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톺아보기

클리앙 시들해진 이유를 개인적으로 생각해보면...

trim ·

조회 2,903 · 공감 1 · 댓글 9

요즘 커뮤니티 분위기를 보면서 예전 생각 참 많이 나더라고요.

클리앙이라는 이름 자체가 소니 PDA ‘클리에(Clié)’에서 왔잖아요. 그때만 해도 새로운 전자기기 하나 나오면 어떻게든 남들보다 먼저 손에 쥐어보고 싶어 안달이 났던 얼리어답터들이 모인 곳이었죠. 한글 폰트 하나 띄워보겠다고 밤새우며 삽질하고, 그 고생한 과정을 사용기 게시판에 사진과 글로 정성스럽게 올리던 분들이 정말 많았고요.

새 기기를 뜯을 때의 두근거림, 쓰면서 겪은 자잘한 버그와 꿀팁들을 나누면서 “아, 나랑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하는 묘한 소속감과 동질감이 참 좋았던 것 같아요. 기기 하나를 매개로 모였기 때문에 다들 순수한 호기심으로 끈끈했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자리를 유튜브가 완전히 가져가 버린 게 가장 큰 변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제는 굳이 긴 글을 읽지 않아도, 훨씬 더 선명한 영상으로 기기의 마감이나 작동 속도를 몇 분 만에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잖아요. 얼리어답터 분들도 커뮤니티에 길게 글을 쓰기보다는 직접 채널을 열어 리뷰를 올리는 쪽으로 옮겨갔고요. 자연스럽게 이곳의 가장 큰 무기이자 매력이었던 '생생한 하이테크 사용기'와 '기기 덕후들의 티키타카'가 힘을 잃게 된 거죠.

중심을 잡아주던 테크에 대한 순수한 열기가 빠져나가다 보니, 자연스레 다른 이야기나 갈등들이 그 빈자리를 더 크게 채우게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자연스러운 흐름이겠지만, 가끔은 새 기기 박스를 열며 밤새 글을 쓰고 서로 댓글로 응원해주던 그 시절의 따뜻한 온기가 참 많이 그립네요.

댓글 9

  1. 사연객 ·
    유튜브에게 빼앗겼다기보단
    클리앙 내 최신기기 리뷰 자체가 줄어든게 먼저인것 같습니다;;
    보상없이 자발적으로 클리앙내 콘텐츠를 만들어주시던 분들이
    스마트폰 시장이 소수 메이커로 정리되면서인지, 악플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점차 사라졌죠..
  2. 빈둥이 ^^v · · 공감 2
    테크 사이트라고 하기엔 많이 변한것도 있죠...아이폰 갤럭시 싸울때가 살짝 그립습니다......아아 젊은 시절이여
  3. sang · · 공감 1
    아무래도 나이들고 생활패턴이 바뀌면서.. 기술도 많이 엄청나졌구여..
    전기차 전장... AI써보고.. 골프채 신모델.. 시계신상 이런거로 바뀐거겠져 ^^;;;
  4. POOHOLIC · · 공감 2
    전자기기의 다양한 스펙트럼이 스마트폰 시대 이후로 통일된것도 타격이 커보여요. 이어폰도 에어팟을 위시한 무선 시대고요..

    제가 가입하던 시절만 해도 시디피코리아 따로 있고 클량 따로 있고 스르륵 따로 있고 했는데 말이죠.
  5. 안드라 · · 공감 1
    다른 전자기기 커뮤, 하드웨어 사이트 전부 비슷한 상황인것 같습니다.
    저도 어디 빠지지 않는 전자기기 덕후라 이유를 좀 더 생각해 보면

    - 기기들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차이파이라도 나온 오디오쪽 말고는 부담이 많이 됩니다.
    -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유입하기에 장벽이 생긴것 같습니다.
    - 경제력 있는 중위 연령층은 가족이 생겨서 멀어지거나 혹은 커뮤에 글쓰는 행위에 피로감을 느끼는것 같습니다. 사실 사용기 쓰는거 꽤 오래 걸리거든요.

    종합해서 말씀 처럼 유튜브 딸깍이 더 좋은 시대가 됐네요.
  6. 한량같은사람 ·
    취미게시판이랑 정치게시판?이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취미게시판 날려버리고 정치도 토픽필터로 날려버린 참에
    대다수 사용자들이 유사사이트로 떠난게 큽니다
  7. 2트렙입 · · 공감 1
    그시대분들이 그냥 늙은겁니다. 늙으면 모든데서 힘이 빠지져. 커뮤질이든 머든. 젊은 사람들은 더이상 저런것에 신기해하지않구요.
  8. 마징가다 ·
    전 NAS 때문에 왔는데 NAS 소모임이 시들시들..
  9. 내갈께하와이 ·
    오래간만네 hw 사이트 접속하려니 없어진 곳도 많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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