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용 헤드셋은 오랫동안 레이저(Razer) 제품을 써왔습니다.
교체시기쯤,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MCHOSE라는 중국브랜드였는데, 스펙만 보면 10만원대 제품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3만원대에 팔리고 있었습니다. 반신반의하며 산 게 MCHOSE V9 Pro였습니다.
사용해보니 절대 3만원대 제품이라고 할 수 없는 완성도였습니다.
하우징은 전반적으로 우수했고, 흰지 부분만 알루미늄인데 두께, 도색이 덜 고급스러운 느낌 정도였습니다.부
하지만 해상력과 사운드 품질, 특이하게 생긴 무선송신기 이 가격대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을 확실히 넘어서 있었어요.
이 브랜드에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업그레이드를 해볼까 싶어 몇 년 만에 다시 찾아보니, V9 Turbo+라는 후속 모델이 나와 있었습니다.
충전독이 생겼고, 스펙도 전작보다 훨씬 좋아졌더군요.
엄청나게 큰패키지가 도착했고 포장부터 고급스럽게 바뀌었고 제품은 흠 잡을 것 없을 정도로 고급스러워졌습니다.
전작의 힌지 부분이 살짝 어정쩡한 부분도 더 두꺼운 강판에 금색을 샀는데 색깔을 고급스럽게 잘 뽑았습니다.
이제보니 그 흰지가 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였던 것 같습니다.
착용감도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기존 제품은 착용 압박감이 좀 있는 편이었는데,
이번 건 조이지도 헐렁하지도 않은 중간값을 잘 잡았더군요. 예전 헤드셋을 쓰면 아내가 "잠자리 같다"며 웃곤 했는데,
이번 건 써보더니 "이건 고급스럽네"라고 하더군요. 디자인 쪽은 일단 합격점을 받은 셈입니다.
무엇보다 체감이 컸던 건 무선 송신기 크기였습니다.
훨씬 작아졌는데 연결성은 오히려 더 좋아졌어요. 일정 거리 이상 멀어지면 끊기던 예전 문제가 해결돼서,
집 안 어디를 가도 수신이 끊기지 않습니다. 찾아보니 최대 40m까지 무선 전송을 지원하고,
MCHOSE 고유의 TOPSPEED 무선 기술로 지연 시간이 15ms 수준이라고 하니,
체감상 끊김이 없다고 느낀 게 막연한 인상만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드라이버도 전작의 53mm에서 60mm로 커졌고, 주파수 응답 범위도 20Hz~28,000Hz까지 넓어졌더군요.
배터리는 여전히 2000mAh인데 최대 200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다고 하니, 실사용에서 충전 걱정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마이크도 360도 전방향으로 소리를 잡는 AI 노이즈캔슬링 방식에 탈부착이 가능하고, 원터치 뮤트와 상태 표시등까지 갖췄습니다.
MCHOSE는 앱의 고급 설정 기능이 레이저 대비 약하다고 늘 생각했는데,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간결하고 가볍고 직관적이라 일반 사용자 위주로 잘 짜여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자사 제품을 하나의 프로그램(M HUB)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게임,음악용 EQ 프로파일, 7.1 가상 서라운드, 저음을 더 강조하는 다이내믹 저음 모드, 마이크 모니터링과 사이드톤,
AI 마이크 노이즈 리덕션까지 지원한다고 하니, 딱 필요한 기능만 담백하게 담은 느낌입니다.
이번 제품엔 충전독이 생기면서 그 RGB를 조정하는 기능도 새로 추가됐더군요.
지금까지 써본 소감은 만족감이 좋다는 겁니다.
사운드는 안정적이고, 해상력과 음 선명도, 저음 보강까지 성능과 품질 모두에서 만족도가 높습니다.
그런데 문득 제 컴퓨터 주변기기 구성을 돌아보니 재밌는 변화가 보이더군요.
예전엔 키보드, 헤드셋, 마우스 할 것 없이 레이저, 로지텍, Xbox 같은 브랜드 일색이었는데,
지금은 그 자리를 Aula, MCHOSE, Attack Shark, 8BitDo처럼 중국에서 새로 성장한 브랜드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기술의 종주국이라는 게 계속 바뀐다고들 하는데, 예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중국이 이제 제조 강국의 자리에 올라섰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엔 가성비만 내세우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성능과 디자인까지 다 갖춰버렸으니까요.
아직 모니터는 LG 올레드를 쓰고 있지만,
십수 년쯤 더 지나면 그 자리도 TCL 같은 브랜드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나이키가 흔들리는 요인 중 중국시장 위축도 심각하다는데,
안타스포트가 자국 시장에서 MS를 더 크게 끌어올린 것 같더군요.
예전에는 가성비였는데 지금은 브랜드 가치로도 전반적으로 다 올라가고 있다고 봅니다.
고가명품 시장이야 역사와 전통이 중요한 시장이니 그 시장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왠만한 첨단시장과 매스시장은 제조기술, 자본 기반이라 지속적 투자만 되면 다 잡을 수 있는 부분인데,
반도체 최선단 공정용 EUV 장비처럼 격차가 10년 넘게 벌어진 영역은 자본만으론 잘 안 좁혀지는 예외도 있겠지만요. 제가 관심있거나 아는 제조부분 찾아보면 매스는 압도적으로 중국이 다 잡았더군요.
더 크면 컸지 성장세가 멈출것 같지는 않아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