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시간이 남아서 유럽 여행기를 마저 좀 더 써봐야겠습니다.
프라하에서 일정은 남는데 딱히 하고싶은게 없어서 프라하성을 다시 올라가 봤습니다.
근위병 교대식 하길래 신기해서 봤는데 군 시절 육군 총 사령관 취임식 때 제식하던 생각이 나더군요.
근위병들도 참 힘들겠구나 싶었습니다.
프라하 성도 참 장관이지만 시기가 맞으면 왕실 정원은 꼭 들어가보시길 바랍니다.
프라하 창 밖 투척 사건이 일어난 장소도 있고 정원 자체도 예쁘지만 거기서 내려다보는 시가지 풍경도 좋아요.
그러고 난 후 와인 마시러 갔습니다.
체코 자체 와인인데 도수도 그리 높지 않고 달달하니 좋은데 가격까지 저렴하더군요.
뜬금없이 아시아 와인 트로피라고 대전에서 진행되는 행사에서 상도 받았더라구요?
생각지도 못했던 한글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숙소에서 좀 쉬다 클럽 구경을 가보기로 합니다.
그냥 가고 싶은 길 따라 걷다 보니 멋진 건물이 있길래 찍어봤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국립 극장이었습니다.
늦은 밤이라 술집들 문 닫는 시간이 되니 식당에서 마시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본인들 집으로 이동하는거 보면서 좀 신기했네요.
동양인 혼자 다니다 얻어맞는거 아닌가 좀 불안했었는데 오히려 사람들이 절 보고 피해가는(?) 경험도 해봅니다.
그리고 도착한 클럽.
코로나 봉쇄가 풀린지 얼마 안되서 그런가 1층과 2층만 운영 중이었습니다.
1층엔 여행객들이 많아 보였고 2층엔 딱 봐도 젊은 친구들만 조금 있더군요.
클럽에 정말 처음 온 것처럼 어색해 하면서도 친구들끼리 편하게 노는 모습이 조금 부러웠습니다.
클럽 문화가 좀 부럽더라구요. (물론 약 같은 문화는 빼구요.)
다음날이 되었습니다.
프란츠 카프카가 자주 찾았던 카페에 해장 겸 아침을 먹기 위해 방문해봅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직원들도 친절합니다.
한 직원이 저희 주문을 의도적으로 안 받길래 인종 차별인 줄 알았는데 계속 지켜보니 다른 사람들 주문도 안 받습니다.
식기 정리도 거칠게 하는 걸 보고 그냥 일하기 싫은가 보다 생각하면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각각 체코, 프렌치 블랙퍼스트를 시켜봅니다.
처음엔 1시 방향에 있는 빵이랑 주스를 주더라구요.
좀 기다리니 본 메뉴를 가져다 주는데 정말 놀랬습니다.
'이게 아침이라고?'
프랑스 사람들은 기름만 먹고 사나....
전 날 알콜로 뒤집힌 속에서 치즈들이 둥둥 떠다니는 느낌을 격렬하게 받아서 먹다 포기했습니다.
오렌지 주스도 맛있긴 했는데 저거 한 컵만 줘요.
국물 요리가 너무 생각 났습니다.
그러고 딱히 할게 없어서 프라하 동물원을 가보기로 합니다.
한국과는 시스템이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정말 바로 앞에서 동물들을 볼 수 있게 만들어뒀더군요.
한국 같으면 동물들한테 이상한거 먹이거나 괜히 동물 자극해서 문제 생기게 할 것 같은데 신기했습니다.
웜뱃도 구경했는데 사육사만 따라다녀서 정면샷이 없네요.
동물원이 너무 커서 여기만 일정을 하루 잡아도 될 정도였습니다.
참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드레스덴에 하루 일정으로 출발합니다.
유럽의 구릉지대가 이런거구나 싶었습니다.
산은 없고 끝도 없이 평야가 펼쳐져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