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역사적 사실로부터의 추론
인구가 식량 생산력을 넘어설 정도로 너무 많아서 결국 기아상태를 피할 수 없고, 현재의 기아와 빈곤의 원인은 인구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는 맬서스의 생각이 과연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는지부터 보기로 합니다. 인구가 농업생산력을 능가할 정도로 급증하는 현상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는 것을 저자는 인정합니다. 아무 개간도 안된 신천지에 사람들이 들어오거나, 불평등이 극심한 사회의 경우, 먹고 사는 것 이외에 아무것에도 신경쓰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적당히 많이 모여살고 불평등이 지나치게 심하지 않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라면 사람들은 먹고 사는 문제보다 더 차원높은 것을 추구하며 살 수도 있고, 실제 역사에서도 이를 가능하게 했던 농업 공동체들(스파르타, 페루, 파라과이 등)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근데 스파르타는 노예들을 착취하지 않았나요? 페루와 파라과이의 유토피아 농업공동체는 어디인지 궁금해집니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빈곤의 원인은 인구의 급증이라기보다는 반사회적인 무지, 강자의 약탈, 나쁜 통치자들, 불공정한 법, 파괴적인 전쟁과 같은 사회 시스템 문제일 가능성이 큽니다. (인구의 급증과 빈곤이라는 현상이 표면적으로 함께 나타난다고 해서 이 둘 사이에 섣불리 인과관계를 부여하면 안되고, 심층적인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는 말씀인 듯 합니다.)
만일 맬서스의 말대로 앞으로 인구가 계속 급속도로 올라갈 거라면, 과거에서 현재까지 이미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오르는 모습이 보여졌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제까지 (헨리 조지 당대까지) 인구는 그렇게 많이 늘지 않았으며, 오히려 지역적으로 보면 과거 문명이 번성하여 인구가 많았던 곳이 지금은 폐허가 되거나 인구가 급감한 지역도 적지가 않습니다. 종교의 교리만 봐도 생육하며 번성하라는 가르침은 있어도 애들 적게 낳으라는 종교는 없습니다. (음… 불교의 금욕주의는 후자에 해당되지 않을까요?) 먹고 사는 문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부자집이 대가 끊기기도 하고, 자손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공자 집안도 그 후손은 고작 2만명 남짓밖에 안됩니다. 그런데 그 2만명의 조상들은 공자님 말고도 무수히 많습니다. (매 세대가 꾸준히 두명씩 아이를 낳는다면 인구는 그대로 유지가 될 뿐이죠. 세대가 거듭될 수록 자손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그에 비례하여 조상의 수도 급증할 것입니다.)
인도나 중국같은 나라들은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유명하지만, 의외로 인구밀도는 서유럽보다 낮으며, 토지와 자연자원 중에서 아직 활용을 못하고 있는 유휴자원도 많습니다. 인도와 중국이 못사는 것은 인구가 많아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게 하는 동기부여가 적절히 이루어진다면, 인도와 중국에서도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넉넉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거라고 저자는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노력을 할 의욕을 상실시키는 사회의 시스템입니다. 토지의 생산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투자를 하고 그 결과 더 많은 수확을 얻는다 하더라도, 땅을 독점한 소수의 지주들이 임대료를 올려 수확 증가분을 다 뜯어가는 현실에서는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할 이유가 없어지고 그냥 대충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다가 흉년이 오면 굶어 죽어야 하는 운명의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장사가 잘되면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리거나 쫒아내고 건물주 본인이 같은 장사를 하는 우리나라도 매한가지네요 ㅜㅜ) 19세기 감자흉작으로 인한 아일랜드의 대기근 역시 경제학자들 말처럼 인구증가가 원인은 아니었습니다. 아일랜드의 인구가 19세기의 절반에 불과했던 18세기초에도 기아는 발생했었습니다. 아일랜드 사람들이 감자만 먹은 것은 무식해서가 아니라 그 이외의 모든 식량들을 지주들에게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빈곤은 천재가 아닌 인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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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인민들에 대한 지배층과 영국의 수탈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 생생하여 가슴아프게 합니다.
이런 곳에서 지주들에 대한 저항이 왜 자주 일어나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될 정도라는 헨리 조지의 비분강개는 주류경제학자들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그것이네요.
하지만 지금은 중국도 인도도 인구가 너무나 많이 늘었지요…
지구 온난화 문제가 표면에 떠오른 지금은 맬서스의 생각이 오히려 더 재조명을 받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제 왜 가난의 문제가 사회시스템의 문제인지에 대한 더욱 체계적 설명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