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5일에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원 배틀 애프너 어나더>가 작품상을 비롯해 총 6개 상을 휩쓸었는데, 저한테는 잘 만들고 꽤 재밌는 영화이기는 했어도 예술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작년 10월 말쯤 관람하고 제 페북과 시네스트에 올렸던 글을 그대로 복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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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Battle After Another (2025)
https://www.imdb.com/title/tt3014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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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0년대라도 미국에서 '혁명', '혁명가' 운운하는 것은 오버다. 그런데 심지어 그 이후 시대같다. 영화는 그런 사실에 무관심하다. 퍼피디아 베벌리힐스가 너무 쉽게 배신을 한다. 사람을, 그것도 자신처럼 흑인인 은행 경비원을 살해하고 자기가 낳은 아이를 돌보는 일을 마다하기까지 하는 열렬한 행동과 극히 대조적이다. 결국 그 열렬함이 오버였다는 것인데, 딸에게 보낸 편지는 자못 반성적이다. 솔직히 반성을 제대로 했을지 의심스럽다. 영화는 그 의심에도 관심이 없다. 아마도 딸이 엄마의 못난 점들을 이미 벌써 극복을 했기 때문에? 그 딸, 샬린이, 자신을 처리하려는 록 조의 손아귀에서 용감히 탈출해 프로 킬러로 보이는 인간과 오르락 내리락 거리는 긴박감 죽이는 카 체이스를 벌이고 멋진 꾀와 단호한 연발사격으로 그 인간을 처치하는 모습은 이 영화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그 장면에서 나오는 음악도 아주 멋지다!!! 16년 동안 마약과 술에 찌들어 살았다는 퍼거슨은 실제로는 전혀 그렇게 산것 같지 않은, 별로 추레하지 않은 얼굴을 과시한다. 암호만 잊었을 뿐 신념은 그대로이고 딸을 거의 '전사' 수준으로 아주 잘 키우고 잘 세뇌시켰다. 록 조는 백인우월주의의 가장 행동적인 말단을 대표한다. 계급은 말단이 아니지만 순진하고 소박해서 교활한 윗급 인간들이 안되겠다 싶으면 쉽게 처리해버릴 수 있는 수준의 소박한 지성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에서는 말단이다. 흑인 여성에게 유난히 성적 매력을 느끼는, 백인우월주의가 몸뚱아리에 완전 통합되어 있지 않은 인간이기도 한데, 그 점에서 노골적으로 모순적인 '보통' 사람이기도 하다. 그가 멍청하게 처리당하는 장면은 007 영화에서 스펙터의 총두목이 임무 완수에 실패한 부하를 처리하는 장면을 빼다 박았다. 전반적으로 영화는 경쾌하고 단순하다. 중후하지 않고 심각하지 않다. 대중이 즐길 만하게 만들어져 있다. 따라서 이 영화를 극찬하는 것은 오버다. 과잉독해다. 그렇지만 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대중은 많지 않을 것 같고 실제로, 본바닥에서는 특히나 더, 많지 않다. 1억 달러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감독인 폴 토머스 앤더슨의 전작인 <마스터>의 관객수(3만 7486명)를 10배 이상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고 하는데, 거의 전적으로 주인공역을 디카프리오가 연기했기 때문일 듯 싶다. 물론 나도 디카프리오를 많이 좋아 한다. <타이타닉>의 그 맑고 부드러운 미남 청년을 잊을 수는 없다. <블러드 다이아몬드>에서의 각성하고 행동하는 모습이 더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저는 솔직히 너무 시간 아깝고 돈 아까웠습니다. 디카프리오 연기는 여전히 훌륭하고 미국의 이민자와 불법 체류자들에 대한 인권 탄압을 그리려는거 까지는 좋았는데 스토리를 왜 이렇게 엮었는지 도저희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물론 아카데미 6관왕이니 제가 영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거겠죠.
윌라 퍼거슨의 친부가 밝혀지는 부분에서 저는 완전히 실망하고 프렌치 75는 위대한 혁명가가 아니라 난잡한 섹스를 즐기는 테러리스트로 보여졌습니다. 퍼피디아가 록조랑 섹스를하고 임신을 하는 스토리는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록조의 대사중 퍼피디아가 자신의 강건한 육체를 탐해 씨도둑을 한거 같다는 대사도 역겨웠구요. 저는 당연히 퍼피디아가 록조를 성적으로 능멸하기 위해 섹스를 할것처럼 유인해 약물을 먹이고 록조를 강간한거 처럼 꾸며서 굴욕감을 줬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백인우월주의자 록조를 영원히 괴롭히기 위해 록조와 흑인여자 사이에 혼혈 아이가 있다는 소문을 퍼트린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거기다 위대한 혁명가라는 사람이 록조의 회유에 넘어가 안전가옥에서 살면서 동료들을 모두 배신하고. 차라리 끝까지 안불고 죽임을 당했어야 위대한 혁명가와 그의 딸 이런 스토리가 될텐데. -_-;
게다가 록조가 잘생기고 멋진 킬러 같은 스타일이여서 퍼티디아가 매력을 느끼는 스토리도 아니고, 걸음걸이도 행동도 말투도 이상한 바보같은 백인우월주의 군인 연기는 정말 영화 보는 내내 삼류 영화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당연히 아카데미 심사위원들이 상줄만하니까 상을 줬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디카프리오가 연기 잘하는거 말고는 삼류 영화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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