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클리앙을 언제, 왜 가입했을까?"
기록을 찾아보니 2008.10월 가입했더군요.
당시 왜 가입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자료를 찾아보니
클리앙은 2001년에 시작된 커뮤니티로 소니의 PDA 클리에(CLIé) 사용자 모임에서 출발해
그해 말 독립 도메인으로 분리되었다고 하더군요.
초기 PDA 관련 정보가 주였고,
2005년 클리에 단종 이후 IT 전반을 다루는 커뮤니티로 커졌고
제가 가입한 2008년은 급격히 성장한 시점이라 가입자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당시 저는 DSLR과 여러 IT 기기에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시기여서
정보를 찾으려고 여기저기 다양한 커뮤니티에 가입했던 것은 기억이 납니다.
아마 그때 타커뮤니티에서 알게되어 가입했던 것 같습니다.
첫 글은 가입후 10년 후 처음 썼고 비행기표 예약관련 자문자답 게시글이더군요.
아이러니하게도 첫댓글은 제가 대통령으로 뽑았던 이명박이 자서전이라 쓴
냄비받침에 출시소식에 대한 소극적 비판 댓글이더군요.
보수적 집안에서 성장해서 보수쪽 등떠밀려 투표하는 정치를 싫어하는 성향이었는데
어느날 보게된 파파이스가 재미있어 김어준이라는 사람도 알게 되고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서 더 자주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클리앙을 가장 많이 보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코로나 시기였습니다.
당시 지인 사기를 당해 우울증이 점점 심해졌고,
세상과 거의 단절된 채 지내던 몇 년간 자존감 상실과 자살 충동과 싸우면서
어떻게든 버티던 시기였는데, 그때 클리앙이 세상과 연결된 거의 유일한 창구였었습니다.
소송을 시작하며 꼭 이겨서 이 시간과 과정을 사용기에 써보고 싶다는 작은 목표가 생겼고
그 목표를 이루고도 한참이 지났네요.
당시 다시 일어나자고 하며, 부산 회사에 취업해 주말부부를 하며 어렵게 일과 소송을 병행했고
결국은 이기고 피해 배상도 받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평범한 가장으로 삶을 찾는데
수 년의 시간이 흘렀고 클리앙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많은 커뮤니티에 가입해봤지만
지금까지 남아 있는 곳은 클리앙 하나입니다.
세상 모든 것에는 인연이 있는 것 같던데 클리앙이 제 인연인 것 같고
앞으로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면 30년은 더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어쩌면 죽기 전날에도 한 번쯤 들어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때 가입했던 이유가 옛날 커뮤니티로의 색채를 그나마 늦게까지 갖고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많이 바뀐것 같습니다. 저 조차도 점점 더 안오게되니
그리고 점차 직장동료나 가족과 대화나눌 시간도 모자라게되니 커뮤니티는 자연스레 멀어질 수밖에 없어지는것 같습니다. 블로그 같은것들도 점점 더 방치상태가 되어가네요.
요즘 ai 발전속도를 보건데 우리가 최후를 맞을때 곁을 지켜줄 친구가 이것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부도 잘하고 맞춰주는말 잘하니 앞으로는 젊은 사람들도 커뮤니티보다는 ai 와 점점 더 친하게되지 않을까 싶네요.
옛날로 가면 갈수록 기계보다는 사람들과 시간을 많이 보냈었죠..... 그것도 온라인 커뮤니티보다 오프라인으로.
아날로그부터 디지털을 넘어 AI까지 실사용하는 중년세대들은 사회변화에 적응잘 하는 것 같기는 합니다.
그래도 가끔은 아날로그 감성과 진짜 인간과 커뮤니티에서 교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30년 후에는
커뮤니티라는 개념도 아예 사라질지도 모르겠네요.
클리앙과 같은 커뮤니티가 그때까지 존재할지는 모르겠지만 아예 AI봇으로 만들어진 개인 커뮤니티에서 각자 살게될지도 모르겠네요.
옛날에는 정치이야기도 호프집이나 막걸리집. 식당등에서 쉽게 귀기울이면 들을 수 있었고 그 중에서는 깊이있는 이야기도 많았는데... 어느덧 오프라인 모임에서 정치이야기 금지. 그리고 온라인에서도 점점 더 정치종교 이야기 금지. 이런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클리앙은 그래도 어느정도 늦게까지 남아있었지만 이제는 이곳에서도 제대로 된 정치토론은 구경하기 힘들게 되었죠. 어느 순간부터 '정치=종교' 이렇게 되어버리기도 했구요.
이제는 다양한 사람들과 커뮤니티들을 접해온 짬밥도 있다보니 '이 부부는 금방 이혼하겠군' '이 모임은 오래가기 힘들거야..' '저 사람 이 회사 오래다닐 사람이 아니군.' 등등 많은것들이 보이게 되네요. 인공지능의 AGI 논쟁도 관심있게 보게되구요.
클리앙이 사회를 향한 창구라는 생각에 동감합니다. 저에게는 실생활이었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창구입니다.
팜 / 클리앙 등등 전자기기 커뮤니티!
그리고 서버이전을 2002년에....데이터리셋!
회원정보 이동하며 그때 계시던 분들은 모두 저와 같은 가입일....
CLIE를 구입해서 이쪽으로 온 것으로 기억합니다. (근데 눈팅)
수많은 온라인 동아리들은 눈팅하며 봐왔는데요.
클리앙은 진짜 몇 안되는 순수 목적동아리로 오랫동안 생존해온(물론 지금은 많이 퇴색되었지만) 모임이죠.
나갔다가 들어왔지만 지금도 관조하는 입장이고.
아직도 고인물치고는 다른 어떤 커뮤니티보다는 양호한 편입니다.
애정이 많으신 분이 많은 이유도 알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