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톺아보기

네 똥은 얇니? 두껍니?

중간보스 · · 수정

조회 8,610 · 공감 23 · 댓글 27

혹시 이 제목의 문장이 이상한가요?


사실 이상한 문장이 맞습니다.


왜냐하면 똥의 단면적을 물어볼 때는 '얇다/두껍다' 가 아니라 '가늘다/굵다' 가 맞는 표현(형용사)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얇다/두껍다' 는 두께를 표현하는 단어로 종이나 만두피 같이 넓적한 물체의

한쪽 면과 반대쪽 면 사이의 거리를 표현 할 때 사용 합니다.


따라서 평평한 형상이 아닌 신체(팔, 다리, 목, 손가락 등) 의 형상을 표현 할 때에도

'얇다/두껍다' 가 아닌 '가늘다/굵다'를 쓰는것이 맞습니다.


자, 그런데 이 사진을 봐 주세요.

04.png


사실 지금까지는 이 사진을 올리기 위한 빌드업 이었습니다.


이 사진은 다이소에서 파는 만년필 시리즈 입니다.


죄~다 얇은선/굵은선 이라고 적어놨더라구요.

우선 글씨체는 선형으로 '가는선/굵은선' 이라고 적어야 맞습니다.


그리고 '얇은'과 반대되는 단어는 '두꺼운' 인데 얇은선/두꺼운선 도 아니고 얇은선/굵은선 이라니요..


한국어 교육 과정이 개편된 영향인지 젊은 세대일 수록 얇다/가늘다, 굵다/두껍다의 개념을

무지성으로 쓰까서(?!) 쓰던건 오래 전 부터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옛날에는 볼 때 마다 지적 했으나 하도 많이 틀리게 쓰다보니 문법 지적하는것도 지쳐서 포기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얇다/가늘다, 굵다/두껍다의 개념이 없는 사람이 나이가 들어 취직을 하고 패키지를 디자인 하고

얇다/가늘다, 굵다/두껍다의 개념이 없는 사람이 컨펌 했기 때문에 이 사단이 난것입니다.


수 년 전에는 LG에서 구입한 모 가전제품의 메뉴얼에 비슷한 오기가 있어서

확인 해 보니 제가 구입한 제품 뿐 만 아니라 동 시기에 나온 제품 메뉴얼에 전체적으로 같은 문제가 확인되어

LG 담당자에게 메일을 쓴 적도 있습니다. (덕분에 LG에서 감사선물도 받았다능yo)


아무리 소소한 오타 라지만 잘못된 것을 그대로 두면 긴 시간에 걸쳐 암 처럼 퍼져나가게 되더라구요.

평소에도 글을 써야지 생각 하고 있던 내용인데 오늘 끌량질 중 생각이 나서 월급 루팡 하며 적어 봅니다.

댓글 27

  1. 새웃깡 ·
    맞아요 하지만 이미 현재는 굵다와 두껍다를 구분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Vollago
  2. 리안 · · 공감 2
    예전글에서 손목이 얇다가 엄밀히 따지면 맞는 말이라는 댓글 보고 답답했던 기억납니다 ㅠ
    /Vollago
  3. 코믹샌즈 · · 공감 4
    제목과 미칠듯한 괴리감이 드는 초양질의 본문에 감동하며 추천드립니다.
  4. -익명- ·
    평평한 면.. 똥을 썰면 얇다 두껍다로 표현할 수 있는거군요!?!?!?!?
    (졸려서 미쳐가나봐요...)
  5. 중간보스 ·
    @-익명-님 가끔 항문외과에서 수술 후 항문으로 칼날을 낳는 경우를 접하곤 하는데
    해당 경우에 한정하여 얇다/두껍다로 쓸 순 있겠네요.
  6. -익명- ·
    @중간보스님 항문외과하니 치질 수술 언제하나 고민 중인게 생각나네요.... 미디엄(?)으로 썰어달라고 하려구요......
  7. newsoft · · 공감 1
    오뚜기 사리면도 '얇은면', '굵은면' 제품이 따로 나오는데 은근 불편합니다. ㅋㅋㅋㅋ
  8. 중간보스 ·
    @newsoft님 Aㅏ... 갓뚜기 마저...oTL
  9. 오징어쥬스 · · 공감 1
    사소하지만 이런 것 신경 썼다는게 보이면 더 믿음이 가죠
  10. 콩지아범 ·
    '옜날'은 '옛날'로 수정해주시면 ...감사합니다...!
  11. 중간보스 ·
    @콩지아범님 수정 했습니다. 나이 먹으니 키보드 오탈자가 늘어난다능
    yo
  12. medroa ·
    문법상으로는 말씀하신게 맞는데요. 저 였어도 가는선 대신 얇은선이라고 표현했을거 같습니다.
    가는선 이라는 표현보다 얇은선 이라고 하는게 훨씬 직관적으로 받아들이니까요(문법이 맞냐 틀리냐의 여부와 상관없이)

    "가는" 이라는 형용사가 붙는 단어가 "가는길" 이 제일 많잖아요. "가늘게" "가늘다" 는 많이 쓰지만, "가는" 은 그다지 익숙한 단어가 아니니까요.
  13. 중간보스 · · 공감 4
    @medroa님 그게 익숙하지 않을 정도로 잘못됨이 일반화 된 것 같아 씁쓸합니다.
  14. medroa ·
    언어라는게 그럴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저는 "네가" 대신에 쓰는 "니가" 라는 표현을 아주 싫어 합니다만, 다들 그렇게 쓰니까, 이젠 제가 이상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발음할땐 구분이 어려우니 이해는 하는데, 글에서조차 "니가" 라는 걸 보면 좀 불편합니다.

    그런 단어들이 꽤 있죠. 엄연히 바라다와 바래다 는 다릅니다만, 다들 "잘살길 바래" 라고 하지 "바라" 라고 안하죠.
    설레다의 명사형이 설렘이지 설레임이 아닙니만, 근래 몇년동안 설렘이란 표현을 쓰는 사람을 본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젠 그려려니 하는건 "다르다"와 "틀리다" 입니다. 다른건 틀린게 아닌데, 다들 섞어 쓰죠
  15. recoiless ·
    굵기와 두께 구분 못 하고 쓰는 경우 많죠.

    그냥 알아들으면 됐지 하며 넘어가더군요.
  16. 테티아 · · 공감 2
    제목 너무 이상해서 들어왔는데, 너무 맞는 말 해주셨네요.
    다리 얇다 뭐 이런 소리들, 저도 거의 포기하고 삽니다ㅠ
  17. 우주에평화를 · · 공감 1
    이미 굳어져버린 "먹다" "마시다" 도 있죠
    고체는 먹고
    액체는 마시죠
    요즘은 다들 물을 "먹"더라구요(우적우적 씹어먹나봐요)
  18. zungssam ·
    내용과는 별개로 만년필에 카트리지 3개에 컨버터까지 포함된게 3천원이라니!
    전에 컨버터 필요해서 4천5백원주고 인터넷 구매했는데... 그냥 저걸 살껄 그랬네요.ㄷㄷ
  19. plateau · · 공감 3
    가늘다와 얇다를 구분않고 얇다로 전부 퉁치는거 심히 불편한 일인입니다. 말과 어휘의 섬세함과 적확함이 문화와 지성의 수준을 어느정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20. 견갑골후인하강 · · 공감 2
    아 이거 너무 불편해서 볼 때마다 심장이 쿵쾅거립니다.
    다리가 왜 얇냐고요 ㅠㅠ
  21. 가볍게재치고슛 ·
    제목 보고 들어와서 무릎을 탁치고 갑니다!!!
  22. forgotmind · · 공감 2
    많이 쓰인다로 퉁칠 일이 아닙니다. 본문 내용도 유사한 경우지만 구어도 아니고 문어에서 굵다를 두껍다로 쓴다 생각해보세요. 문서와 작성자에 대한 신뢰도가 확 떨어져버립니다. 모르고 습관적으로 쓰는 분들도 있겠지만 대개는 잘 써요. 전문적으로 글 쓰는 분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방송자막이 가장 큰 문제 같습니다....
  23. 에피네프린 · · 공감 3
    이건 구분을 반드시 해야죠
    뜻이 너무 다른데...

    이러다가는 길다와 넓다도 구분 못하는 세상이 될까 두렵습니다
  24. 진짜메뚜기 ·
    이거 진짜 많이들 틀리죠
  25. 땐찌 ·
    하나 배워 깁니다. 감사합니다.
  26. 카야s ·
    저런거 볼 때 마다 정확하면서도 세분화된 한글 국어의 우수성이 퇴색되는것 같습니다. 굵기/두께를 'Thick' 하나로 뭉뚱그려 표현하는 영어 외 몇 외국어의 한계입니다.
  27. 커피칼디 ·
    틀리다 다르다 같은 문제죠.
    아주 익숙하지고 잘못 쓰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다고 틀리다가 다르다 뜻도 삼키게 되기엔 저항이 매우 큽니다.
    짜장면처럼 버티면 표준어로 인정 받고 이긴다고 생각할 사람들은 좀 많이많이 기다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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