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와 함께 일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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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젊은 직원들을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참 많이 다르구나.'
흔히 말하는 MZ세대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정말 다른 세대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제가 너무 오래 회사생활을 해서 그런 것인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라떼는 말이죠.
예전에 회사가 지체보상금을 물어줘야 하는 대책 없는 프로젝트를 수주한 적이 있었습니다. 프로젝트가 워낙 급하다 보니 퇴근이라는 개념도 희미했습니다.
회사에서 라꾸라꾸를 펴고 자고, 빨래를 하러 일주일에 한 번 집에 가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렇게 살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다들 그렇게 하는 줄 알았습니다.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버티는 것이 직장인의 숙명이라고 생각했고, 힘들어도 참고 버티는 것이 능력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의 젊은 직원들을 보면 가끔 신기합니다.
퇴근 시간이 18시라면 정말 정확하게 18시에 퇴근합니다.
18시 01분까지 남아 있는다고 해서 회사가 무너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저라면 예전에는 눈치가 보여서 괜히 컴퓨터를 한 번 더 보고, 책상 정리를 한 번 더 하고, 상사의 움직임도 살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직원들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일할 때는 열심히 일하고, 퇴근할 때는 퇴근합니다.
처음에는 속으로 '요즘 친구들은 참...'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꼰대 같은 말은 그냥 마음속에 담아둡니다.
혹시라도 제가 한마디 잘못해서 퇴사라도 하면 큰일이니까요.
무엇보다 요즘은 사람 한 명 구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핫핫.
한번은 티타임을 하다가 젊은 직원에게 회사생활이 힘들고 미래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데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는 회사가 힘들면 '조금만 더 버텨보자'고 생각했던 사람이고, 이 친구는 '여기서 계속 일하는 것이 나에게 좋은 선택인가?'를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누가 맞고 틀린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시대가 달라졌고, 회사생활을 바라보는 기준도 달라졌으니까요.
저에게 직장은 버텨야 하는 곳이었다면, 요즘 젊은 직원들에게 직장은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선택지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이해하려고 합니다.
'왜 저렇게 하지?'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저 세대에서는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라고 말이죠.
물론 저도 아직 완전히 이해한 것은 아닙니다.
저에게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더 있습니다.
60세 정년을 지나서 70세까지 일하라는 와이프의 채찍입니다.
회사에서는 MZ세대와 세대 차이를 느끼고, 집에서는 와이프에게 은퇴 이야기를 꺼냈다가 다시 일할 이유를 찾고 있습니다.
어쩌면 저에게는 MZ세대보다 와이프가 더 무서운 세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세대가 달라도 결국 사람 사는 것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젊은 직원은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고, 저는 제 은퇴를 고민합니다.
방법은 달라도 결국 잘 살아보고 싶은 마음은 같은 것이겠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요즘 제가 회사생활을 하면서 가장 고마운 존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AI입니다.
예전 같으면 머리를 싸매고 한참을 고민했을 복잡한 SQL을 요즘은 AI가 꽤 그럴듯하게 만들어줍니다.
세대 차이는 점점 커지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AI와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MZ세대 직원에게는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많고, AI에게는 도움받을 것이 많습니다.
결국 저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며 조금씩 살아가는 중인가 봅니다.
라꾸라꾸에서 자던 시절을 추억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오늘도 18시가 되면 젊은 직원은 정확하게 퇴근하고,
저는 조용히 컴퓨터를 바라봅니다.
'그래… 나도 이제 퇴근할까?'
그런데 집에 가면 70세까지 일하라는 와이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댓글 13
철저히 회사나 임원들에게 이용당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애들이 맞죠.
7080세대는 낯부끄러워서 직설적으로 말은 못하니까요.
1분 단위로 잔업시간이 제대로 계산되는 회사라면 18:01까지 있어도 아무 문제 없을 거 같아요.
인생에서 쓸모없는 것에 '멘토'를 높은 순위에 꼽는게 그들.
AI 보편화 시대에 무엇이 맞고 틀린 지 검증되어 가네요 ㅎㅎ
평판은 스스로가 만들어 나가는거라. 뭐라 할 것도 없다 보는게 MZ도 안그런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리더로서 저는 잘하는 사람만 끌고갑니다.
지금의 MZ들의 모습은 경직된 노동시장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에 가깝죠
취직 직전의 대입까지의 모습을 보세요. 지금 4050세대는 우스울 정도로 학교다녀오면 밤 10시까지 학원가서 잡아돌립니다.
대학교에서 술퍼마시고 데모? 상상도 못하죠. 자격증에 인턴에 시험공부만 한트럭입니다.
왜냐면 취직 직전까지의 성과가 인생의 대부분을 결정하거든요. 대기업에 들어가느냐, 마느냐.
유럽사람들이 처음부터 게을러서 게으르게 일한단 소리를 들었겠나요 (애초에 게을렀으면 대항해시대가 나오질 않았겠죠)
사람들이 제도에 적응했을 뿐입니다
미국처럼 칼같이 해고되고 성과에 의해서 보상받는 체계가 오면 누구보다 열심히 철야업무를 하겠죠
지금 4050, 아니 더 나아가서 6070이 그런 비전이 없어도 열심히 했던건, 개별 기업의 비전은 없더라도 국가적 확장의 비전이 있던 시대여서 그렇습니다. 누구든 열심히 하면 잘 살수 있다고 믿었던 시대. 크게 보면 새마을 운동 정신 같은거죠.
우리나라의 구세대는 새마을 운동의 정신이 관통하던 시절에 젊음을 보냈고 실제로 그게 잘 통해서 모두 작든 크든 조금씩의 부를 확장해온 시대입니다. 그런 시대정신을 지금 어린 친구들에게 강요하는건 현실적이지도 못합니다.
그러기 전에 요즘 젊은 친구들은 똑똑해서 그 시대정신이 자기들에게 해당되지 않는다는걸 너무 잘 알기에 에너지 낭비를 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최소한 저희 회사의 MZ는 저런 성향을 가진 사람보다 아닌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초기에는 그런 성향을 가지다가 조금씩 바뀐 사람도 있구요.
회사에서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비전을 줄 수 있느냐, 그리고 파트타임이 아니라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해 줄 수 있느냐도 중요한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회사에서 중요한 일을 맡고있고 잠시라도 없던가 휴가라도 쓰면 수십통의 전화와 메일 카톡이 쉴세없이 울립니다.
사무실에 직원이 많은 편인데 전체적으로 직원들이 성격도 좋고 트러블도 없고 일할때는 모두 치열하지만 또 웃으면서 재밌게 일합니다.
이번에 신입 두명을 뽑았습니다. 일명 MZ라고 하는 젊은친구들 입니다.
처음에는 다들 걱정을 좀 했습니다. 너무 어린 친구들을 뽑은게 아닌가 하고.. MZ라고 불리우는 친구들의 선입견이 조금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적응도 잘하고 일도 잘하고 뭔가 배우려는 열정도 있고 점심시간에도 남은게 있으면 밥을 빨리 먹고 와서 쉬지않고 이어서 일을 합니다. 제가 말릴정도 입니다. 쉬는 쉬간에는 좀 쉬라고..
퇴근도 일찍 하라해도 남은거 다 처리하고 간다고 안합니다. 오히려 감동을 했다랄까?.. 일하는거 보고있으면 참 이번에 잘뽑았구나 싶었습니다. 언능언능 가르쳐서 쉬는시간 퇴근시간 맞출수 있게 해줘야겠구나 싶었습니다ㅎ
제 경험상 본인은 루키시절 못했던 애들이 위로 갈수록 갑질같은거 심해지던데 과연 어떨까 궁금하네요
전 50대지만 몇 년 전 평균 나이 28세 정도인 스타트업에서 팀원으로 일해본 적이 있습니다.
막상 겪어보니 세대 차이라 할 만한 건 크게 없었습니다.
칼퇴는 개인의 권리이니 자율적으로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밤새 일하는 직원도 많았고, 늦게까지 일하는 직원은 늘 있었어요.
전 오히려 단체보다 개인 중심으로 본분을 다하는 모습이 더 합리적이고 군더더기 없다고 느꼈습니다.
국내외 여러 회사를 다녀봐서인지, 미국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시에 칼같이 퇴근하는 사람과 새벽 3시까지 일하는 사람이 같은 조직에 늘 공존했습니다.
결국 세상이 바뀐 게 아니라, '바뀌었을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보니까 그렇게 보이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어느 조직이든 핵심 멤버는 밤낮 주말 없이 일하는 경우가 은근히 많고,
오너들도 그런 사람들을 알아보고 챙겨주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