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줄 요약: 어지간하면 에어팟 프로 3 사세요. 오픈형 노캔 이어폰을 꼭 원하는 게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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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아이폰 듀오, 아이폰 18 프로 시리즈에 관심이 있으시겠지만
제 관심은 에어팟 5였습니다.
에어팟 5는 사실 좀 애매한 제품입니다. 에어팟 프로 3보단 나름 저렴한 가격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가성비 무선 이어폰이 많은 요즘에, 무선 이어폰에 20만원 넘게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에어팟 프로 3도 눈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3~4만원이면 QCY 멜로버즈 좋은 거 살 수 있고, 기왕 비싼 이어폰 사기로 마음을 먹었으면 돈을 조금만 더 주면 에어팟 프로 3를 살 수 있는데, 굳이 애매한 가격대의 이 제품을 산다는 건 아래 두가지 목적이 아니면 애매합니다.
에어팟 특유의 매끄러운 애플 생태계 융합 + 자연스러운 사용성을 원하거나, 아니면 오픈형 노캔이라는 흔하지 않은 조합을 원하는 사용자입니다.
어디서부터 적을까요.
사실 에어팟 5는 그렇게 특이한 사항은 많지 않습니다. 이어폰에서 제일 중요한 음질은, 그냥 여러분이 알고 있는 에어팟 특유의 음질 그대로입니다. 그냥 에어팟 음질 딱 그 수준이에요. 더 얹을 말이 없습니다. 버즈3 프로랑 비교하면 좀 아쉬운 정도입니다. 애플 특유의 플랫하면서 조금 재미없는 그런 소리입니다.
노캔 성능은 조금 할 얘기가 많습니다. 저는 삼성 버즈 라이브 이후로 오픈형 노캔을 처음 써보는데, 이 녀석의 노캔은 딱 오픈형 노캔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에서는 최고임과 동시에, 커널형 노캔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구린 수준입니다. 노캔 특유의 화이트노이즈가 없는 것도 꽤 좋은 부분입니다. 다만, 오픈형임을 감안하면 정말 좋지만, 20만원 넘게 주고 산 노캔 이어폰이라고 생각하면 꽤 실망하실 겁니다. 절대로요. 오픈형인데 커널형 수준 노캔이 나올 거라고 기대하시면 안된다는 소리입니다.
게다가 이압이 꽤 있습니다. 이게 문제입니다. 어차피 오픈형 노캔 이어폰을 사시는 분들은 이 이어폰의 노캔 성능이 커널형 이어폰 수준일거라고 기대하진 않으실 겁니다. 대신 귀가 좀 편하길 원하시겠죠. 그러나 에어팟 5는 오래 꼈을때 귀가 편한 이어폰이 아닙니다.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끼고 있으면 고막이 계속 눌리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꽤 불쾌한 감각입니다. 부담스럽습니다. 이어폰을 귀에서 빼는 순간 귀가 바로 편해지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에어팟 5에서 무선충전 모델에만 꼬다리 터치 센서가 들어갔다고 하죠? 근데 이거 막상 써보니까 영 불편합니다. 왜냐면 이건 기본적으로 오픈형 이어폰이기 때문에 커널형 이어폰보다 귀에 훨씬 더 불안정하게 고정되기 때문입니다. 가령 볼륨을 내리는 제스처는 큰 문제가 안 됩니다. 이어폰을 잡고 아래로 내리는 제스처는 자연스럽게 이어폰을 귀에 밀착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볼륨을 올리는 제스처가 문제입니다. 이건 자연스럽게 이어폰을 귀에서 뽑는 제스처입니다. 이거 쓸때마다 조마조마합니다. 이어폰이 자꾸 귀에서 빠지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사실 에어팟 5는 돈값을 한다기엔 좀 애매한 물건입니다. 음질도 특별할 게 없고, 노캔은 오픈형치곤 괜찮지만 커널형에는 밀리고 심지어 이압이 꽤 셉니다. 터치센서도 막상 써보면 이어폰이 귀에서 안 빠지게 하려고 꽤 조마조마해집니다.
그러나 저는 이 이어폰을 꽤 좋아합니다. 왜냐면 오픈형 이어폰인데 노캔이 된다는 꽤 특이한 조합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어팟 5의 노캔은, 그런대로 꽤 쓸만합니다. 길을 걸으면 자동차 소리를 꽤나 잘 지워줍니다. 사무실에 있으면 에어컨 소리나 선풍기 소리같은 저주파 잡음을 꽤 잘 지워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목소리는 꽤 잘 들립니다. 적응형 모드를 켜면 더 그렇습니다. 이게 제가 에어팟 5를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요즘은 사무실에서 노캔 이어폰/헤드폰 때문에 싸움이 많이 일어나죠? 노캔 이어폰을 끼고 있다가 상사/동료가 부르는 걸 못 들어서 나중에 욕먹는 경우요.
에어팟 5를 쓰면 그럴 일이 없습니다. 노캔을 켜도 불쾌한 생활소음을 꽤나 잘 지움과 동시에 사람 목소리는 그런대로 들리구요, 적응형 모드를 켜면 사람의 목소리를 정말 잘 들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럴거면 노캔 없는 오픈형 이어폰을 쓰면 되지 않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에어팟 5는 노캔을 자유자재로 켜고 끌 수 있다는 게 매력입니다. 애플의 적응형 모드는 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기 때문에, 그때그때 적절한 노캔 수준을 고를 수가 있습니다. 또 노캔 레벨을 최대로 올려도 어지간하면 사람의 목소리는 그대로 들어온다는 게 매력입니다.
결론으로.. 에어팟 5는 오픈형 노캔 이어폰이 가지는 특유의 장점을 원하는 분들에겐 꽤 괜찮은 이어폰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어지간해선 다른 이어폰을 구매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에어팟 프로 3같은 고급 모델도 있고, Nothing Ear 3(a)같이 조금 더 저렴하면서 괜찮은 노캔을 제공하는 모델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노캔이 되길 원하면서 또 노캔이 되지 않길 원하는 분들에겐 에어팟 5는 나름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애플 특유의 소소한 연동성도 장점입니다.
반 강제로 오픈형 쓰는 중입니다
유선 노캔 이어팟 갖고싶은데 가능성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