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임금은 자본이 아니라 노동에서 나온다.
2장에서의 용어 정의를 기반으로, 저자는 왜 임금이 자본을 헐어서 지급하는 것이 아닌지를 3장에서 본격적으로 설명합니다.
가장 단순한 사례로, 자신의 노동력만 가지고 사업을 하는 자영업자의 경우 임금의 원천이 자본이 아닌 노동력 투입의 산물이라는 것은 자명합니다. 아무 것도 없이 빈손으로 새 알을 주워오고 야생 열매를 채취할 때의 임금은 새 알이나 열매 그 자체입니다. 만일 가죽과 실을 재료로 신발을 만든다면, 그 재료는 자본이 되고, 나는 신발 가격-재료 가격만큼을 벌게 되는 것인데, 이는 노동의 투입으로 인한 추가적인 가치창출 부분에 정확히 해당되는 것입니다. 아담 스미스는 원시적인 경제 단계에서는 이렇게 노동의 생산물이 임금의 원천이라는 것을 인정했지만, 산업이 발전하여 자본가와 노동자가 따로 존재하게 되면 임금은 자본에서 나가게 된다는 식으로 입장을 바꿨는데, 이는 분명히 오류라고 헨리 조지는 지적합니다.
조금 더 복잡한 케이스로는 노동자가 현물로 보수를 받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역시 노동자가 자기가 만든 물건에서 일부를 가져가므로 당연히 임금의 원천 = 노동자의 생산물 이라는 공식이 마찬가지로 성립하니다. 저자는 벌어들인 이익의 일정 부분을 지급하는 성과급 역시 본질적으로 현물 보수의 일종이라고 설명합니다. 포경선에서 선원들의 등급에 따라 보수액을 나눌 때에도 결국 보수액 전체는 잡은 고래를 팔아서 얻은 이익이므로 현물보수의 일종이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노동자들이 정해진 보수를 자본가들에게서 받는 경우가 더 흔합니다. (중국인이 물개 잡는 일 하고 해구신을 보수로 받는 것은 현물 보수이고 정액 보수도 아닌데 왜 여기에 언급되는지는 잘 이해가 안되네요. 그 정액이 精液을 말하는 건가... 근데 해구신 찾는 건 우리나라나 중국이나 마찬가지였나봅니다.) 정액 보수라 하더라도 그 원천은 결국 노동의 생산물입니다. 이 때 노동자는 일의 결과와는 상관 없이 일을 하기만 하면 보수를 받게 되므로 노동자는 더 적게 벌더라도 정액 보수를 선호할 수 있으며, 자본가는 리스크를 감당하는 댓가로 임금을 더 적게 주고 이윤을 늘릴 수가 있기 때문에 정액 보수제가 성립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라도 천재지변으로 인하여 자본가가 노동자에게 임금을 도저히 지급할 수 없는 상황(예를 들자면 상선의 침몰)이 될 때 노동자는 임금을 못받는다고 하는 사회 제도를 보면, 정액 보수시에도 임금의 원천은 노동의 생산물이라는 생각이 깔려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노동자가 일을 하려면 밥도 먹어야 하고 잠잘 집도 있어야 하고 옷도 입혀줘야 하기에 자본이 우선 있어야 하고 이 자본이 노동력을 유지하고 재생산하는 재원이 된다는 반론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장에서 우리들은 자본을 미래의 더 큰 부를 창출하기 위한 투자로 정의하면서 노동자가 평상시에 먹고 쓰는 물건은 자본 범위에서 제외했었습니다. 그리고 월급이나 주급은 항상 일을 하고 받는 것이지 그 반대는 아닙니다. 노동자는 노동으로써 우선 자본가의 자본을 늘려주고 그 댓가를 임금으로 받는 것이며, 자본가는 이를 제하고 이익이 나지 않으면 노동자를 고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비록 자본가가 봉급을 주느라고 현금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질 수는 있지만, 그는 그 이상으로 노동이 생산한 생산물을 보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다른 반론은 큰 사업을 하려면 우선 거액의 자본 투자가 필요하고,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 역시 이렇게 조성된 자본에서 나가는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매우 오랜 기간이 필요한 공정이라 하더라도 노동자들이 일을 할 때마다 자본가의 자본은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걸 두고 자본가가 노동자에게 돈을 미리 준다고 해석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자본의 목적은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터널 공사 같은 걸 할 때도 당장 돈이 없어도 주식으로 줘도 된다 하시네요), 만일의 경우 - 갑자기 대량 주문이 있거나, 보유 자산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을 때 등 - 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저자는 부연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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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의 노동이라는 부분이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노동자가 열심히 일을 했더라도 사장이 '내가 다 경영을 잘한 거야'라는 명목으로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경우를 왕왕 목도하게 되는데, 저자는 이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뭐 이 책의 저술 목적과는 좀 상관이 없기는 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