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클리앙에서 요즘 P2P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올라오고, 관련 법 통과로 많은 분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아 P2P 금융과 관련하여 궁금해하실 만한 내용을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간략하게 제 소개를 드리자면 N***그룹의 신용조회회사(흔히들 평가회사로 부릅니다.)에서 기업 신용 리스크 측정 및 관리와 관련된 업무를 10년 정도 수행하였으며, 그룹 차원에서 추진한 P2P회사 설립에 참여하였습니다. 지금도 해당 P2P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많이 회자되는 내용에 문답형으로 저의 생각을 정리해보고, 신규로 설립한 P2P회사와 관련된 내용도 풀어볼까 합니다.
1. 들어가기 전에
제가 쓰는 사용기는 P2P 투자를 장려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P2P 상품에 대한 투자 결과는 모두 투자자에게 귀속됩니다. P2P투자에는 항상 리스크가 수반되니, P2P상품 투자 시에는 항상 리스크 요인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해 보시기를 권장 드립니다.
2. P2P 금융이란 무엇인가?
복잡한 법률적인 이야기를 제외하고,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결국은 돈이 필요로 하는 차입자와 투자자를 연결하는 게 P2P금융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은행과 간단하게 비교해보면, 은행은 예대마진(대출금리 – 예금금리의 차이)을 은행이 수익으로 가져가는 반면, P2P금융은 대출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그대로 귀속 시킨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물론 P2P회사도 먹고 살아야하니, 차입자와 투자자에게 소정의 수수료를 수취합니다.)
3. P2P 금융의 본질은 무엇인가?
저는 P2P금융의 본질은 기존 금융시장에서, 타 시장 참여자들이 놓치고 있거나, 규모가 너무 작아서 무시하고 있거나, 제반 비용 및 능력 부족으로 못하고 있는 영역에서 “테크”를 활용하여 금융 상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니치마켓을 찾아 “테크”를 이용해 효율적인 금융상품을 만드는 게 P2P 금융의 본질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4. P2P회사의 수익모델은?
P2P회사는 대출차로부터 받는 중계수수료와, 투자자로부터 받는 중계수수료를 수익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는 현재 대출자수수료+투자자수수료를 연 1.8%를 수취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P2P 회사는 대출자수수료와 투자자수수료를 합산한 수치가 연 4%를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향후 법이 시행되면 자기자본 투자도 허용됩니다. 자기자본 투자가 허용되면 P2P회사가 직접 투자한 자금에 발생하는 이자수익 역시 P2P회사의 수익이 될 것입니다.
5. 안전한 투자상품을 고르는 방법은?
- 대출자가 실제 부담하는 이자율을 상상해보기
대출자가 실제로 지출하고 있는 대출이자를 상상해 보시기를 권고해드립니다. P2P회사 중 상당수는 대출자를 직접 확보할 능력이 없습니다. 이 경우, 어쩔 수 없이 채권을 소싱과 관련하여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는 없습니다. 이해 관계자가 한명이라도 더 대출구조에 끼는 경우, 대출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이자는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이자보다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수익율보다 실제 차입자가 부담하는 이자율은 훨씬 높은 구조임을 염두에 두고, 수익률을 기반으로 P2P 투자 상품의 리스크량을 상상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수익율과 리스크량은 언제나 비례할 수 밖에 없습니다.)
- 부동산이라는 단어에 현혹되지 않고, 담보 물건이 내가 구매하고 싶은 부동산인지 판단해보기
우리나라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은 부동산이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특히 P2P 투자하실 때 부동산이 담보로 들어가는 경우, 안전한 상품이다라는 인식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문제가 생겨도 잘 회수될 것이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계신 분이 많습니다.)
부동산의 가치평가 자체가 실제 가치와 차이가 나는 경우도 많으며, 부실 발생 시 채권 회수에 걸리는 시간 (경매절차 등)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부동산 상품에 투자하실 때는 해당 물건을 내가 사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해보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내가 사고 싶을 정도의 부동산이라면, 분양도 잘 될 것이며, 경매에 들어간다고 해도 경락비율도 높은 매력적인 담보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이 힘들어지면서, P2P회사에서 취급이늘어나고 있는 서울 소재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은 안정성이 뛰어나다고 봅니다.
- 자체 평가모형 보유 여부, 심사역의 전문성 등 P2P회사의 심사 역량을 확인해보기
은행은 대부분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담보대출이라고 하더라도,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철저하게 신용에 대해 검증을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심사역을 운용하면서, 전문가 심사를 통해 대출을 실행합니다. 마찬가지로, P2P회사가 자체 평가모형을 보유하고 있는지, 혹은 리스크량을 적절하게 측정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를 살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신용상품 (개인신용, 법인신용 등)은 리스크량 측정이 정말 중요하니, 꼭 해당 능력을 P2P 업체가 가지고 있는 지 살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뿐만 아니라, 담보 상품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신용상품인 경우도 존재하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해당 역량에 대해서는 직원수, 임직원 프로필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하실 수 있을 듯 합니다.)
- 연체율에 현혹되지 않기
관련해서는 금일 좋은 기사가 떠서, 링크로 대신합니다.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07/2019110702598.html
- 회사가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의 경품을 주는 P2P회사는 피하기
리워드, 상품권 및 경품 등 지급 규모가 소규모의 P2P회사가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드는 경우, 투자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6. 그래서 당신이 만든 회사는?
제가 설립에 참여한 P2P회사는 기업 및 개인의 신용 리스크 측정에 상당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그룹에 속해 있습니다. 이러한 강점을 활용하여, 전자어음 및 매출채권 (기업이 다른 기업으로부터 상거래 후 받아야 할 돈)을 유동화하는 P2P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 왜 전자어음 및 매출채권인가?
채권의 부실화 가능성이 대출자 (아무래도 영세한 기업)가 아니라, 거래 상대방의 신용도와 연관성이 높다라는 부분에서 사업의 기회를 포착하였습니다. 즉, 대기업/중견기업의 신용도와 연동되는 투자상품을 만들 수 있다라는 부분에서 매력적이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참고로, 우량 대기업/중견기업에게 직접 대출해주는 P2P상품은 존재치 않습니다. (현재까지는) 사실상 대기업/중견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의 안정성에 해당 채권 금리보다 높은 이자율을 수취하는 구조라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추가적으로 전자어음의 경우 상환하지 않으면 부도 처리가 되니, 전자어음 발행 기업은 최우선적으로 상환한다라는 장점도 존재합니다. 물론,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라는 공익적인 측면도 존재합니다.
- 그렇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한 리스크량은 당신네 회사에서는 어떻게 측정을 하나?
본 사업을 위해, 아예 별도의 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하였습니다. 신용평가모형 구축 시, 전통적인 통계모형 구축 방법론과 AI를 모두 사용하였습니다. 거기에 기업 평가와 관련하여 오랜 근무경력을 지닌 인력 다수가 회사에 합류를 하였습니다.
7. P2P 회사들의 미래는?
향후에는 P2P 회사가 대형사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고 봅니다. 결국은 P2P 회사도 금융기관의 형태를 갖추어야 하고, 평가모형, 인력, IT 인프라 등에 상당량의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은행과 같이 모든 형태의 대출을 취급하기보다는 니치마켓을 공략하는 업체가 롱런할 것이라고 봅니다.
장황하게 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위의 문답은 제가 일하는 회사와는 상관없는 저의 개인적인 의견임을 말씀드리며, 틀린 내용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덧붙임 : 혹시 근무하시는 회사나 협력사가 전자어음 포함 매출채권 유동화가 필요하다라고 하면,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제가 일하는 회사와는 별개로,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을 토대로 최대한 조언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네, 근데 말씀만으로는 좀 어렵네요
말씀하신 싸이트가 www.niceabc.co.kr 인거 같은데,
특히 상품명으로 오른 회사들이,, 대부분 처음 들어본..
부동산P2P에 비하면 진입장벽이 더 높은것 같아요
원금손실이 발생하면 안되는지라..ㅠㅠ
차라리 세이프플랜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게 낮은 수익률이지만 확실한 수익률을 기대하고 기업에 대해 잘모르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에게 유익하지 않을까 싶네요
가능성이 낮다는건 낮은 확률이라도 존재한다는건데 그게 내가 안 될거라는 가정을 하고 뛰어드는게 되니까요
원금손실을 피하고 싶으시다면 애초에 그렇게 설계된 상품(적금, 예금 등) 말고는 안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전통의 통계모형? Ai? 오랜 근무경험을 지닌 인력? 그래서 어떻게 평가하신다는 이야기죠?
솔직히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평가모형을 운용하는 심사역은 평가모형이 잡아내지 못하는 잠재적인 위험요인을 찾아내는 역활을 수행합니다.
은행에서 대출 상담 받으면 항상 이야기하는 신용등급이 평가모형과 심사역 최종판단에 의해서 나오는 결과입니다.
즉 평가모형은 일정 기간 내에 잠재적인 부실확률을 이야기 한다리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여러개의 댓글을 남기셔서. 편의상 가장 마지막 댓글에 답변을 달았습니다
질문하신 구체적인 내용은 저희 싸이트에 공개가 되어있습니다. 평가모형에 대해서는 성능지표까지 공개하고 있고요. 뿐만 아니라 심사역 프로필까지 상세하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싸이트 주소를 남기면 더 불편해하실 것 같아, 쪽지로 전달드리겠습니다.
그래서 말미에 쓴 것 처럼 구조적으로 제도금융이 놓치고 있는, 혹은 본인의 비용구조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적극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은 영역을 찾는 업체들이 롱런 할 것이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사기꾼은 입을 털고 전문가는 숫자로 얘기한다죠. 마치 은행이 미처 못발견한 기회를 캐치하는 듯한 뉘앙스로 글을 쓰셨는데, 그냥 버려진거 줏어먹다가 배탈나는거지 무슨 ㅋㅋㅋ
P2P가 니치마켓을 찾은 하나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부동산 관련 정책으로 인해 서울 강남 소재 아파트를 은행에서 담보로 대출을 받늗다 치면 LTV 40%가 적용되지요 (DSR / DTI는 논외로 치고요) 과거 기준으로는 LTV 40-60% 구간은 담보여력이 충분한 구간입니다. 이런 니치에 대형 p2p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 방향성은 논외로 치고, 저는 p2p회사가 니치를 찾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이런 상품은 연리 5%-6% 정도의 수익률이더군요)
저희 회사가 사업을 영위하는 전자어음 관련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이 발행한 전자어음을 수취한 중소기업은 은행에 할인 한도가 없다면 전자어음을 은행에서 할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은행에서는 중소기업의 전자어음 할인한도 및 할인율을 중소기업의 신용도나 제공담보로 결정합니다. (전자어음 발행사는 해당 은행의 고객이 아닐 확률로 인한 신용평가 미비, 건별 신용평가 시 발생하는 비용, 만기가 짧아 기대수익이 크지 않은 게 주된 원인이겠지요) 과연 삼성서울병원 (실제 법인명은 삼성생명공익재단)이 발행한 전자어음의 부도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발행사 중심으로 평가하고 전자어음을 할인하면 이게 은행이 하지 않는 영역에서 니치마켓을 찾은 게 아닐까요!? (실제로 은행은 연간기준 520조 정도 발행되는 전자어음 중 20조원 정도만 할인해주고 있습니다.)
참고로 저희 회사의 평균수익률은 연6%대입니다.
P2P회사에 대한 불신이 크신 것 같습니다. 당연한 결과입니다. 현재는 P2P 서비스 솔루션 사고, 연계대부업 회사 설립하면 1달 안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니까요. 법 시행 이후에는 감독기관의 관리를 통해 점진적으로 업계 전체에 대한 신뢰성이 회복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불량 업체 퇴출 등을 통해서요) 현재 시점에서 P2P 투자는 주의를 많이 기울이는 게 맞습니다.
업계 전체가 사기꾼으로 몰리는 게 아쉬워서 댓글을 길게 썼습니다. 아무튼 제글에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P2P회사에서 차입자에게 돈을 넘길때는 대출.
그래서 채권은 P2P회사만 가지게 되고 투자한 사람은 권리가 없죠.
그 무엇보다 P2P 회사의 도덕성이 중요합니다만 작년에 사기로 잡혀간 P2P회사 대표, 관련자가 수십명은 되지 않나 싶네요.
피해금액은 대충 봐도 천억이 넘죠.
글쓰신 분 회사는 투명하게 운영하시길 기원합니다.
업계 최대규모라던 머니옥션 어찌 되었는지 검색해보시면 하면 안된다고 결론이 나게됩니다.
이 말을
회사는 ~~수수료를 수익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라고 하면 왠지 느낌이 안좋아요.
이리저리 꼬고 어렵게 말하면 사짜느낌이 나거든요.
전자어음 취급하는 사이트를 niceabc와 한참 말 많던 나인*부터 스탁론으로 업종 전환한 ㄷ사와 소규모 두 곳까지 다 한번씩 써봤는데, 개인적으로는 niceabc가 제일 불편했습니다. 이걸 쓰라고 만든건가 싶을 정도로요. 대기업 계열사라고 하셨으니 금방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진 않네요 ㅎㅎ
다만 *인티는 마감이 안되면 펀드가 자동 투자로 메워버리는 식이었는데, niceabc는 반대로 선 매입, 후 투자가능 ('상설' 상품) 인 점은 참신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