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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광주~서울 도로사용기 19. 차령 [광주~서울 그 속도로] 호카 등산화 사용기 7

5
lomoman
3,021
2026-03-17 23:19:44 수정일 : 2026-03-18 21:52:29 124.♡.6.11

19. 차령 


광정전파사 2층 행운다방.


1월 30일 5시, 코가 새큰했다. 

침낭을 꽁꽁 싸맸지만, 

숨 쉬려 마지못해 내놓은 얼굴에 

밤새 찬바람이 닿았다. 

시베리아 태생의 바람은 차령을 굽이 돌아 

행운다방 계단에 열린 창문을 기어코 들쑤셨다.


짐을 쌌다. 

나의 온 밤을 헤집어놓은 바람이 

버티고 있는 차령을 넘을 작정이었다. 

초생달 조차 구름에 가린 설 다음 날 새벽. 

세상을 덮은 눈은 가로등 불에 

주황빛으로 반짝였고, 

소용돌이치는 바람은 쌓인 눈을 헐어 

여행자의 걸음 앞에 뿌렸다. 

나를 축복하려고? 

아니, 분명 골탕 먹일 마음이었을 게다.


새벽 정안은 부지런한 닭이 먼저 울고, 

뒤따라 충직한 개가 짖었다. 

농로 위 얕게 언 얼음에 

족히 열 번 넘게 미끄러졌다. 

고작 몇 미터 질러가려고 논두렁을 건너다, 

눈이 보시시 덮인 얼음을 밟는 바람에 

기우뚱, 등산 스틱 쥔 양 팔을 허우적대다 

종국엔 고꾸라졌다.


다행인 건 아무도 못 봤다는 것. 

서러운 건 아무도 없다는 것.


배낭째 넘어진 나는 큰 숨을 들이쉬었다. 

허연 김이 까뭇한 하늘로 흩뿌려졌다. 

땅을 짚느라 손바닥이 까지고, 

무릎도 뒤틀렸지만 못 걸을 정도는 아니었다.


주섬주섬 굽이진 옛길을 따라 

23번 국도 차령터널 위를 올랐다. 

안개 가득 낀 산길은 해 뜨는 시각을 지나쳐 

사위가 점점 하얗게 밝아졌다. 

마스크 밖으로 튀어나온 이지러진 숨소리를 

지팡이로 꾹꾹 눌러 담으며 

고갯마루에 다다르자 낡고 파란 간판이 보였다.


'환영합니다. 여기는 천안입니다.'


잠을 덜 잔 탓인지, 

길 위의 환영(幻影)으로 부유하던 정신이 

그제야 비로소 정체가 생긴 듯 또렷해졌다.


차령고개로 끝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 

휴대전화 액정에 엄지와 검지를 벌렸다. 

오른쪽 대평리로 가는 길은 멀고 심심했다. 

반대길 천안추모공원 방향은 

최대로 확대한 지도에 실오라기만 한 길이 있었다. 


쌍령1길, 

그 길은 논산천안고속도로 차령터널

(차령로의 차령터널과 이름만 같을 뿐 위치는 다르다) 

위를 종단하는 지름길이었다. 

아침결에 행정구역 하나를 넘어 

불현듯 용기가 솟구쳤을까? 

나는 빙판길을 동동거리면서도 

지름길을 발견한 기특함에 노래를 흥얼거렸다. 

일찍 천안 시내에 도착해서 

오래간만에 식사다운 점심을 먹겠구나, 

생각만 해도 흥겨웠다.


허나 흥은 오래가지 않았다. 

산속 마을 길은 눈에 파묻혀 있었다. 

엊저녁 지나간 트럭 바퀴 자국 위로 

눈이 또 내려 흔적만 어렴풋했다. 

아이젠도, 스패츠도 없이 

바퀴 자국을 밟으며 산길을 쫓았다. 

복사뼈 사이로 침범한 눈가루는 

신발 속에서 짓이겨졌다.


눈길에 어지럽게 찍혀있는 짐승 발자국. 

뚜렷한 형체가 길어봐야 

몇 시간 전에 생긴 것이다. 


노루? 고라니? 멧돼지는 아니겠지? 

아무도 없는 산길에서 멧돼지 밥이 될 순 없잖아. 


돌아가기엔 너무 많이 왔다. 

그냥 가는 수밖에.


봉수대 간판에서 선 채 쉬었다. 

무학산과 태봉산을 낀 길이라 쌍령고개라 불린, 

삼남 선비들이 넘는 과거길이라는 설명 곁에서 

물 마시려 언 아이시스 생수병을 

간판 기둥에 내려쳤다. 


그 소리를 들었을까? 

저 아래 송아지만 한 보더콜리가 

나를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얼마나 굶주렸는지 혀를 길게 빼고, 

좌우로 침을 튀기며.


‘야 이놈아, 며칠 동안 못 씻어 난 맛이 없다고!’


봉수대를 등지고, 

간절히 텔레파시를 보냈지만 소용없었다. 

애초부터 인간과 개의 

초자연적 교감을 기대한 건 무리였다. 

그놈의 네 다리는 더 저돌적이었다.


드디어 들개한테 잡아먹히는구나. 

과거길이 황천길이 될 판. 

등산스틱 쥔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죽더라도 싸우고 죽자는 마지막 발악이었다.


갑자기 보더콜리가 멈췄다. 

아래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 때문이었다. 

내 세 발짝 앞에서 멈춘 녀석은 

마지못해 다시 눈밭을 헤치고 

산 아래로 맹렬하게 뜀박질 쳤다. 

멀찌감치 보이는 아주머니가 주인이었다. 

털고무신을 신은 그녀는 

진분홍 경첩식 휴대전화 덮개에 

왼뺨을 밀착한 채 눈길을 내려갔다. 

얼마나 날랜지, 

내가 쉼 없이 걸었음에도 

그녀를 다시 볼 수 없었다.


산 아래 무학리는 

오른쪽으로 고속도로를 낀 형세였다. 

구름이 물러난 자리에 어느새 볕이 내리쬐었고, 

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빙판길은 스리슬쩍 녹았다. 

그 덕에 길은 더욱 미끄러웠다. 

밤이면 또 얼게 될 터, 

완전히 녹지 않을 바엔 아예 꽁꽁 언 게 나았다.


트래퍼 햇(군밤모자)을 쓴 노인이 

삽으로 밭 기슭 흙을 떠서 

눈 덮인 비탈길에 뿌리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인사했다.


“어르신, 

동네 사람들 미끄러지지 말라고 하시는 거예요?”


“예에. 그것도 있고, 

아내가 직장 나갔는데, 

돌아올 때 좀 편하게 왔으면 해서요.”


몇 해 전 암 수술을 해서 집에 있다는 그는 

본인 대신 돈 벌러 나간 아내의 퇴근길에 

흙을 부었다. 

걷기를 좋아하고, 자전거도 곧잘 타던 그녀는 

얼마 전 팔이 부러졌다. 

아문 팔이 빙판에 넘어져 또 다치면 안 되어,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흙을 깔았다. 

그이의 아내 사랑 덕택에 

나도 덩달아 엎어지지 않았다. 


그날 저녁 그녀가 마을 어귀까지 

마중 나온 남편 손을 잡고, 

알알이 흙이 박힌 얼음길을 지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자박자박, 

그들의 발소리에 맞춰 

오늘 아침 광주서 걸어왔다는 

여행자의 안부를 이야기 했으리라. 


어쩌면 이번 주 쉬는 날, 

온양온천에 가자고 약속했을지도 모른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당장 해버리는 것이, 

그게 사랑의 전부일 테니.

lomoman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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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IP 125.♡.2.73
03-18 2026-03-18 10:22:08
·
이게 사용기인가요? 일기는 개인 블로그를 이용하시면 좋겠습니다.
너굴리안
IP 121.♡.89.193
03-18 2026-03-18 14:56:50
·
@김민희님
저는 도보여행'사용기' 로 쭉 잘 보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생활문화' 카테고리인데요...
lomoman
IP 14.♡.84.154
03-18 2026-03-18 16:09:51 / 수정일: 2026-03-18 17:09:00
·
@김민희님
이 글은 호카 경등산화, 네이쳐하이크 배낭, 네이버 최저가 등산스틱 사용기 입니다.
사진 없는 사용기라 오해하신 것 같습니다.
마지막 편에 제품 사진, 구입경로 첨부드리겠습니다.

첨언. 제목에 '호카등산화 사용기' 넣었습니다. 글솜씨가 없어서 오해하게 해드렸네요. 제가 고등학교 때 자연계, 대학은 공대를 나와서 글을 못 씁니다.
iohc
IP 211.♡.204.238
03-18 2026-03-18 17:57:53
·
@lomoman님
제목만 보고(클리앙 특성상 제목 앞쪽만 보입니다.) 들어왔는데, 제품에 대한 솔직한 느낌을 찾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제목 앞뒤를 바꿔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lomoman
IP 124.♡.6.11
03-18 2026-03-18 21:40:52 / 수정일: 2026-03-18 21:46:34
·
@iohc님 네. 그러지요. 낚시꾼은 되기 싫으니까요.
찬스군
IP 210.♡.176.41
03-18 2026-03-18 17:47:03
·
연재 에세이 같아서 좋네요.
잘보고 있습니다.
lomoman
IP 124.♡.6.11
03-18 2026-03-18 21:41:33
·
@찬스군님 에세이 같아서 상품 특성이 안보이네요. 앞으로는 잘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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