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 (2024)
https://www.imdb.com/title/tt4772188/?ref_=fn_all_ttl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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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비주얼은 좋았지만 동물들을 너무 인간화했다고, 동물들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 다 그렇기는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의 배경인 기후변화라는 대재앙의 현실과는 뭔가 어울리지 않는 답습을 했다고 느꼈다.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애초 애니메이션은 픽션이든 논 픽션이든 직설적 의미의 리얼리즘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매체이다. 게다가 인간은 단 한명도 등장하지 않고 동물들만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에서 동물들을 인간화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 동물들은 사라진 인간들을 더 높은 자리에서 대신해야 한다. 즉, 우리 모두 동물들이 그 정도로까지 인간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자신의 다른, 파괴적이고 분열적인 인간적 면모를 거의 방치한 덕에 인간이 이루지 못한, 자연과의 그리고 서로간의 연대와 공존을 동물들은 이뤄내 인간 없는 지구에서 평화롭게 살아나가야 한다고 소망하는 것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그 동물들이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주듯이 인간이 남긴 문명의 흔적을 놀이터이자 보금자리이자 피난처로도, 일종의 개선된 자연으로도 삼으면서 그리한다면 더 좋다! 물론 오리지널 자연은 강압이기도 하므로 그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인간 자신은 지나치게 가지게 된 인간적 영리함도 약간은 필요할 것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젊은 시절에 푹 빠져서 본, <카페 알파> (1998)라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유사하면서도 대조적인데, 그 애니메이션에서 인간들은 아마도 기후변화로 대문명은 잃었지만 자신들은 사라지 않고 대문명의 폐허들을 마치 아름다운 자연경치인양 누리며 다소 불편하게나마 이럭저럭 평화롭게, 심지어는 인공지능을 벗으로 삼기까지 하면서 잘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그려졌다. 현실화될 수 있다고 믿기에는 너무 유토피아적이지만 기후변화를 전적으로 대재앙적인 귀결만을 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되기는 한다. 그것은 어찌 헤쳐나가느냐에 따라서 어떤 좋은 다른 것, 그러나 많은 이들이 오래도록 꿈꾸어 왔다는 의미에서 전적으로 낯설지는 않은 것이 도래할 가능성도 아예 없지는 않은 난관일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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