

    다른 직업들도 형사처벌 받는다 이런 얘기하시는데 그냥 형사상 부담만이 아니라 의사들은 민사도 부담이 큽니다
    특히 소아과는 어린애라고 평생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며 억대의 배상책임을 물리는데.. 다른 직업들은 이정도로 민사청구가 들어오는 직업이 있나 싶네요
    거기다 점점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민사배상 책임은 커지기만 하는데 수가는 그대로잖아요..
    애초에 사명감도 좋지만 직업인데 돈은 되어야죠.. 일을 할수록 손해인데 누가 하려고 합니까..
  7. 수수깡65 · · 공감 4
    @liberal님 억대 정도도 아니고 17억 배상이 판사들 국룰이더라구요. 17억 좋아하던데 판사들도 본인 판결에 책임지고 17억 배상물라고 하면 판사들도 버틸수있을까요.
  8. liberal ·
    @수수깡65님
    그렇죠 거기다 판결에 혐의없음/배상책임 없음이 뜨더라도 거기까지 사용한 변호사비용이나 에너지 등은 아무도 보상해주지 않죠 ㅋㅋ 이렇게 의료소송이 남발하는 현재 시대에는 지금 수가로는 택도 없습니다
  9. lhooq ·
    @liberal님 한국의 건강보험수가에는 민사 배상에 대한 위험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료 현장에서 환자의 의사의 갈등이 첨예화되고 환자들은 형사라는 레버리지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거죠.
  10. liberal ·
    @lhooq님
    공감합니다. 저는 이건 의사를 악마화할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의사 정원도 늘려야하고, 미용도 개방해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전 일단 의사가 아니라서...) 일선 의사들이 저런거 해도 지금의 의료문제는 해결이 안된다고 말하는 그 중심에는, 의료사고에 대비한 수가체계가 아니라서 필수의료는 아예 할 인센티브가 없다는 말이고 이건 공감이 가거든요. 제 친구 아버님도 원래 굉장히 열정적인 산부인과 의사셨는데 의료사고 2빔 맞으시고 그후로 레이저만 쏘십니다 빚갚아야된다고요.
    사실 민사상의 책임을 지을 수 있을정도로 수가가 충분하면 의사도 잘못한건 잘못했다고 이야기하고 배상을 해줄텐데 그게 안되죠..
  11. 수수깡65 ·
    @liberal님 미용개방+의대증원하면 저 레이져 쏴서 빚갚는걸 못하니 전부 아무도 안하게 된거죠. 필수과 하는순간 범죄자 +인생파산 하겠다는 선택인거라서요. 의대증원이 필수의료의사한테 치명타였는데 의대증원하면 필수의료가 산다고 하니 망할수밖에요.
  12. liberal ·
    @수수깡65님
    맞아요 그래서 의사분들도 수가정상화되면 그거 다 개방해도 상관없다 하시더군요 공감갔습니다
  13. 에펨 ·
    @liberal님
    민사상의 책임을 지을 수 있을정도로 수가가 충분하도록 만든다고 결정하고 수가를 얼마로 잡을지 주판알 튕기다 보면 결국 또 한세월 갑니다.
    어차피 수가로 민사책임 질만큼 수가를 올리려 한다면 지금 현재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국가보상책임제 하면 됩니다.
    어차피 수가로 올려서 현장에 뿌리나 국가에서 직접 책임지나 나가는 비용은 똑같은데,
    수가를 올려서 해결하면 그 올린 수가에서도 위험회피하는 의사의 이익이 극대화 되니까 소용 없을 수 있습니다.
  14. liberal ·
    @에펨님
    국가보상책임제요? 전 의사도 아닌데 안 믿기네요. '국가보상' 이런건 허상일거 같네요
    수가를 어느정도 현실화한뒤 보조적 수단으로 하면 모를까 최대한 보상 안 해주기 위해서 국가에서 온갖 용은 다 쓸것같네요
    시장에 맡기면 자연스레 흘러갈 일입니다
  15. 야하하하 ·
    나라가 관심이 없습니다.
    관심있는 척은 하지만 나오는 대응이라고는
    여기꺼 조금 떼서 저기 갖다주는 정도죠.
    이번에 초과세수도 많다던데
    대폭지원, 향후까지 고려한 대폭지원이 없으면
    또 그냥 표관리 위해 흉내내는 거라 봅니다.
  16. tirpleA ·
    그런데 1차의료환경에선 내과도 이비인후과도 유치원생 이상의 소아는 많이 보고, 응급실서 응급의학과도 소아 결국 보고 소아를 보느냐 마느냐에 과(?)에 따른 차이는 크게 딱히 없기도 한듯요
  17. 곱블린 ·
    @tirpleA님 소아가 메인이냐 아니면 특정 진료분야를 보는데 그 과 질환을 가진 소아가 종종 와서 보느냐..차이겠죠. 저도 저희과 소아환자를 가끔 봅니다만 열나는 애들도 아니고 좀 애매하면 대병가세요~ 라고 보내버리면 그만이거든요.
  18. 아테나GT ·
    의대 입학, 여학생들이 꾀나 많아지면서
    소아과지원율이 상당히 높았었는데.... 환경이 이렇게 변하네요
  19. 냐옹냠냠 ·
    저도 소아과 지원 안했습니다 ㅎㅎㅎ
  20. weIlwelI ·
    '소아가 작은 성인이었으면 좋겠다'
    - 소아과를 공부하는 의대생때의 속마음

    저도 소아과 프로퍼였다가 바꾸고 다른 곳 갔었습니다. 작은 성인이 아니기에 배울 것도 많지만 그만큼 생기 있고 재미 있는 면도 많았지요
    다시 생각해도 저도 다른 곳 가기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좋은 것은 걍 제 아이들 키우는 것으로 만족하는 걸로;;

    아무리 하고 싶어도 아무리 잼있고 보람차도, 몇억씩 소송빔이 날라다니는 곳에 제 평생을 불안에 떨며 바치고 싶진 않았습니다
  21. 수면제 ·
    영상의학과의 암흑기는 10년 정도였습니다.

    다른 과보단 짧았지만, 그 10년이 정말 딥하게 캄캄했었죠. 판독료 사라지면서 한순간에 개원의는 전멸. 상근 의무규정 폐지되면서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중심병원에선 다 잘려나가고,,,

    정말 끔찍했던 10년이었네요. 워낙에 암흑기가 강렬해서 아무도 전공의 지원을 안하다보니 페이는 오르는데 업무량은 살인적이고,,, 지금은 인공지능이 다 해먹는다며 다시 암흑기 예약상태.
  22. 곱블린 ·
    @수면제님 아 그쵸 본문의 결과는 달라서 굳이 예시를 들지 않았습니다만 정부정책 몇줄에 따라 아예 폐과위기가 되기도 합니다. 영상의학과가 한때 참 그랬죠.
  23. 치우치우 · · 공감 2
    응급의학과도 최근 대구 10대 사망사건, 대동맥 박리 유죄, 20대 주취자 뇌경색 진단 유죄 등 몇몇 사건으로 나락 갔습니다. 작년 지원율 50프로 대인가 그럴겁니다. 올해는 아마 더 떨어질거구요.
  24. 곱블린 ·
    @치우치우님 응급도 그렇군요. 계속 매맞는데 장사가 없긴 하네요
  25. 그냥중 ·
    소아과 2명 지원은 하반기 모집이야기입니다. 전반기는 정확한 숫자는 기억 안나지만 대략 30명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아직도 30명이나 지원합니다.
  26. 곱블린 ·
    @그냥중님 그렇군요. 그래도 적긴하네요
  27. lhooq ·
    한국의 의료 문제에는 체계적인 통계와 분석이 부족한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수가나 인력이나 다 숫자라 제대로 통계내서 분석하면 대강의 방향이 나오는데
    한줌밖에 안되는 예방의학자들 숫자도 문제지만 정치지향적인 예방의학자들이
    공무원들이 도륙내는 한국 의료의 앞잡이 노릇만 할 뿐이죠
  28. 냐뤼 ·
    축하드립니다. 조상신이 도우셨네요.
  29. 어쩌면 ·
    내과는 저도 하고있지만 참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만성질환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고
    요양원/요양병원에서 맡던 일들을 각 가정으로 되돌리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앞으로도 글른 것 같습니다.

    외과, 응급의학과는 힘들다고 하는 것 같은데
    내과는 일반 사람들의 인식도 딸-깍 과 인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중환자는 내과에서 많이봐요........ㅎㅎ

    바이탈과중에 안글른곳이 어디가 있겠냐 싶지만
    전공의때 그렇게 사람처럼 살고싶다고 외쳤는데
    정말 직장에서 벗어날 수 없고, 항상 묶여있네요......

    입원환자, ER, ICU 안보는 과를 하거나
    의료쪽에는 발도 안걸치게 노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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