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에서 최준영 박사님이 추천해서 추석 연휴를 포함, 어제 완독한 책이 있는데요. 바로 <머니: 인류의 역사>라는 책입니다.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 구독자라 그간 박사님이 추천한 책들을 가끔 사서 읽어왔지만 어떤 책은 너무 어렵고, 순수하게 재미가 없기도 했었는데요. 이 책은 지식도 지적 만족과 지적 재미를 충족해주는 책입니다.
이 책의 특징은 단순히 돈의 역사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와 돈이 어떻게 얽혀왔는지를 한눈에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데이비드 맥윌리엄스로 아일랜드 중앙은행과 투자은행 경험까지 갖춘 그의 배경 덕분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단편적인 경제 지식이 아닌 실제 역사 속 사건과 사람들을 통해 돈의 흐름과 그 의미를 입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 이야기. 일반적으로는 ‘전쟁 패배 후 독일 정부가 돈을 마구 찍었다’ 정도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 책에서는 그 배경부터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국민의 불만과 외국의 요구를 동시에 맞추기 위해 일부러 통화를 찍어내야 했었다고요.

그러던 중 독일이 패전 배상금으로 전봇대를 프랑스에 공급해야 하는데 차질이 생기자 프랑스가 쳐들어와서 독일의 전봇대를 뽑아갔다고 하는데요. 그러자 프랑스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하늘을 치솟았고 그 가운데 영웅 같이 등장한 히틀러. 읽는 내내 “이렇게 연결되네”하는 부분이 재미로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알았던 사건이 단순한 사실이 아니라, 사람들의 선택과 갈등 속에서 발생한 드라마로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식민지 역사에서 <총균쇠>를 빼놓을 수 없는데, 그 전에 일반 시민과 투자자들의 돈으로 영국의 동인도회사와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가 설립되었다는 사실이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막연하게 동인도회사는 왕? 정부?가 만든 걸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도 새로웠고, 많은 사람들이 돈을 투자해 대학살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몰랐을 거라는 부분도 새로웠습니다.

또한 존 로 같은 인물 이야기도 흥미진진합니다. 단순한 ‘사기꾼’으로만 알려진(저는 처음 들었습니다만) 그가 사실은 당시 유럽 경제를 바꾸고 프랑스 혁명의 배경까지 만들어낸 역사적 인물이라는 사실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현대 통화 개념을 처음 깨닫고,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는 사실까지도요. 그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돈과 권력, 신뢰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중세 시대 이야기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우리가 흔히 ‘암흑기’라고 부르는 그 시절, 사실 돈과 통화 부족으로 디플레이션이 극심했고, 경제가 위축되면서 사회가 분절되었다는 설명은 새로운 시각이었습니다. 생산성 혁명과 은광 발견으로 통화가 늘어나면서 사회가 바뀌어가는 과정까지, 돈의 관점에서 풀어내니 단순한 역사책이 아닌 인류 문명의 숨은 흐름을 보는 듯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또 인상 깊었던 부분은 미국이 언제부터 세계 패권을 쥐게 되었냐 하는 부분인데요. 그 단초는 소련의 붕괴되던 당시 소련에 빌려준 막대한 돈을 받지 못한 영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졌고, 자연스럽게 미국에게 무게추가 기울었다는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단순히 돈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준영 박사님이 추천한 이유를 읽으면서 절로 공감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물론 두꺼운 책을 싫어하는 분들도 있어서 호불호가 갈리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저는 문체가 유머러스해서 생각보다 쉽게 읽었습니다.
저도 한 번 사서 읽어보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