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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제는 ‘역사상 가장 운 좋은 세대’가 남긴 청구서

베르티바 · ·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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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시간당 생산성을 측정해보면, 영국이나 일본,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습니다.

복지비용 투입과 저생산성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거죠


약간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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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반기 (1950~1975년): 진짜 잘살고 압도적으로 성장했던 ‘영광의 30년’

프랑스인들이 역사상 가장 역동적으로 부를 쌓고 중산층으로 도약한 시기는 전후 복구기부터 1차 오일쇼크 직전까지인 ‘영광의 30년(Les Trente Glorieuses)’입니다. 이때 오늘날 프랑스가 먹고사는 거의 모든 실물 CAPA가 만들어졌습니다.

  • 유럽의 고도성장 엔진: 이 기간 프랑스의 연평균 실질 경제성장률은 5% 이상이었고, 완전고용(실업률 1.5~2.5% 미만) 상태였습니다. 대학이나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즉시 정규직 일자리를 잡을 수 있었고, 실질 임금은 30년 만에 약 3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 국가 주도 기술 제국(Grand Projets)의 완성: 드골(De Gaulle)과 퐁피두(Pompidou) 대통령 시절, 엘리트 기술 관료(테크노크라트)들이 주도해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1969), 에어버스 컨소시엄(1970), 세계 최대 규모의 원자력 발전망 계획(1974년 메스메르 플랜), 고속철도 TGV 개발을 전부 이 시기에 밀어붙였습니다.

  • 국가부채가 거의 없던 시절: 1970년대 말까지만 해도 프랑스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20% 안팎에 불과했습니다. 번 돈으로 투자하고도 남는 흑자 구조였습니다.

2. 후반기 (1975~2000년대): 국가는 빚을 내고, 개인은 가장 행복했던 ‘환상의 전성기’

1970년대 중반 오일쇼크 이후 성장률이 2%대로 꺾이고 실업률이 오르기 시작했지만, 정작 프랑스 국민 개개인이 체감하는 ‘삶의 풍요로움’은 1980~2000년대에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이때가 바로 앞서 말씀하신 "일상을 즐기는 프랑스의 복지 모델"이 완성된 시기입니다.

  • 1981년 미테랑(Mitterrand) 정부의 대방출: 사회당의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법정 정년을 65세에서 60세로 단축하고, 유급휴가를 4주에서 5주로 확대했으며, 부유세 도입과 주요 은행·대기업 국유화, 최저임금 및 노령연금 대폭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 2000년 주 35시간 근로제(오브리 법) 도입: 1990년대 말~2000년 리오넬 조스팽(Jospin) 내각은 임금 삭감 없이 법정 근로시간을 주 39시간에서 35시간으로 줄였습니다. 초과 근무 시간만큼 유급 휴일을 더 주는 RTT(근로시간 단축 휴가) 제도가 생기면서, 직장인들이 연 7~9주씩 휴가를 떠나고 오후 5시면 퇴근해 카페 테라스에 앉는 우리가 아는 ‘프랑스적 일상’이 정착되었습니다.

  • 세계 1위 의료와 자산 가격 폭등의 수혜: 2000년 세계보건기구(WHO) 평가에서 프랑스 의료 시스템이 세계 1위로 선정될 만큼 공공서비스의 질이 절정에 달했습니다. 게다가 이 시기 베이비붐 세대(1945~1965년생)는 헐값에 산 파리와 지방의 부동산 가격이 유로화 도입(1999~2002년) 전후로 2~3배씩 폭등하면서 막대한 자산 소득까지 거머쥐었습니다.


‘역사상 가장 운 좋은 세대’가 남긴 청구서

프랑스 사회학자 루이 쇼벨(Louis Chauvel)은 이 시기를 통과한 프랑스 전후 세대(1945~1955년생 중심)를 가리켜 ‘역사상 가장 축복받은 세대’라고 부릅니다.

  1. 청년기(1960~70년대)에는 고도성장기 덕분에 시험이나 스펙 경쟁 없이 쉽게 정규직에 취업해 싼값에 집을 샀고,

  2. 중년기(1980~2000년대)에는 주 35시간제와 연 7~8주의 휴가를 누리며 부동산 자산 폭등의 과실을 챙겼으며,

  3. 노년기(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60세에 조기 은퇴해 현역 근로자 평균 소득과 맞먹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금을 지금까지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분 1950 ~ 1975년 (영광의 30년) 1980 ~ 2000년대 중반 (복지의 황금기) 2026년 현재 (청구서 도착)
경제 성장률 연평균 5.0% 내외 (고도성장) 연평균 1.5 ~ 2.5% (저성장 진입) 0.4% (정체 및 스태그플레이션)
실업률 1.5 ~ 3.0% (완전고용) 8.0 ~ 10.0% (만성적 고실업 고착) 8.3 ~ 8.6% (청년·저숙련 소외)
은퇴 및 노동 65세 은퇴 / 주 40~45시간 노동 60세 은퇴 / 주 39 →  35시간 단축 64세로 환원 시도 중 (거센 저항)
GDP 대비 국가부채 약 15 ~ 20% (건전 재정) 20% → 65%로 3배 급증 118 ~ 120% (이자 비용이 교육 예산 추월)
시대의 본질 열심히 일해서 국가 CAPA를 만든 시기 만들어둔 CAPA와 국채로 인생을 즐긴 시기 CAPA는 낡고 빚만 남아 후세대가 고통받는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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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동안 윤택한 국가 복지를 누리던 세대를 보고 자라난 현재의 2030 세대가

지금 거리로 나와 분노하는 이유도 바로 이 50년 만기 외상값 청구서가 자신들에게 날아왔기 때문입니다.

과거 세대가 누린 것을 자신들은 누리지 못한다는 화의 표출이 결국 정치의 본질 아닐까요


하지만 이걸 해결하려면, 이 전후 세대가 반감을 누리더라도 기존에 주던 것을 뺏아갈 수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지만

그 누가 과연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는 쥐가 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의 극우화 경향도 마찬가지처럼 보입니다. Liberation(해방)은 초기에는 짜릿한 희열감을 주지만,

그 청구서가 도래할 때는 결국 다른 것을 찾게 됩니다. 

어차피 똑같이 후짐을 견뎌야 한다면, 강력한 지도자 혹은 사회집단과 동조화되는 짜릿함이라도 얻으려고 하는거죠.

댓글 18

  1. 리벨리 ·
    우리도 국민 연금 고갈되고 건보료 재정 고갈될때 비슷하게 흘러갈지도 모르죠
  2. 베르티바 ·
    @리벨리님 뭐 이미 반 정도는 그렇게 흘러간다고 보입니다. 2030세대의 극우화 경향이 그걸 보여주는 바로미터죠. 딱 요 몇년새 나왔던 얘기들, 4050세대는 '운좋게' '부동산을싸게살기회가있었고'(2000년대부터 이미 아파트가격은 넘사였는데 말이죠. 전형적인 차트만 보고 하는 얘기) '고성장시기에 쉽게 정규직이되서'

    아직 도래하지 않은 것들은 '실업률', '고금리' 정도가 있네요. 이게 올 때 쯤이면 이미 극우정부가 되서 시위를 강제진압하지 않을까 싶네요.
  3. 우저놈 ·
    우리는 프랑스보다 못하겠지만 7080 세대라고 보면 되겠네요
    복지라는건 한번 쥐여주면 거둬가는걸 극렬히 반대 하기에
    제일 빛날때 늘려놓은 복지는 뒷세대에게 무한한 짐이 될수밖에 없죠
    적어도 나때까지는 비참한꼴 안보겠지라는 사람들은 대부분 복지 거둬가는걸 반대 할테니까요
  4. 베르티바 ·
    @우저놈님 손톱만한 복지 회수해가는 순간 '민심나락'이라는 파급효과로 확대됩니다.
    추미애가 워딩을 X 같이 잡은 건 사실이지만, 냉정하게 보면 민주당이 '보수'가 되기 위해서는 복지/재정지출 축소라는 쇠뿔을 뽑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사태로 이도저도 못한 체로 난타 당하는 꼴이 되버린거죠.
  5. 제미나이 ·
    세대 간의 문제보다는 지역,인종,계층에 따른 갈등이라고 하던데요. 자기들 입맛에 맞게 이 갈등을 풀어내려고 한다고….
  6. 니히리 ·
    전후 세대 얘기는 다른 나라들도 비슷하지 않나요. 운이 좋다고 하지만 잿더미에서 발전시킨 건 사실이에요. 인구가 많아서 복지 줄이는 것이 어려운 것도 비슷하네요.
  7. 베르티바 ·
    @니히리님 복지라는 게 사실 빈민으로 살다 죽는 것 예방하는 정도에서 출발한건데
    프랑스가 그 스탠다드를 인류가 경험한 적이 없는 수준까지 높여놓으면서 청구서를 미리 만들어버린거죠.
  8. 거참다사용중이여? ·
    대한민국이 이런 난제를 해결해 내는 모범사례 국가가 되어야 하는 시점에 와 있군요.
    공익추구형 정치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 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바로 이런 희귀한 정치인이 있습니다. 성남시장 시절부터서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온 공익추구형 정치인 이재명 대통령 입니다.
  9. 베르티바 ·
    @거참다사용중이여?님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쥐가 된다는 건
    자기 생명을 무릅써야 하며, 성공 확률도 보장되지 않는다는 얘기죠.
  10. 주나파 ·
    베르티바님이 요약해온것처럼

    경제가 성장하고 제정수입이 많을 때야 복지는 문제가 없죠
    다만, 이게 생산가능한 인구가 꾸준히 유지되고 경제성장도 꾸준히 유지되며, 복지혜택 받는 인구수가 일정하게 유지가 될 경우죠.

    근데, 의료기술 발달로 복지혜택 받으나 생산하지 않는 인구는 꾸준히 증가해왔습니다.
    출산율 저하로 생산가능한 인구가 줄어드는데, 이러한 상황을 경제성장 및 재정수입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문제가 되는거죠
    일할 사람이 부족하기에 프랑스를 비롯한 EU는 난민들을 받아들였죠.
    일부 효과는 있었겠지만 부작용도 큰 걸로 알고 있습니다.(난민들의 생산성이 생각보다 크지 않아서요)
    거기에 감세도 재정악화의 일부분으로 작용했구요

    단순히 '복지가 문제다', '감세가 문제다'를 떠나서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들을 모두 분석해봐야죠.

    베르티바님 말처럼 정치권이 현재 상황을 인지하고 정책을 바꿔야 하는건 맞는데
    정치권은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하니...상황이 더 악화되는듯 합니다.

    추가로 운 좋은 세대가 남긴 청구서일수도 있는데...
    그 운 좋은 세대가 경제적으로 프랑스를 성장시켰기에 지금 어린 세대들도 그 혜택을 보고 성장해왔습니다.
    프랑스는 GDP 높은 나라중 하나이고, 경제적, 군사적으로 대국 중 하나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상황이 변해서 특정세대가 혜택을 볼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특정세대만 꿀빨았다고 단정짓기엔 고려사항이 많습니다.
  11. 베르티바 ·
    @주나파님 권력을 놓지않는다라는 표현은 좀 더 심도있게 봐야 합니다.
    권력을 놓지 않기 위해 인기영합성 정책을 펴는 것이냐 ---> 청구서를 쌓고 있는 중이겠죠
    자기 소신을 지키기 위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중이냐 ---> 결국 지지율을 까먹게 됩니다. 뭐가 됐건. 대부분의 정치인이 안가본 길이죠. 돌아오지 못한 길이기도 합니다.
    권력을 잡기 위해 무엇이든 하느냐 ---> 우리는 이미 이런 정치인을 본 적이 있습니다.
  12. 주나파 ·
    @베르티바님
    근데 많은 나라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나라의 미래를 생각해서 기존 복지를 줄일 경우 결국 다음 선거 때 복지를 내세우는 쪽에 권력이 넘어갑니다.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가 대표적이죠.
    이게 쉬운 문제가 아니더라구요.
    나라의 전체적인 상황을 분석하고 국민들에게 공감을 일으키면서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데...
    그러할 경우 기존 복지받은 사람들도 반발하고, 상대 정치 진영에서는 이를 이용해서 공격하고 다음에 권력을 잡으려 하니까요
  13. 베르티바 ·
    @주나파님 뭐 여기서 이렇게 고상하게 나라의 미래와 복잡한 다항 변수를 이해해도
    막상 투표장 가면 내 집값 올려줄 군침도는 기표용지, 내 퇴근시간 당겨줄 군침도는 기표용지만 찾는 선형적인 대안을 찾을 수 밖에 없죠.
    서구권의 경우 오히려 전세 제도가 없어서, 부동산 투기를 하든 버블이 나든 알빠노 시전하고 계속 오르라고 부추기는게 정치인 입장에서는 편할지도 모릅니다. 우리처럼 전세제도가 있어서 세입자의 정치적 입김이 강하기 때문에 부동산 안정화에 대한 수요가 있는거겠죠
  14. 벨벳언더그라운드 ·
    지금이라도 국민연금을 없애야 문제가 안 생기겠군요.
  15. 베르티바 ·
    @벨벳언더그라운드님 그럼 빈민 때문에 나라가 필리핀 되는 꼴을 빠르게 볼 수 있겠죠. 원래 있던 걸 없애는 충격으로 나라가 기울어지는 건 덤입니다.
  16. 마두두22 ·
    먼나라 일은 아니군요
  17. 게지히트 ·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나무라는 소설에서. 사회적 비용을 많이 소모하는 노인들을 정부 주도로 고려장 시키는 디스토피아를 그렸던걸 읽은 기억이 나네요. 20여년전 소설이니 현재는 이미 예측된 미래였군요
  18. 베르티바 ·
    @게지히트님 베르나르가 건조한 문체로, 사회 비평하듯이 글을 썼으니 본국의 엘리트 문단으로부터는 배척받을만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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