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제 블로그에 올렸던 것 클리앙 대화체로 조금 수정해서 올려요..
제 계획으로는 나중 [연애] 파트 때 잠깐 썰 풀어보려고 한건데
마침 아랫글에 헤어진 여친 분이 생각나 힘들다는 글이 있길래요..
도움이 될지 모르겠네요. 하찮은 놈인지라..
무튼 썰 풀어볼게요.
올해가 2012년이니 벌써 5년도 더 된 이야기네요 ㅎ
연애를 한 스무 번 정도 했는데..
그 중에 두 세명정도.. 정말 강렬하게 좋아했던 여자들이 있었어요. 이건 그 분들중 한명을 잡을 때 했던 방법입니다.
여자가 감이 있다고들 하는데 남자도 감이 있어요.
이 여자가 식었구나, 혹은 다른 남자에게 마음이 갔구나..지금은 못 잡는거구나 하는..
사실 연애의 자잘한 스킬은, 마치 건강 보조식품처럼 평소에 시간을 두고 사용해야 하는것이지,
위급한 상황에서는 별로 약발을 안 받아요 ^^ 긴급약품이 아니란 말이죠.
다른 남자에게 마음이 갔는데 밀당이고 언변이고 뭐고 안먹히는거죠.
'연애를 20번 넘게 해봤다는 놈이 다른 남자에게 마음이 가게 만들어?'
라든지 '연애를 그렇게 해봤다는 놈이 그런 여자한테 매달리나?'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오히려 연애를 많이 해보신 분들은 이해하실겁니다. 살면서 꼭 몇 번은 "임자"를 만나죠 ㅎㅎ
딱히 "이게 감히 날 버리고 다른 남자를 좋아해?" 라는 것에 강하게 반발의지가 생긴 것도 아니었고,
그 여자분을 너무 좋아해 서툴게 굴어서 그분이 다른 남자에게 마음이 간 것도 아니었습니다.
늘 그렇듯 물 흐르듯 연애하고 있었고, 무난한 관계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20대 초반엔 여자를 많이 외롭게 하고 힘들게 하는 타입이었어서, (그런게 연애 잘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여자분들이 집착도 많이 하고 제 앞에서 운 적도 많았습니다. 집착받는게 한편으로는 싫으면서도, 사랑받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군에 다녀오고 몇번의 연애를 하면서 상대방을 괴롭히는건 사랑이 아니구나 하고 느꼈고,
그렇게나 괴롭혔는데 '이상하게 너만은 못 잊겠다'며 연락해와 제 연애방법에 대한 합리화의 재료가 되어주던 녀석들도 어느순간 전부 마음좋고 진중한 남자를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살더군요.
마치 '여자가 울고불고 난리칠수록 많이 좋아하는게 아니다' 라고 제게 말하는 것처럼.. ㅎ
그 얘길 하자면 길고, 암튼 그래서 여차저차 잘 만났습니다.
어느날 그 여자분이 이별을 고하더군요. 딱히 이유를 말하진 않았지만
'이건 일종의 불가항력이다. 내가 어찌해 볼 수 있는 영역의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자가 서운한 마음에 헤어지자고 하는 것과 굳은 결심으로 헤어지자고 하는것은 그 눈빛의 무게부터 다르잖아요.
보내주었습니다.
그래도 괜찮을 줄 알았거든요. 이상하게 마음 한 구석이 찜찜했지만..
그런데 그 마음 한구석의 찜찜함이 점점 저를 잠식해오더군요.
몇주가 지났을 무렵 '잡아야 한다' 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유도 설명할 수 없었어요.
소위 말하는 '스탯'으로 보자면,그정도 여자는 당장에도 주위에 몇몇 더 있었어요.
적당히 예쁜 외모에, 좋은 학교, 무난한 가정환경, 선한 성격. 그야말로 "무난함"의 대명사 ㅎㅎ
그러나 동 '스탯'의 여성들이 절대로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이런 스탯을 찍는 선수는 또 있을 수 있지만 누구도 다시는 내 마음의 영웅은 되지 못할거에요 ㅠㅠ "뭐 이랬던 마이클조던이 은퇴할 때 심정이랄까.. ^^;;;
한 친구는, 함께 술을 마시다 제가 분명 가볍게 "여차저차 해서 헤어졌어" 라고 웃으며 이야길 했는데도
"너같은 애가 왜 그런 평범한 애때문에 속상해하냐?" 라고 면박을 주길래
"어..?? 아니 그냥 그렇다고.." 라고 했더니 자기 눈엔 보인답니다. 못 잊어하는게.
제가 언제 자기한테 여자랑 헤어진거 이야기하고 그런 적 있냐면서.
가끔 애인이랑 헤어지고 마음 허할 때 연락하는 거 알았지만 한번도 '여자랑 헤어졌으니' 위로좀 해달라고 명시한 적 없었잖냐고 제가 묵시적인 룰을 깨버린거라며 화를 내더군요. 좀 미안했습니다. 그동안도 그럴때마다 다 알고 만나줬구나..
그동안도 싸이나 뭐 이런데 금방 티 나니까 모르는게 더 이상했죠. 나름 친하게 지내는 녀석인데.
사실 저도 알고 지내는 여자애가 남자랑 헤어지고 홧김에, 위로받을겸 제게 연락오는 거 싫어하거든요.
"내가 그런 별볼일 없는 애들 꿩대신 닭 노릇이나 해야겠냐? 허한 마음은 당사자한테 가서 풀어" 뭐 이런 맘이었는데
그녀석도 나름 편하게 만나던 친구임에도 여자인지라 제게 그런 마음이 있었나봐요.
그동안은 알고도 모른척 해줬는데, 제 입으로 말하니 기분 나쁘다더군요. 무슨 맘인지는 대강 알 수 있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이 들어 정중히 사과를 했더니, '니가 뭐 알아서 잘 하겠지만 혹시 준비도 없이 갑자기 혼자가 된게 어색한건지 그여자를 못잊는건지 헷갈리면 연락해. 놀아줄께' 라고 하더군요. 고마웠어요. 당연히 미안해서 연락은 못했지만..
뭐 이별에 힘들지 않은 사람 어딨겠습니까. 다만 남들보단 많이 겪어봤으니 조금만 버티면 곧 편안한 시간이 온다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죠.
그런데 친구 녀석의 말을 듣고는 가닥이 잡혔습니다. 확신이 선 거죠.
꾸역꾸역 참아서 잊어야할 사람이 아니다. 되찾아야 할 사람이다. 이렇게.
별거 없지만 제가 택했던 방법은 기다림이었습니다.
'단 한번은 분명히 연락이 온다' 는 것을 믿고 무작정 기다렸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잡아야 한다'는 마음이 든 직후로
술은 한잔도 입에 대지 않았습니다. 이성 친구들도 만나지 않았구요.
흔들릴까봐서요. 마음이 더 허해지는 것도 싫었구요. 흔들리다보면 술김에 전화할수도 있고
그건 분명 최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여자든간에 헤어진 후 한 번 쯤은 연락이 옵니다. 미련이 남아서건, 추억에 젖어서건..
어찌되었던 간에 그렇게 전화를 건 여자는, 최소한의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다는 거죠.
나름의 용기도 필요했을 것이고, 저에게 나쁜 온전히 마음만은 아닐 때이자 무언가 아련한 감정이 들 때.
그게 여자가 헤어지고 나서 다시 전화를 걸 때죠. 경험상 욕하려고 다시 전화하는 여자는 없습니다.
자존심이 허락치 않는 일이거든요. 너때매 힘들었다면서 혹은 힘들다면서 옛 애인에게 화내는 것은.. 미우면 전화 못합니다. 최소한 애증이라면 모를까..
아무튼 보통 그런 나쁜 종류의 감정이 없어질 때 쯤 전화가 옵니다.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년이 지나서도.
반면 술에 취해 감정에 못 이겨 남자가 먼저 전화를 걸게 되면, 여자는 감정의 정리나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감정도 못 가누는 취객의 전화를 받게 되는거죠.
아무튼 그래서 술 안마셨습니다. 친구들 만나는 것도 중요한 경조사 아니면 자제했어요.
시끌벅적하게 놀면 위로가 되는것 같아도 돌아서서 집에 오는 길은 더 쓸쓸하거든요.
단 한순간도 감정이 이성을 위협하지 않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영화도 액션이나 히어로 무비 아니면 안 봤습니다. ㅎ
생각보다 금방 전화가 오더군요. 네 달쯤 지났을까
새 남자에게 데여서 전화를 한 것이건 싸우고 홧김에 한 것이건 상관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넉달동안 전화가 오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 그것만 고민했습니다.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고,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하자, 친구로 지내도 상관없다고 말하자
부담을 느껴 멀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런데 그 길다고 할 수 없는 넉달에도 제가 많이 지쳤던지, 표시된 번호를 보고 가슴이 콩닥콩닥 뛰다가,
전화기 너머로 목소리가 들려오자 마자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준비해뒀던 말은커녕.. 눈물만.. 이쁘게 똑똑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말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꺽꺽 대면서.. ^^;;;
왜 그렇게 우냐고 하더군요.
정말 펑펑 울면서 말했습니다. 너무 보고싶어서 그랬다고 너무 보고싶어서 죽는줄 알았다고.
친구한테 맞고 온 아이가 엄마한테 서럽게 하소연하듯이 엉엉 울며 꾸역꾸역 말했습니다.
대수롭지 않은 듯 '그럼 이따 잠깐 만날까?' 라는 대답을 듣고,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나갈 준비를 하다 보니,
감정이 가라앉으면서 "망했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연애에는 진심도, 기술도 모두 필요하다고 믿는 편이었는데, 진심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일단 저는 제 카드 다 보여준 셈이었으니까요.
그녀는 제가 생각했던 '새 남자 이야기'에 피식 웃더니
"니가 불안하게 만드는게 싫었다 잘해주고 웃고 있지만 그럴수록 내가 느끼는 마음 한켠의 불안함이 싫었다" 라고 하더군요.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는 만큼 두려워져 많이 고민했다고.
(나도 모르게 그녀와 연애하면서도 은연중에 옛 버릇이..나왔었나봅니다)
"그래도 자꾸 생각이 나길래 혹시나 해서전화해봤는데
너무 의외의 반응이라서 놀랐다." 라고 하더군요.
만약 쿨한척 했으면 망했던거죠 ^^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 끝에 제가 얻은 결론은..
'기다림'과 '진심' 이었습니다.
p.s. 그 여자분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지금은 제 와이프... 라며 영화같은 엔딩이었다면 좋았겠지만,
결국 헤어지기는 했습니...다 ^^;;;;;
p.s.2 써놓고 보니 별 도움이 안되는 글 같기도 ^^;;;;;;;;;;;;;;;;;;;;;;;;;;
ㅋ
나중에 이렇게 수위 낮은 글들로 추려서 몇번 더 올려야겠네요 ^^
from ClienPad
이해가 쏙쏙 잘 되네요.
진심은 물론 안 통할때도 많죠.. ^^
제가 올리려고 했던 다른 글들은 조금 더 적나라하고 유치한 글들인데,
그럼에도 결국 사랑하고 행복하기 위한 핵심은 진심이다 뭐 이런 이야기로 맺고 싶었습니다.
다음에 다른 이야기 좀 더 해볼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짧은 영화한편을 본거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