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톺아보기

내 혀는 이미 널 맛본 혀

Oros ·

조회 4,033 · 공감 0 · 댓글 2

「100」  



고의는 없었어.
그저 숫자가 존재하지 않았을 때,
당신이 다가왔을 뿐.

그때 90을 넘기지 않았어야 했어.
당신은 나에게 100에 가깝게 주었지.

 

어디를 가도

나를 향한 눈빛은 사랑으로 가득 찼어.

 

넘쳐흘렀어.

그 시공간의 밀도가 100에 가까워질 때쯤,

블랙홀이 생겨나기 시작했어.

 

1이 되는 건

찰나의 일이었어.

어쩌면 0인지도 몰라.

 

모든 건 네 탓이야.

왜 나에게 100을 주었니.

 

네 고의는 없겠지.

그건 사실 중요치 않아.

내 혀는 이미 100을 맛본 혀, 그건 되돌릴 수 없어.

 

난 침을 흘리며 사건의 지평선을 벗어나려 해.

내 눈알은 1초에 100번을 구르고 있어.

 

문득 내 귀 안쪽에 흰 털이 툭 튀어나와 있는 걸 봤어.

대체 얼마의 시간이 흐른 건지 알지 못해.

 

쪼그라든 거뭇한 불알을 손에 쥔 채,

가부좌를 틀고 숨을 골라 봐.

 

이제 이곳을 벗어날 수 없단 걸 알아.

괜찮아.

 

실은 말이야,

난 네가 처음 다가오기 전에도 존재했거든.

 

괜찮아.

존재 그 자체엔 의미가 없는 걸.

그거면 충분해.







구조를 다양한 매체로 작업합니다.

글과 사진, 영상 그리고 설치까지.

아래 signature에 남겨두었습니다. 

댓글 2

  1. BlueX · · 공감 1
    무서워요.
  2. Youtube · · 공감 1
    댓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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