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대까지를 젊은 시절이라고 한다면, 이 기간 동안의 남성이 주로 관심을 가지는 분야가 자동차일 것입니다. 저도 그랬고, 제 앞 세대분들도, 다음 세대로 그럴 것 같습니다. 여성은 자동차보다는 옷, 가방 같은 패션분야에 관심이 많더라구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 중반부터 몇 년간은 이런 관심이 최고조에 달하게 되는 걸로 봐왔습니다.
저는 평균 이상 정도의 관심을 가지고 자동차를 운용하면서 살아왔는데, 요즘엔 자동차에 어느 정도를 소비하고 살아야 적절한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고 있습니다. 리프트 없이 하체 정비(!!!)까지 해봤으니 이 정도면 평균 이상이 아니라 극단까지 다녀와 본 것 같아요.
자동차의 디자인, 브랜드만을 두고도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에 많은 수의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도 있구나 하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울러, 누군가에게는 저의 글이 완전 뻘소리가 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1. 차는 그저 이동수단 일 뿐?
시간이 갈수록 저는 이말에 점점 동의하게 됩니다. 차는 이동하는 과정을 편리하게 해주는 수단이지 부를 과시하거나, 나만의 독특한 만족감, 가치를 찾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이 굳어져갑니다. 그러던 시절이 있었죠. 80~9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 그*저, 에*스, 벤*, B*W 같은 고급차의 대표 단어에 대한 환상이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그 이미지가 개인과 사회 전반에 남아 인생성공, 고급제품을 상징하는 것으로 통용되지 않나 싶네요. 브랜드와 대중 이미지 메이킹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자동차가 부를 상징하는 물건이라고 말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부자가 아닌데 수입차 타는 사람 쉽게 찾을 수 있고, 도로에 흔하게 다니는 게 수입차인데 그들을 두고 더 이상 ‘부자’라고 하지도 않을뿐더러, 그닥(?) 부러워하지도 않는 세상이 되었으니까요. 물론, 벤*는 여전히 그 마크만으로도 위엄 뿜뿜하고 있습니다.
거꾸로 카푸어라는 말이 등장하거나, 집이 너무 비싸 살 수 없으니 그나마 몇백, 몇천만원 하는 물건이라도 사서 인생 즐기겠다는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여전히 벤*, B*W, 제*시스 같은 브랜드를 경배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만 부를 상징하는 물건 범주에서 자동차는 점점 그 의미가 사라져가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네요.
그래서? 점점 이동수단이라는 원론적인 가치만 남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점점.
2. 구매하는 시점에 특히 관심이 많은 물건
신차 또는 중고차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을 보면, 보통의 구매자는 엄청난 관심을 쏟아 붓습니다. 차종, 색상, 옵션, 연비 등 무엇을 어떻게 살까. 이차를 내가 타면 남들이 어떻게 볼까 하는 것들 말이죠. 결과적으로 새로 산 차에 대한 설렘은 6개월 이상 가기가 어렵고, 1년쯤 되면 속으로는 똥차! 라는 생각이 자리잡기 시작하며, 겉으로는 여전히 내가 산 새차!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남들은 나와 내차에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빨간색 페라리 정도 탄다면 모를까요.
내 생각엔 여전히 신차느낌이 남아있을지 몰라도, 남들이 보기엔 그냥 흔하디 흔한 중고차일 뿐입니다. 몇 날 동안 고민하며 구매한 수십, 수백만원짜리 옵션장치는 존재조차도 잊게 되고요. 기름 넣고 에어컨 히터 켜고 핸들만 돌립니다. 새차를 산 것을 두고 1년 뒤에도 ‘여전히 새차’라고 우기는 건 그저 착각일 뿐입니다. 내기순환 버튼을 '자동유턴기능'이라고 조소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내차의 기능에 관심없는 사람이 생각보다 정말 많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왜 사람들은 그렇게 구입하는 시점에만 관심이 많은지 여전히 저는 깨닫지 못하고 있는데, 꼭 자동차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네요.
저는 차량을 운용하면서 드는 비용과 정비, 몇 년간 운용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 중고차 처분시 목표가격...이런 것들이 훨씬 중요하다고 보는 입장입니다.(이걸 TCO라고 한다네요. 댓글에 달아주신 정보 감사합니다. )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재산 범주에 들어갑니다. 재산을 효율적으로 잘 관리해야한다는 말에 비동의하는 분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구매 이후에도 적절한 관심을 가지는 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3. 이 최신형 그랜저 4500만원 주고 샀어
이런 말 주변에서 들어보셨죠? 새로운 차 뽑아서 들 떠 있는 분으로부터.
그랜저를 예로 들어볼게요. 월간 통계를 보면 가장 많이 팔리는 차 1위는 그랜저입니다. 차량 가격표를 보면 3000~4300만원 정도인데, 저 사람은 왜 4500만원이나 썼다고 하는 걸까요? 그랜저는 특수한 비용을 더 내야 탈 수 있는 차일까요? 그럼 허풍일까요? 네. 결과적으로 허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차는 재산입니다.
재산을 취득하는데 돈을 쓰는 것은 맞는데, 그 돈의 가치는 물건에 남아있고, 필요시 환금도 가능한 재산입니다. 이걸 두고 ‘내가 이정도 경제 능력이 되는 부자야~’식으로 접근 하게 되면 그랜저 사는데 4500 썼다고 말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인터넷이 없던 예전엔 더 심했지요. 누군가는 2200만원 짜리 차 산 후에 3000만원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짜 풀옵션 4500만원짜리 산 사람은 발끈하겠지만, 그런 예외적인 케이스는 말그대로 예외일 뿐.
신차는 깡통이 진리라는 말 들어보셨죠? 네. 상당 부분 맞는 말입니다. 50만원 내외의 꼭 필요한 옵션이야 넣어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옵션가만 몇백 단위가 되면 차라리 상위 등급 깡통차를 사는게 좋습니다.
4500만원의 구조를 보겠습니다.
그랜저는 2.4가 잘 팔립니다. 아마도 대부분은 옵션 포함 3500만원 선에서 차량가격을 지불 할 것입니다. 취등록세 200만원 초반 정도 낼 것이고요. 공채, 탁송료, 등록대행수수료 같은 잡비도 몇십만원 냅니다. 보험료는 개인마다 격차가 매우 큰데, 적게는 50만원 많게는 300~400만원. 다 더하면 4200만원 선. 자동차세도 더해줍니다. 2.4니까 50만원 정도.
여기에 신차구매 기분에 들떠 이것저것 추가한 용품들 가격까지 다 더합니다. 대충 100만원. 4300만원이네요. 여기까지 온 거 반올림(!) 해버립니다. 반올림의 정의가 무엇이냐면..그게..........아 그냥 반올림!!!!!!!!!
4300이 4500이 됩니다. 대강 이런 구조입니다. 이 차 만만한 차 아니야~~ 이런 걸 내세우고 싶겠지만, 속내를 알면 전혀 그렇지 않지요. 차 값이라고 우기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3500만원 이외의 지출은 차값이 아닙니다. 여전히 3500만원짜리 차인 것입니다.
자동차 등록증을 봅니다. 우측 맨 하단. 읭? 왜 취득가가 31,XXX,XXX원이라고 되어있지? 왜지? 난 무려 4500만원을 주고 샀는데. 뭔가 잘 못 된 것 같은 자괴감!! 등록증은 부가세 10%를 뺀 가격을 취득가액으로 표기합니다. 요 가격의 7%에 해당하는 취득세를 내는 구조입니다.
제 SM3ZE 등록증입니다. 놀랍죠? SM3주제에 4천만원이라니..어지간한 그랜저보다 비싼 차입니다.
다만, 기분좋게 4500만원(?)짜리 그랜저 산 사람에게 “그 차 사실 이래저래해서 3500만원입니다. 카마스터 쪼르면 100만원 할인도 가능한데 가격표에 나온대로 다 주고 사셨나요?”라고 말하면 싸우자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되려 사실을 말해서는 안 되는 문화 속에 서 살아가는 점은 생각해 볼 부분입니다.
하긴 차 사는데 4500 썼다고 했지 차값이 4500이라고는 안했네요.
재미도 없는 글 쓸데 없이 길어지고 시간 낭비하는 것 같아서,
시간이 나면 좀 더 이어가보겠습니다.
자랑하고 싶은 기분까지는 넓은 마음으로 좀 이해해 주시어요 ㅋㅋ
너무 심하게 으스대는것만 아니면 .. ㅋㅋ 주변에 좀 그런 사람이 있나요 ㅎ
현재 16년 넘어가는 디젤 카니발 타고 댕기면서 급 구매욕구가 와서 눈팅중이라 .. 더욱 공감합니다 ㅎㅎ..
이럴땐 ???
자기는 새차사서 새차라고 생각하지만 시동걸고 타는 순간 감가 30% 이상된 중고차죠 ㅋ
자동차는 그저 달리기만 해도 된다?는 지나치게 단순화된 관점인거죠. 그게 맞다면 실용적인 차량들은 디자인과 관계없이 많이 팔려야 하지만.. 단적인 예로 이번에 폭망한 DN8만 하더라도 결국 디자인이 안좋아 판매량이 멸망하였죠. K5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호평받으면서 소나타를 추월했구요. 최근 현대와 기아가 상당부분 이상한 기류가 감지되는게.. 물론 제네시스를 제외해서 그런거긴 하지만.. 옛날에는 확연하게 판매량에서 밀리던 서자 기아가 최근에는 현대를 추월하는 기염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사실상 형제 자동차 회사로서 많은 부품과 시스템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치게 장황하게 썼는데..
차량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져, 수입산 차량들 정도가 되어야 옛날 소나타 느낌 정도로 차량은 전체적으로 가격적으로 하향하였으며(생산기술의 발전인가!?) 그러다 보니 옛날에는 부의 상징, 성공의 상징이었던 그렌져는.. 그 자리를 훨씬 상위인 벤츠,BMW 등에게 넘겨주게 되었습니다. 대항마로 제네시스가 있긴하지만.. 아무래도 브랜드 인지도는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죠. 그만큼 가격차가 나는 것도 그렇고.. 여러가지 측면에서 봤을때 차는 여전히 본원적 가치인 '이동수단'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나이불문, 국적불문하고 차량의 판매량이가, 가격 등의 종합적인 가치를 보면 알 수 있지요. 핸드백 명품, 시계 명품이 본원적 가치게 여전히 수렴하지 않는 것처럼.. 자동차도 결국은 '사치품'의 영역으로 인식된다는거죠. 대외적으로 나를 보여주기 가장 좋으면서, 태생적으로 서열과 자기과시에 민간함 남성들을 자극할만한 가장 대표적인 아이템이니까요.
물론 저처럼.. 관심없는 사람도 많긴 하지만.. 차량의 가격이 이렇게 높은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거겠죠.
자동차가 사치품에 가깝다는 말에는 비동의 의견이 훨씬 많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감가 때려맞아도 감가 그런게 뭐가 중요하냐..만족하면서 타면 됐지 인생 뭐 있냐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꽤 많습니다. 그런 차를 중고시장에서 매입하면 땡큐입니다. 가격도 싸고, 아마도 풀옵션일 것이고, 관리는 엄청 잘 되어 있을테니까요.
- 아뇨, 전 풀옵이 진리라고 봅니다. 제작사가 만들어놓은 다양한 편의, 안전 (반자율주행 등) 기능을 빼고 왜 깡통차 사는지 이해 안가더군요. 지인차가 국산 준대형인데 깡통이라 에어컨이 수동..실내도 온통 플라스틱이고..좀 안쓰럽더군요.
필요에 따라 선택하는 옵션일 뿐인데.. 제작사에서 참 좋아할만한 소비자 유형이네요.
/Vollago
특히나 차량가액을 부풀리는 부분, 깡통이 최고다 옵션은 넣어야 한다 같은 부분들은 사람마다 케바케가 심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누군가는 "내가 이정도 돈을 지불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라고 과장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보통 차량가액이 아닌 차종이나 브랜드가 그 값어치를 대신할 수 있는 차량의 경우 "내가 이 저명한 차를 이정도만 주고 타는 알뜰하고 현명한 사람이다" 라는 사람도 흔히 볼 수 있기도 하고,
요즘처럼 차들의 기본적인 역량이 상향평준화 된 시점에서 차량 등급보다 어떤 옵션이 어떻게 들어갔냐가 실제로 실생활에서는 훨씬 유용하기도 하구요.
어떤 재화에 대해 타인의 견해를 엿볼 수 있는 글이라 재미있게 읽었지만 아마 댓글로는 이견이 많을 것 같네요 ㅎㅎ
저는 제 형편(60, 사무직)에 소나타 정도 차량이 제일 가성비가 좋은 것 같아 LPI 차량을 구입해 타고 있습니다. 엔진 조용하고, 배기가스 적고, 정비하기 편해서 아주 만족합니다. 아직 힘이 딸리거나 불편한 사항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상태좋고 깨끗한 차량을 중고로 구입해서 네비, 후방카메라, 오토미러... 정도 셀프로 추가장착 했습니다.
구입하고 3년 지났는데.. 엔진오일 교환하는 것 외에는 별로 유지비가 많이 들지 않아서 좋아요.. ^^
벤츠나 비머가 흔해지며 위상이 내려가 더 비싼차로 대체 되었을 뿐이지 바뀐건 없습니다.
여전히 차량은 부를 과시하기 위한 가장 눈에 띄는 수단중 하나이고 사람들은 여전히 포람페를 선호합니다.
예전에 벤츠 비머를 그림의 떡으로 봤듯이 지금은 포람페를 비롯 벤틀리 마세라티 같은 차를 그림의 떡으로 보는 상황일 뿐이죠.
그리고.. 차를 점점 이동수단으로 보신다는 관점이 강해지는건 님이 나이를 점점 먹어가기 때문입니다.
20~30대 같은 열정이 없어지는거죠. 저도 그렇습니다.
저도 한때는 나름 밟고 다니기도 했고 포르쉐 포르쉐 입에 달고 살았는데 애 낳고 살다보니 밟지도 못하게 되고 차타는게 즐겁지 않게 되다 보니 이동수단으로 점점 전락해 가더군요.
왠만한 서울 내 이동은 모두 택시로 하고 있습니다 ㅎㅎ
자랑예 의 2) 내가 이 비싼 차를 샀어!!
옵션은 자기 만족이라 진리를 따질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차 샀다고 하면 축하해 부럽다! 우와! 멋지다~ 죽인다~ 해주고 잊으면 돼요.
저는 새차는 깡통이 진리라고 주장하는 사람한테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경제적으로만 따지면 차 안타고 택시+렌트카만 타고 다녀도 이득이라고요.
(계산해보면 소나타 신차 깡통 기준 출퇴근 한달 22일을 약 4년간 택시로 하는게 더 경제적으로 저렴합니다.)
진짜 진리는 케바케죠. 사람마다 진리는 달라요.
개인적으로 적당한 옵셥을 갖추면, 탈때마다 정말 쾌적하고 기분 좋은데 이것 또한 경제적인 옵션 100~200만원보다 더 큰 가치를 얻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마찬가지로 차를 이동수단이라고 볼수도 있고 사치품이라고 볼수도 있죠. 강요할 순 없고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냥 이런 면도 있다가 맞지.
풀옵을 사고 외제차를 산 사람한테 경제적으로 잘모르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도 있구나 하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동차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끼리도 일관된 의견을 찾아보기가 힘든 분야라..
왜 저걸 기본으로 안넣어주는지도 모르겠고 히터 에어컨 키면 다 똑같다고 주장하는 깡통차 오너들의 마인드도 이해를 못하겠구요.
가장 개인적인 옵션 이야기였고 그외에도 깡통차는 결국 몰다보면 편의를 위해 몇몇 제품을 구입해야하는데 그냥 옵션을 더 넣었으면 저럴 필요있나 싶은 생각인지라 ..
그런가보다 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