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보고 클릭하신 분들이 꽤 되실 텐데요. 먼저 어그로 죄송합니다.
48개국에 서비스한다고 하면 엄청나게 많은 이용자가 쓰는 성공한 서비스를 상상하셨을 텐데 48개국에 흩어진 약 270명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48개국 중 상당수의 국가는 인원이 매우 적습니다…. ㅎㅎ)

제가 만든 건 옵시디언이라는 노트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인입니다. 일종의 크롬 확장 프로그램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옵시디언은 마크다운 기반의 무료 노트앱인데요. 보통 노트 앱 간에 링크를 쉽게 할 수 있는 점이 강조되어서 다음처럼 미려한 링크 뷰를 뽑는 걸로 바이럴이 되어있긴 합니다.

옵시디언은 국내에는 사용자가 그렇게 많지 않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마니아층이 좀 있는데요. 이게 플러그인 생태계 때문입니다. 플러그인, 테마 등을 활용하면 자신만의 개성있는 맞춤형 노트앱을 만들 수 있는 거죠. 자유도가 매우 높은 플랫폼인데 바로 그부분 때문에 처음에 시작할때 플러그인만 계속 설치하다가 막상 주목적인 기록과 저장은 별로 안하고 중단되는 앱으로 유명합니다.
레딧의 Maws7140 사용자가 공유한 화면 대시보드 예시인데 그냥 메인 화면을 자기 입맛대로 바꿔쓸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인지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Z세대 친구들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오타구들이죠)
실제 서비스를 간략하게 설명드리면 소셜 아카이버(Social Archiver)라는 플러그인인데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트위터 등의 글을 쉽게 옵시디언에 저장하고, 기존 소셜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타임라인 형태로 보여주는 게 핵심이에요. (지금은 많이 바뀌었는데 초기에 찍어둔 데모 영상이 있네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링크를 플러그인의 주소 입력창에 넣기만 하면 포스팅의 글, 댓글, 사진, 좋아요, 공유 수 등의 메타 데이터를 포함해서 문서를 만들고, 해당 문서들을 타임라인 형태로 만들어 줍니다.
개인적으로 불편해서 만들었습니다. 대부분 플랫폼에서 자체적으로 글을 저장하는 기능을 지원하지만, 매번 해당 플랫폼에 들어가야만 확인할 수 있는 게 불편했어요. 그렇다고 본문 내용만 복사해서 가져오기에는 해당 글에 담긴 댓글, 링크 등의 정보를 한번에 저장하고 싶기도 했구요.
소소하게 기능을 추가하다 보니 지금은 기능이 꽤 되는데 다음의 개선점들을 생각하면서 하나씩 개선해 나갔습니다.
특정 사용자를 구독해서 매일 새 글이 올라왔는지 확인하고, 새로운 글을 자동으로 아카이브 할 수 있을까? 구독 기능을 추가했고요.
구독하고 있는 계정들 리스트를 볼수 있는 뷰가 있습니다.
AI로 SNS 글에 대한 사실 확인이나 요약 등을 해줄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은데 가능할까? AI Comment 기능이라고 게시글을 가져오고, 제미나이(Gemini), 클로드 코드(Claude Code), 챗지피티의 코덱스(Codex) 등의 터미널 기반의 AI가 설치되어 있으면 이를 감지하고 이를 활용해서 사실 확인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위 본문은 실제 포스팅이고, 아래는 AI 기능을 통해서 팩트체크가 된 코멘트가 붙은 예시입니다
국내는 상대적으로 사용자 커뮤니티가 잘 형성 되어 있지 않아 글로벌 한 사용자들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해서 레딧의 옵시디언 채널에 플러그인도 간단히 소개하고, 개선되는 내용을 업데이트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레딧에 올린 게시글이고 해당 글이 반응이 좋았습니다.
플러그인을 설치하기 위한 과정이 험난해서 큰 기대 없이 올렸습니다. 옵시디언은 커뮤니티 플러그인 스토어라는 개념이 있는데 크롬 플러그인 스토어처럼 심사를 통과해야 등록됩니다. 옵시디언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인원이 10명이 채 되지 않다 보니 심사가 수개월(?)이 걸립니다. 등록이 되지 않은 플러그인은 깃헙에서 설치파일을 직접 다운로드해서 플러그인 설치 폴더에 넣거나, BRAT이라는 베타 플러그인 관리용 플러그인을 설치하고, 깃헙 주소를 등록해야 해서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죠. 한번만 세팅 해두면 그렇게 어렵지 않은데 어쨌든 번거롭습니다. 심지어 보통 옵시디언 플러그인은 회원 가입을 하지 않고 쓸 수 있는데 제가 만든 플러그인은 어뷰징 방지를 위해 메일 인증을 통한 간단한 가입 절차까지 있습니다.
심사받지 않은 플러그인이라는 심리적 저항감도 있고, 설치 과정이 많아 소수의 사용자만 사용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감사하게도 실제로는 더 많은 사용자가 실제로 설치를 하고 사용을 했습니다. 다음과 같이 소소하게 사용자의 칭찬도 받아보고요. 사용자의 칭찬을 먹고 살지요..ㅎㅎ

당연히 처음에는 반응이 좋았지만 꾸준히 사용하는 사용자들을 유지하는건 또 다른 문제인데요. 부담감 없이 계속 사용자들 피드백 바탕으로 소소하게 계속 개선해나가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고, 혹시라도 플러그인을 사용해보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험난한 과정임을 다시 한번 미리 말씀드려요. 그래도 옵시디언은 익숙해지면 정말 좋은 도구인만큼 추천드립니다. 옵시디언 플러그인이라는 형태는 아무래도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는 만큼 다른 분들도 쓸 수 있게 앱으로도 만들었습니다.
아직은 IOS만 배포했는데 조만간 안드로이드도 배포하려고 합니다. 아래는 앱 데모입니다. 기본 사용자 베이스가 외국에 있다보니 별도로 한국어와 가이드가 없어서 아직 앱이 친절하지는 않습니다.
비개발자로서 제가 개발에 대한 조언은 못해드릴 것 같고, 바이브 코딩으로 비개발자 혼자 글로벌한 서비스 운영이 가능하냐고 물어보시면 이제는 그게 가능한 세상이 된 것 같습니다. 쉽다고 얘기는 못하겠습니다. AI가 정말 많은 것을 도와주지만, 해당 제품에 대한 기획, 아키텍처, 디버그, 운영, 개선 등은 온전히 이를 개발하는 사람의 몫입니다. 한켠에서는 AI로 인해서 수 없이 많은게 만들어지지만 사용자들은 대부분 AI 기반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나 서비스가 기준 미달(Slop)이라고 평가하고, 매우 큰 반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일 다른 비개발자 분이 어떤 글로벌 서비스를 기획한다고 하면 서비스나 제품에 되도록 AI가 들어가는 요소는 일단 먼저 배제를 하고 만들라고 조언을 드리고 싶어요. AI 자체가 본질적 가치를 주는 서비스는 비개발자가 섣불리 건드렸다가는 아직은 수지타산도 안맞고, 개발도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와! 이런게 된다고?" 라는 모먼트는 이제 좀 지난것 같거든요.
그런 방향보다는 평소에 느끼는 작지만 반복되는 문제를 먼저 해결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AI가 모든게 가능하다고 말해도, 모든걸 하지 않으셔야 상품성 있는 제품과 서비스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AI가 자동으로 해주는건 초안 작성까지만, AI 인간의 판단을 도와주는 도구로써 존재하게끔 해두자 라는 결론을 내렸죠. AI가 모든게 가능하다고 말해도, 모든걸 하지 않아야한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