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환경이 2000년대 중반부터 이상하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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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우리나라 주거환경이 200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조금씩 이상해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저희 집도 오래된 다가구주택을 가지고 있어서 예전과 지금의 주거환경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직접 느끼고 있습니다.
2005년 전후만 하더라도 구시가지에 가보면 오래된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
빌라에 평범한 대한민국의 4인 가족들이 정말 많이 살았습니다.
부모님과 자녀 둘이 함께 살면서 직장에 다니고,
아이들은 동네 학교에 다니고, 이웃끼리 인사하면서 지내는 아주 평범한 주거지역이었죠.
집이 낡았다고 해서 생활 수준이 특별히 낮았던 것도 아니고, 경제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런 가족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한 것은 그 사이 사람들의 월급이나 자산이 갑자기 폭증한 것도 아닌데,
예전에 다가구주택과 빌라에 살던 평범한 가족들이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점차 외국인 거주자들이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인들이 거주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제가 어릴 때부터 봐왔던 구시가지의 인구 구성과 주거 형태가 불과 20년 사이에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씁쓸합니다.
도대체 예전에 이런 동네에 살던 평범한 3~4인 가족들은 전부 어디로 간 걸까요?
생각해 보면 그 시기를 전후해서 전세자금대출이 확대되고, 공공임대주택이나 각종 주거지원 제도도 점점 늘어났습니다.
물론 전세대출이나 임대주택이 그때 처음 생긴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출과 각종 지원을 통해 주택을 구하는 방식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자신의 소득과 형편에 맞춰 다가구주택이나 빌라에서 거주하면서 돈을 모으고,
여유가 생기면 아파트로 이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주택가격도 크게 올라가고,
각종 대출과 주거지원 제도를 통해 실제 소득이나 보유자산보다 훨씬 비싼 주택에 거주하는 것도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변화에는 재개발과 신도시 건설, 저출산, 인구 이동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구시가지에는 예전처럼 아이들을 키우면서 오랫동안 살아가는 가족들이 크게 줄어든 느낌입니다.
과거에는 낡은 다가구주택이라도 누군가의 보금자리였고, 동네 자체가 하나의 생활공동체였습니다.
지금은 건물은 그대로인데 그 안에 살던 사람들만 완전히 바뀐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20년 사이에 엄청나게 부유해져서 모든 국민이 아파트로 옮겨간 것도 아닐 텐데,
왜 평범한 가족들이 살던 다가구주택과 빌라에서는 그런 가족들을 찾아보기 어려워진 걸까요?
저는 단순히 주택이 낡아서 발생한 현상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주택을 구입하고 거주하는 방식 자체가 금융과 정책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우리나라의 주거문화도 크게 달라진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집은 과거보다 훨씬 좋아졌지만, 정작 동네에서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주거환경까지 좋아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과거를 너무 좋게 기억하는 걸까요?
아니면 실제로 2000년대 중반부터 우리나라의 주거환경이 크게 바뀌기 시작한 걸까요?
댓글 28
2. 가족을 이루고 있는 가장의 주거상향 및 안정 욕망은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강합니다.
3. 1번을 이유로 2번의 꿈을 이루기가 상대적으로 쉬웠습니다
4. 예전엔 선택지가 없었는데 훨씬 좋은 주거환경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5. 좋은 집에서 가족과 살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아껴서 이동합니다
6. 갈 사람들이 가고 남은 오래된 집을 늘어난 외노자가 채웁니다
7. 옛날보다 구 주거환경의 치안이나 주거안정도가 약해집니다. 그래서 그 동네에 한국사람들이 살기 어려워집니다
요약하면 작성자께서 옛날의 향수를 착각하고 계신 게 맞고 주거환경이 좋아진 것 둘 다 맞습니다
+ 8. 아파트 간다고 이웃끼리 인사 안 하고 산다는 프레임은 거짓이고, 끼리끼리 잘 인사하고 삽니다. 커뮤니티에서도 만날 수 있고 특히 애 키우면요. 그냥 더 좋은 주거환경이 생기면서 갈 수 있는 사람이 넘어가며 소셜믹스가 없어진 겁니다.
이런 매력적인 대단지 아파트가 저금리에 LTV 60-70% 30년 장기 고정금리 모기지로 구입할 수 있게 됐고요. 옛날 집에 계속 살던분은 그 혜택을 모르기 때문에 이해를 못하지만 당시에 집사기가 좋았고 아파트 품질도 천지개벽하였습니다.
1인당 GDP가 원화기준으로는 2100만원에서 5400만원으로 늘었어요.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다보니 잘 체감이 안되죠
대출해서 집부터 산다는 테크로 옮겨가던 시기가 아닐까 합니다.
대출도 쉬워지고, 금액도 늘어나고...
대출 원금/이자 갚는 속도보다 아파트가 스스로 돈 버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걸 깨닫게 되었죠.
우리나라 사람들 똑똑합니다. PORK락에 심취한 사람도 있긴 하지만요.
사실상 2000년대 이후 아파트들은 하나 둘 지상부 공원화(지하주차장-세대 직결은 3세대 단지 부터 이뤄졌죠)로 아이들이 뛰어놀아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환경이 보장된 반면, 저층주거시설 밀집지역은 대부분 보차혼용로라 위험합니다. 주차된 차들로 사각이 만들어질 경우 사고 발생이 높아지고요. 예전에야 세대당 차량이 1대 이하였으니 보차혼용로여도 위험도가 낮았겠지만 지금은 아니죠. 배달 차량도 많아졌고, 배달 오토바이는 더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골목길이라도 쌩쌩 달리더군요...
거기에 주거 환경의 쾌적성에도 압도적으로 밀리기 시작한게 아파트는 쓰레기를 정기적으로 수거일 혹은 상시에 지정 장소로 모든 세대가 내놓고 수거차량이 해당 위치로 가서 수거하지만 저층주거밀집지는 집 앞에 쓰레기를 내놓고 수거해가죠. 전신주가 도로를 침범하고 전깃줄이 하늘을 뒤덮는건 덤이고요..집단으로 목소리 낼 수 있는 아파트랑 달리 흡연자나 캣맘 컨트롤도 힘듭니다.
신축 빌라면 모르겠는데 엘리베이터가 없는 구축빌라라면 아이들을 키우는 것도 힘들어요. 장비 올리기도 빡세고 아이들 데리고 3층 이상 계단 오르는것도 일입니다...
세기말 이후부터 30 가까이 아파트 살다 결혼 후 지금은 저보다 나이 많은 비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너무나도 잘 압니다. 힘들어요. 그런데 어떤 분들은 빨간 벽돌 감성이 보기좋다고 존치되길 바라는 분도 계시더군요. 차를 껴안고 살아야하냐며 그럴거면 빨간벽돌 집 말고 차에서 살라는 악담은 덤이고요...
다만 뭐 월급이 안올라? 선생님, 2006년 최저시급 얼만지 아세요? 3100원이었구요, 올해는 10320원입니다. 3배 넘어요. ㅋㅋㅋ.
1인 가구 2인 가구 비율이 65%가 넘어요. 20년 전에는 42%였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3인 이상 가구로 보면 58%였던 게 35%가 된 거죠.
거기다 요즘은 신혼도 아파트서 하는 편이라 아이 데리고 다가구, 빌라서 사는 이들을 보기가 더 어려울 거예요.
언덕길 사이드 땡긴 이중주차로 밤에 병원 못 갈 일도 없고, 어쩌다 집 앞이 쓰레기맛집 돼서 문신이라도 새겨야 하나 고민할 일도 없고, 현관문 나서자마자 담배냄새 맡을 일도, 걸음마하는 아이 차조심 시킬 일도 없고, 5분은 걸어야 도착하는 어린이공원에서 담배연기와 오토바이매연 속에서 불량학생 눈치보며 미끄럼틀 태워야 할 일도 없습니다. 이미 아파트맛을 봐버린 이상 형편이 망가져도 급지를 낮췄지 비아파트는 못돌아갑니다.
IMF 탈출하고 그 20년동안 엄청난 국부를 쌓은 결과겠죠. 대출도 국가가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거고, 국민들은 덕분에 주거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었죠. 물론, 부작용으로 계층간 격차가 벌어지는 문제는 있겠죠.
아파트를 만든 프랑스는 망해가는데.. 우리나라는 1세대 > 2세대 > 3세대 아파트까지 진화했고 이제 4세대 아파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주거문화의 엄청난 발전입니다.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서.. 올라탄 자와 못한 자 간의 불화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거죠. 어찌보면 행복한 고민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느끼는바로는
부모세대에서 아파트를 경험해본 자식세대 -> 빌라는 불편하다 생각 -> 아파트 거주
부모세대에서 빌라를 경혐해본 자식세대 -> 살아보니 빌라는 불편 -> 아파트 거주
결국 모두가 원하는 거주 형태가 아파트 였던거고...
여가가 늘어나니 과거처럼 잠만자고 나오는 개념이 아닌 거주 환경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바뀐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