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톺아보기

환자를 쫓아내는것 같아 마음이 그렇네요.

ameba ·

조회 3,894 · 공감 24 · 댓글 14

임신중 갑자기 생긴 골관절 통증으로 전원오신 산모분이셨습니다.

갑자기 통증이 생겼는데 정형외과쪽에서는 산모라서 못받아준다고 하고 산부인과는 산과문제가 아니라 못받아준다고 하고 해서 중간에 떠서 어디가지도 못하고 헤메는 중이셨어서 저한테 연락이 되서 오신 분인데...

오셔서 골반통증 외에도 진통도 같이 생겨있고, 이미 만식이라 진통오는대로 분만기다리면서 골반통증에 대해 진료할까 했는데,

통증이 너무 심해 분만에 필요한 자세를 취하기 힘들어 불가피하게 제왕절개를 했습니다.

이후 마취중 이상반응으로 수술종료호 중환자실로 가셔서 치료 받으시게 되고, 원인감별을 위해 목과 가슴 CT도 찍고, 회복후 일반병실에 와서 골반통증 원인감별을 위해 허리와 골반 MRI를 각각 시행합니다.

최종적으로 폐혈성 관절염이라는 진단하에 항생제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원인 균이 항생제 내성일가능성을 생각해서 반코마이신이라는 광범위 항생제를 사용하였고 최종적으로 균 배양결과 내성균이 아니라고 확인되서 일반 항생제로 변경했습니다.

여기까지 대략 10일정도 걸렸네요.


이제 일반 항생제치료로 변경된 시점이라 굳이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 거주지 근처 병원으로 전원을 말씀드리고 진행중인데...

참.. 그렇습니다.

환자가 아직 통증으로 인해서 보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완전히 치료 다하고 보내드리면 좋은데,

포괄수가제에 묶이다 보니 무작정 치료를 계속 할수 없다는 점이랑

이제 응급한 상황을 넘긴 시점에서 장기입원이 지속되면 추후 병원 평가에 영향을 줄수 있다는 점

그런 제도상의 부분이 걸려서 결국은 전원보내드립니다.

환자와 보호자에게 잘 설명드리긴 했지만...

오늘도 아직 통증이 있어서 힘들다 우시는거 보니 참 내가 환자를 쫓아내는것 같은 그런 느낌도 들고,

만족스럽게 회복하고 퇴원하는게 아니다 보니 후유증이 남거나 치료가 잘 되지 않으면 그것또한 제탓이 되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고 그렇습니다.


그냥 아침부터 영 그렇네요.

댓글 14

  1. 뎅뎅이! ·
    고생 하셨습니다.

    저는 반대로 전원을 좀 해줬으면 할 때도 있습니다. 대형병원이라는게 힘들더라고요.
  2. liberal · · 공감 2
    나쁘게만 생각할게 아닌걸요. 이건 또 다른 환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빨리 치료받아야 하는데 대기만 하고있는 환자들의 절박함도 사실 굉장히 크거든요.
    그런 취지로 저런 페널티를 부여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좋은 의사분이시네요.
    제 댓글이 조금이나마 기분을 푸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3. 푸르른소년 · · 공감 3
    포괄수가제 ...
    ... 그래도,
    새 생명이 잘 태어났고,
    산모도 일단 살리셨기에,
    수고 많으셨습니다!!!
  4. Harmonics ·
    쓰시는 글들을 보면 정말 맘이 따뜻하신 의사분인 것 같습니다.
    의사분들 보면 반복적인 진료로 인해 환자에 대한 인간적인 응대보단 사무적으로 일반적으로 진료 내용에 대해 통보하듯 전달하시는 분들 때문에 맘의 상처를 받으시는 분들도 많은 듯 한데 글쓰신 분의 글을 보면 아마 환자분도 고통스러우시겠지만 이해는 충분히 하시지 않았을까 합니다.
  5. 혼내주자 · · 공감 1
    선생님 감사합니다
  6. hungrok ·
    선생님 고맙습니다
  7. 전가복 ·
    최전선에서 근무하시는 의사분들께는 항상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말씀하신 상황은 우리나라 의료자원 배분문제로 어쩔 수 없지 싶습니다. 제 부모님도 저도 환자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8. 학또 ·
    환자분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란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하여 마음의 짐을 덜어내셔도 되지 않을까요? 노고많으셨습니다.
  9. ky0930 ·
    아프신 환자분이나 치료하시는 의사분이나 모두 마음이 아프네요. 얼마나 아프면 의사앞에서 울면서 고통을 호소할까요? 환자분의 빠른 완쾌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글을 올려주신 의사선생님 ,고맙습니다.
  10. 큐렛 ·
    그래도 거주지 주변에 전원 가능한 병원이 있어서 다행이네요.
  11. 김낄낄 ·
    뭐 냉정하게 해야죠. 나랏님이 정하신거.
  12. 대게 ·
    박민수가 만들고 국민이 박수친 정책입니다
  13. 곱블린 ·
    상위 기관이란게 다 그렇지요. 중요한건 이 병원에 있어야만 더 좋아질거냐 라서..사실 대부분 급성기 넘어가면 하위 의료기관에서 있어도 괜찮은 경우가 많지요. 아니면 아예 외래로 돌리던가요. 저도 대학에 있을땐 아직 아프다는 환자 많이 퇴원시켰는데 그중에는 나가면 바로 안좋아질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결국 제가 해줄수있는 말은 하나로 귀결됩니다.
    '여기 있는다고 더 빨리 좋아지지 않습니다. 다른 수술해야하는 환자들도 많아서 죄송하지만 자리를 비워주셔야됩니다'

    시니어교수님중에는 환자불쌍하다고 가신다고 할때까지 한도끝도 없이 입원시키고 있는 경우가 있었는데 평가가 안좋습니다. 새환자를 받아서 검사하고 수술돌려야 돈이 되거든요. 뭐 그분들은 이미 정교수여서 거의 철밥통이니 그게 가능한 것도 있죠. 돈되는 과정이 끝나면 빨리 퇴원시키고, 그러니까 회전률이 좋아야 매출에 도움이 됩니다. 기계처럼 그 과정을 반복하는 교수들이 보통 평가가 좋습니다.
  14. 파리대제 ·
    우리나라 처럼 의료서비스 좋은 곳도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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