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클리앙 눈팅족 덕후라고 합니다.
저는 30대이고, 치과의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편도선 절제술 후 삶에 많은 향상이 있어, 비슷한 증상이 있는 분들이 있다면 참조하시라고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편도는 림프조직의 일종으로 코 안쪽의 인두편도(pharyngeal tonsil), 아이들 입 벌려 보면 보이는 구개편도(palatine tonsil), 혀뿌리쪽의 설편도(lingual tonsil)가 있습니다. (사진 출처: 구글)
편도는 10세경까지 점차 커졌다가 줄어드는 것이 보통의 성장 패턴입니다.

편도가 크고 코골이가 심한 건 집안 내력이라, 별 생각 없이 살았습니다.
룸메이트에게 코곤다고 혼나고, 엠티 가면 '난 프로코골러니까 문지방 앞에서 잘게!'라고 말해야 했지만 왜 그런지는 잘 몰랐습니다.
수술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근무하는 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둘을 연관지어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수면 무호흡증에 대한 강의였는데, 코골이가 심하면 수면 무호흡증을 생각해 볼 수 있고, 수면 무호흡증이 심하면 심혈관계 질환과 급사(!)의 확률이 높아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코골이의 원인으로 제시된 것이
1. 비만
2. 편도, 혀 등의 해부학적 조직으로 인한 기도의 좁아짐
3. 하악(턱)이 작은 경우
등이었는데, 편도라는 이야기에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덩치가 큰 편도 아니고 턱이 작은 편도 아닌데, 여자임에도 이렇게 코를 고는 것은 편도 때문임이 확실해 보였습니다.
게다가 수면 무호흡증 가족력(아버님이...)도 있는지라 더 걱정되었습니다.
사람은 항상 자기 중심으로 생각하지요. 저는 다른 사람들도 아~하면 편도가 다 보이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 큰 건지 1차 확인을 위해 옆자리에서 뒹굴거리는 남편의 입 안을 봤습니다.
(약혐짤 주의..,)

제 입안입니다.

생각해보면 일하면서 환자분 입 안을 보게 되는데, 성인환자분 중 저처럼 큰 편도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분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 펀도를 본 남편의 감상은...."우리 마누라도 알(?)이 두 개가 있네?"
2차 확인을 위해 이비인후과 친구 앞에 가서 아~를 시전했습니다. 아 이정도면 수술하는게 낫겠네요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연휴 기간에 수술을 하고 싶어 근처의 규모가 어느정도 있는 이비인후과 병원을 갔습니다. 환자가 참 많더라구요 좀 부러웠습니다.
유닛체어에 누우니 원장님께서 "성인분인이신데 편도절제술은 왜 하시려구요?"하시더라구요. 주로 아이들이 하는 수술인가봅니다.
구구절절 설명하고 수술 일자를 잡았습니다. 사실 큰 수술은 아닌데 구역반사 때문에 전신마취로 진행하는 것 같았습니다.
수술날 입원 수속을 하고(아이스팩과 아이스크림을 미리 사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입원 퇴원 모두 혼자 했습니다.)
수술하러 갔습니다. 인턴 때 수술방에 환자분들 많이 데리고 갔는데 이런 기분이었구나 싶더라구요.
수술 자체는 뭐...자다 일어나니 다 끝나있었고(30분 정도 걸렸습니다)주사 맞으면서 누워있는데 생각보다는 안 아팠습니다. 수술 당일에는요.
다음날 아침에 회진 오신 원장님께서 편도 결석이 엄청 많이 나왔다고, 부분절제술 말고 전절제술 하기를 잘 했다고 칭찬해주셨습니다.
편도 수술의 진정한 고통은 수술 당일이 아니라 회복기에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 후기에는 흔히들 '지구를 삼키는 고통'이라 표현되어 있더군요.
저는 그 생각이 나더라구요, 인어공주 동화에 보면 마귀할멈이 목소리를 가져가고 다리를 주는 대신 걸을 때마다 칼날 위를 걷는 고통이 있을 거라고 하잖아요.
수술 후 이틀~일주일간은 말을 하려고 하거나 침을 삼킬 때 칼로 찌르는(!)듯한 그런 고통이 있었습니다.
목소리도 변했고요(간사해졌다고들....다행히 몇 달 뒤에는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원래 목소리가 변하는 경우가 있다고 수술 전에 목소리 검사도 하더라구요.)
덩어리 있는 건 먹을 수 없어서 소위 말하는 구강수술식(건더기 없는 죽, 요구르트, 아이스크림..나중에는 다 물려서 둘마트에서 단호박, 고구마 샐러드 사다 먹었습니다)을 이주가량 섭취했습니다.
큰 수술은 아니고 수술 다음날부터 말하고 밥먹는 것 외의 일상생활은 가능한 정도이지만, 밤에 진통제를 안 먹으면 자다 깨는 정도의 통증이 지속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편도선 수술의 진정한 고통은 짬뽕과 삼겹살과 떡볶이 기타 등등을 최소2주간 먹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수술 설명 들으면서 일반식은 3주 이후부터 하라고 들었는데, 솔직히 2주 뒤부터는 끙끙거리면서 미역국이나 오뎅 같은 걸 먹었던 것 같습니다.
전에 닭뼈를 뜯다가 장치 떨어져서 오신 환자분에게 타박했던 제 자신을 반성했습니다....그 분은 치킨을 얼마나 먹고 싶었을까요.
3주에 접어드니 차차 통증도 나아지고, 지금은 수술한 지 석 달 정도 되었습니다.
수술 후에 변한 점을 짚어보자면 이렇습니다.
1. 잠자는 시간이 줄었습니다
- 수면의 질은 정량적으로 평가해보지는 못했는데, 수면시간이 30분~1시간 정도 줄었습니다. 인생의 보너스를 받은 기분입니다.
2. 코를 안 곤다
- 고 합니다(수술 전에는 10일 중 7~8일 정도 코를 골았다고 합니다)
3. 입냄새가 안 난다(!)
- 수술 한참 후에 남편이 고백하더라구요. 사실 가끔 입냄새가 났는데 양치질 하고도 났었다 그런데 수술후에는 안 나는구나.....
설마 직업이 치과의사인데 양치질을 못 해서 입냄새가 나는 건 아닐테고...
원장님이 '편도 결석'이 많이 나왔다고 하던데, 이것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편도 결석은 치석과 발생 기전이 똑같은데(음식물과 세균 찌꺼기에 타액의 칼슘이 침착되어 덩어리가 되는 것)치석은 양치질을 잘 하면 안 생기지만 편도는 양치질이 안 되니까요.
근본적으로는 결석이 달라붙을 편도를 없애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편도 결석이 많다는 건 저도 몰랐습니다.
4. 환절기마다 붓던 편도선염에서 (아마도)해방될 것이다.
코골이가 있는 모든 분이 편도절제술이 해답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저희 남편도 코를 고는데, 편도는 없고 아래턱이 작습니다.
그러니 정확한 진단은, 이비인후과 선생님의 상담과 수면다원검사를 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러나 저와 비슷한 상황이었던 분이 계시다면, 참고해 보시고 한 번쯤 고려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좋은 걸 왜 서른 중반이나 되어서 했는지 좀 아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남편이 알이 없어졌다고 편도고X라고 놀리지만, 어찌되었든 너무 좋습니다.
아 그리고 수술비는, 입원비 합쳐서 50만원 정도 나왔습니다. 실비보험 됩니다.
본인이 수술 적응증이시라면,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술 끝나고 나니 주위사람들이 코골이 소리가 70% 정도 작아졌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수술 후 의사가 주는 약 먹으니 물만 마셔도 혀가 매워서 진짜 고생했었습니다.
그렇게 2주간 고생하다가 생각난게.. 아;; 아프면 진통제 먹으라고 했었지..
처음 일주일은 잠도 거의 못 잘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물론 수술 받고 지금은 좋지만, 다시 하라면 할 지 안할지 고민될 정도의 고통이었어요.
수면시간이 줄어든 게 컸어요.
한가지 빼먹은 편도제거수술의 장점(?)이 빠진거같은데..... 집중 다이어트에 이만한게있을까 싶네요 ㅎㅎㅎ 먹진못하는데 목에생긴염증으로 몸에열도많고 저는 62키로 멸치였는데 십일간 8키로정도 빠진거같아요 친구가못알아봣음 ㅎㅎㅎㅎ 참고로 과거에 교정도했지만 교정기따윈 저의 식욕을 어찌하지못했습니다만 편도수술후 음식먹기의고통은 끔찍해요 그리고 저는 미각변화까지와서(단맛이안나요 아이스크림먹어도 씀...이건 수술하고 2주있다 발생해서 3주가량유지되고 사라짐 ) 진짜 입맛없는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뼈저리게느꼈어요
사진부터 보고 글 읽다가, 남성분이신데 구강주변이 참 곱네~ 하며 보다가 빵터졌습니다 ㅋ
전 우측 편도에 결석이 자주 생기는데... 셀프로 제거하다보면 아 나두 절제하러 갈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ㅠㅠ..... 고생하셨어요~
덴포토에도 올려볼까 생각중입니다.
그와중에 제 고운 수염을 봐주시다니 감사합니다(엄마가 항상 제모하라고 했었는데 안 했더니 이런 수모를 겪는군요....또르르)
글이 워낙 재밌어서 댓글 달았는데, 괜한 실례를 범한듯한 ㅠㅠ 그런 의도가 아입니다!
그나저나, 재작년에 편도염으로 하루 죽다 살아나서, 더욱 편도절제술에 관심이 있었는데... 전신마취라니 무섭긴 합니다.................. 겁이 많아서요...
저도 전신마취에서 좀 꺼려지기는 했는데, 아시다시피 맨정신으로 수술받을 수 있는 부위가 아니니까요. 솔직히 구역반사만 아니면 병원에 있는 보비 가져다가 제가 지져도 될 듯...;;
어렸을때는 무서워서 못했고, 커서는 어른은 안해도 된다는 편견이 있어서 안하다가
자주 가는 병원 이비인후과 선생님이 앞으로 적어도 50년은 더 살텐데 큰병원가서 수술 하라고 권유를 해 주셔서 했네요 ㅎㅎ
편도 수술 후에 깜짝 놀란게 편소수술 후 고통이 편도선염 심하게 앓을 때랑 비슷한 통증이더라고요.
살을 잘라낸것 같은 통증을 매년 앓았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수술 전에는 1년에 한두번은 꼭 편도선염을 심하게 앓았는데 삶의 질도 많이 올라갔고요.,
요 글을 보니 편도결석때문에도 스트레스 많이 받았었는데...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만 전 기대했던 목이 덜 붓거나 열나는 증상은 그다지 달라진건 없고 오히려 한쪽 목에 이상한 이물감이 생겼습니다
초반에는 금방 괜찮아 질거라고 하셨는데 몇년이 지나도 그대로이고 이것때문에 약도 몇달을 먹어봤는데 효과가 없었습니다
재수술 방법도 있다고는 하시는데 전신마취에 대한 부담감과 재수술로 좋아질수 있냐는 확신이 없기에 수술을 얘기하신 의사분도 "하고싶지 않다" 라고 하셨고 다른 병원에서도 만류하는 상태입니다
수술은 빅5 대학병원에서 했고 나중에 들었지만 수술후 감각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아직 그게 원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의사분들은 간단한 수술이라고는 하지만 전신마취와 여러 부작용이 생길수도 있는 수술이라 수술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한번 생각해 보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약간 긴장한다고 할까요 살짝 힘을주면 님처럼 되요
컨디션이 조금만 안좋아져도 붓던 편도선이 없어지니...
내가 컨디션이 안좋은지 판단이 안됩니다....?!
일단 계절이 변할때마다 앓는 편도선염이 없으니 세상 편하더군요..감기걸려도 목이 안아파요...
개굴님 글보고 다시 사진올려봤습니다.
저도 코많이 골고 고민되네요!
좋은 사용기 감사합니다
전 고등학교 졸업하고 했는데.. 그 이후로 고음 내거나 감기 걸리면 목에 약간 세로로 통증이 있는듯 해요...
거의 매년 고열로 일주일정도 뻗었던터라 큰맘먹고 수술했습니다. 어릴때부터 남자가 약골이란 소리 많이 들었는데. 이유가 조금만 피곤하면 편도염때문에 열이나고 몸살기가 돌아 진짜 몸이 허약해서 그런줄 알았네여 제거 후
약3주 정도 고통이 따릅니다. 이수술의 유일한 단점이 고통입니다. 다여트는 덤이구여 ㅋㅋ
가끔 피곤하면 편도있던 자리에서 붓기가 살짝 느껴지곤 하는데 열이 날정도로 삼하지 않아 수술후 일년 좀 넘었는데 감기한번 안걸렸네요.
평소 고열의 몸살감기 잘걸리시는분들 강추합니다.
이제 ENT 현직 분들이 댓글 다실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