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톺아보기

집을 장만하면 사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경험담 써볼께요..

핑크보이 ·

조회 4,143 · 공감 7 · 댓글 17

부모님 집에서 살 때는 제가 사는 지역이 어떤 상황인지, 가치가 있는 곳인지,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같은 건 신경 자체를 쓰지 않았습니다.


그냥 한 달에 들어오는 월급을 얼마나 불리고, 어디에 소비할지만 신경 쓰면서 살았죠.

그렇게 부모님 집에서 거의 15년을 출퇴근하면서 돈을 모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께서 나가라는 겁니다.


“너도 대출받고, 관리비도 따로 내고, 재산세도 내면서 살아봐라.”


이 집은 아버지 집인데 제가 계속 영원히 살 생각을 하는 것 같아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였습니다. ㅠㅠ

부모님 집은 단독주택이라 1층, 2층, 옥상, 마당까지 공간이 있습니다.
저는 그중 1층 23평에서 거의 15년을 정말 편하게 살았거든요.


그래서 부모님께

“나는 그냥 1층에서 살고 아버지, 어머니는 2층에서 살면 서로 돈도 적게 들고 좋은데 왜 굳이 나가라고 하냐. 이게 맞냐.”

하면서 따지기도 했습니다.


뭐 그래도 어쩔 수 없죠.

결국 윤석열 정부 때 30년 대출을 받고, 집값의 절반 정도를 대출로 마련해서 32평 아파트를 장만했습니다.


지금은 혼자 살고 있습니다.

관리비도 한 달에 25만 원 정도 나오고, 1년에 재산세도 몇십만 원씩 냅니다.

그런데 집을 사고 나니까 정말 별의별 것에 다 신경을 쓰게 되더라고요.


매일 누수를 포함해서 집 컨디션도 살펴보게 되고,
주변에는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아파트 단지 관리는 잘되고 있는지,
우리 지역은 앞으로 얼마나 발전할지,
GTX-C가 들어오면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변 재개발이 진행되면 동네가 어떻게 바뀔지까지요.

부모님 집에 살 때는 사실 1층 전기요금, 가스요금, 수도요금 정도만 생각하면 끝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부모님 집 1층 전기요금, 가스요금, 수도요금도 내고,

제 아파트 관리비 월 25만 원에,
1년에 두 번 재산세도 내고,
주민세까지 내면서 살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부모님 건물 한 층이 비어 있는 상황인데 굳이 따로 나와서 대출까지 받아가며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 싶은 생각도 꽤 오래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3년 정도가 지나고 보니까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제가 산 아파트 가격이 오른 금액이 그동안 낸 대출이자, 관리비, 재산세보다 훨씬 커졌고,

부모님 집은 또 별개의 자산으로 재개발이 진행돼 내년에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부모님 자산과 제 자산을 완전히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게 된 거죠.


예전에는
“멀쩡한 부모님 집 놔두고 내가 왜 대출까지 받아서 나왔나?”
싶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그때 나와서 제 집을 산 게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론은 해피입니다. ㅎㅎ

댓글 17

  1. Clenn · · 공감 4
    내집 마련 해야된다고 설득하는게 아니라
    내보내는 식으로 직접 느끼게 해주신 것이군요.
    그냥 같이 살기 싫어서 그런게 아니라 나름대로의 자식교육이었나봅니다.
  2. 핑크보이 ·
    @Clenn님 넵 재개발 이야기 나올때 부모님이 그러더라구요 미래의 이집 자산을 니껏처럼 생각할거같아 미리 나가라고 한거라구요.. 결국 그게 맞았습니다.. 부모님이 재개발 조합원 아파트를 받을지 중간에 팔고 나올지.. 예전에는 내일이 이제는 부모님 일이 되었거든요
  3. 아나키 ·
    자가 축하드립니다. ~~~~
  4. 핑크보이 ·
    @아나키님 감사합니다. 결국 시간이 흐르니깐 남들이 왜 이렇게 사는지 알겠더라구요
  5. 글삭후새로돌아옵니다 ·
  6. 90까지갑시다 ·
    @국민국가님 부끄러운 줄 아세요
  7. Enemy · · 공감 1
    @국민국가님
    applemacos -> 국민국가
    사과는apple -> 플리키
    Apple.co.kr
  8. 봉리 ·
    @Enemy님 저분(애플)은 댓글이나 글쓸때마다 낙인이 찍히는데 즐기는걸까요?
  9. 라인스터 ·
    축하드립니다, 독립생활을 하면서 집 관리, 세금 등 배우는 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10. 핑크보이 ·
    @라인스터님 그렇죠..생각해보니깐 보험도 하나 더 들었네요...전 당장 나가는 돈이 아까워서 임대라도 들어갈수 있나 알아보고 다녔거든요.... 소비하면서 편하게 살고 누수가 나던 집이 망가지던 책임 안지는 그런 편안한 삶이요... 그런데 막상 살아보니깐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따라가야한다는게 결론이었습니다.
  11. 중간보스 ·
    부모님께서 깨어계신분이네요.
    저는 그런걸 알려주시는 분이 없었습니다.
    사실 주변에서 집을 살 수 있을 때 대출을 받아서라도 사 둬야 한다고 얘기 해 주기도 했으나 제가 듣지 않았습니다.
    그 때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사 뒀으면..
    출퇴근이 편한 회사 옆이 아니라 좀 더 서울에 가까운쪽에 집을 사 뒀어야 한다고 지금은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제테크이고 투자였던겁니다.
  12. 술고기 ·
    가족이 아니라도 악독한 집주인이 돈벌게 해준다는 말도 있죠.
  13. 서진브라이언 ·
    결과적으로 아버님께서 현자시네요. 글쓴분은 덕분에 죽다가 살아나신거구요.
  14. 핑크보이 ·
    @서진브라이언님 그러니깐요 전 오피스텔 전세 들어갈려고 알아봤는데 아버지께서 그냥 대출받아서 단지 아파트 사라고 엄청 갈구셨어요
  15. Hunter01 ·
    훌륭한 부모님을 두셨네요!!
  16. 븍극곰아죠씨 ·
    훌륭한 부모님 밑에 훌륭한 자녀시네요. 등기 한 번 쳐봐야 진짜 사회인 이죠.
  17. padpot ·
    축하드립니다. 역시 경험이 중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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