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톺아보기

도플갱어 진짜 있는 건지

오차원고양이 ·

조회 4,981 · 공감 1 · 댓글 31

베로니카.webp

얼마 전 외부 행사 준비를 위해 갔던 곳에서 낯선 여성 한 분이 저를 알아본 척했습니다.
한창 준비하던 저를 빤히 보더니 낯선 이름 하나 대며 오랜만이라고 했습니다.
생전 처음 듣는 이름이었습니다.


아니라고 설명해도 표정엔 여전히 의심이 남아 있었습니다.
결국 그분의 미안하다는 말로 끝났습니다.
큰시설 총괄매니저였고 저희는 대관해서 행사 진행 중이었으니 이상한 의도는 아니었을 겁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아닌 저를 목격했다는 얘기, 여러 번 들었습니다.
어디서 봤는데 모른 척하고 가더라는 얘기였습니다.
캐물으면 실루엣이거나 뒷모습, 옆모습, 스쳐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처럼 정면으로 마주 보며 확신에 찬 경우는 처음입니다.


세계 인구 83억, 한국만 5100만. 닮은 사람이야 있을 법하지만 몇 년에 한 번씩 이런 일을 겪습니다.
어딘가 저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 진짜 돌아다니는 걸까요.
아니면 지금 저는 멀티버스를 오가는데 저만 모르고 있는 걸까요.


오늘 유튜브를 통해 국내 작가 단편만화 한 편 봤습니다.
제목은 도플갱어. 벌레가 인간을 잡아먹고 그 모습과 기억까지 그대로 의태하는 세계. 연간 5~6건, 아주 드문 사고입니다.
그 사고를 겪은 모녀 이야기가 나옵니다.
딸이 의태벌레에게 잡아먹히고 그 벌레가 딸이 됩니다. 외모도, 기억도, 태도도 똑같은 그녀는 딸일까요, 벌레일까요.

도플갱어는 창작자들이 오래 사랑해온 소재라고 알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엔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이라는 영화를 야한 영화인 줄 알고 봤습니다.
폴란드와 프랑스, 국경 너머 사는 두 여자. 얼굴도 이름도 나이도 같고, 아버지와의 관계도,
약한 심장도, 음악적 재능마저 닮았습니다.
서로의 존재는 모른 채였습니다. 폴란드의 그녀는 무대 위에서 심장마비로 숨지고
프랑스의 그녀는 그 순간 이유 모를 슬픔에 잠깁니다.
이상하게 그날 이후로 이 소재를 볼 때마다 그 장면이 떠오릅니다.

세상 어딘가, 저와 닮은 누군가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댓글 31

  1. geoman · · 공감 1
    저도 그런 경우 많습니다. 흔하게 생겨서 그런가보더라고요. ㅎㅎ
  2. 오차원고양이 ·
    @geoman님 그런것 같기도 하네요. 군시절 분대장교육 갔을때 타부대에서 온 교육생 군인들이 제를 보는순간 두려웠다네요. 각기 다른 부대 출신들 여럿이 이구동성으로 싸이코 선임을 닮아서요.
    그런데 있어보니 전혀다른 성격이라서 안심했다고 했던 경험도 있어요.
  3. 수누 · · 공감 2
    사실 쥐요괴가 손톱먹고 변신한겁니다.
  4. 오차원고양이 ·
    @수누님 요즘 들쥐때문에요. 제가 손발톰을 변기에 버리는 버릇이 있는데 그런걸지도요 :)
  5. 블루바다 · · 공감 1
    한번 물어보세요? 어디서 만났던 사람인지?
  6. 오차원고양이 ·
    @블루바다님 그 분은, 이전 직장 동료를 닮았다고 하시더군요. 오래봤을텐데.
    제가 그렇게 닮았냐니까 그렇다고 하시더군요.
  7. 보리 · · 공감 1
    저도 그런 적 있어요.
    아버지...젊은 날에...딴 짓? ㅎ
  8. 오차원고양이 ·
    @보리님 내가 모르는 형제자매가 있을 수도 있을까요. 역사속에서도 닯은꼴이 나오는 것보면 얼굴로 표현되는 커스터마이징 값이 정해져있나봐요. 혹시 지금 세상이 시뮬레이션이라는 증거일까요.
  9. 오차원고양이 · · 공감 1
    @OLIVER님 얼굴은 확실히 다른데 스타일이 같네요.
    사람은 귀모양과 배치로 1차로 구분할 수 있고다더군요.
    부부가 나이들면 닮는것이 음식을 비슷하게 먹으면서 눈코입에 배열 비율이 비슷해지면서
    닯는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 있습니다.
  10. OLIVER · · 공감 1
    @오차원고양이님 저렇게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눈썰미가 없는 사람조차도 쉽게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겠지만, 장소나 시차를 많이 두고 따로따로 본다면 구별을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ㅎㅎ
  11. Doctorwho666 · · 공감 1
    맞아요요즘 도플갱어들이 가끔 보이는것 같습니다.
  12. 오차원고양이 ·
    @Doctorwho666님 다행이 해외에서 까지는 닮은 사람이 있다는 말을 못 들었어요. 연예인 짤보면 오해할만한 해외에서 닮은 도플갱어급도 있다니 놀랍기는해요.
  13. 03ang · · 공감 1
    혹시 손톱,발톱 깎고 아무데나 버린적 있으신가요..
  14. 오차원고양이 ·
    @03ang님 변기에 계속 버려왔어요. 설마~
  15. live@wire · · 공감 1
    저 예전에 지하철에서 직원에게 표살 때,
    직원이 저보고 "너, 왜 여기서 이러고 있냐?" 라고 해서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저의 항변에 본인께서 아닌가라고 하셨기에 더 자세한 사정은 묻지 않았지만 누굴 헷갈려 하는지 궁금하긴 하더군요.
  16. 오차원고양이 ·
    @live@wire님 비슷한 경험이 있는 분들이 적지 않는 것 같으시네요.
  17. 오차원고양이 ·
    @이제고만님 확실히 닮아보이기는 하네요.
  18. ramblingrose · · 공감 1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은근 많으니까 그룹으로 묶어서 분석한 관상이라는 점술도 있는 거겠죠
  19. 오차원고양이 ·
    @ramblingrose님 사람이 닮아도, 저는 얼굴 근육 움직임이나 표정까지는 닮기 어려울 것 같은데, 앞에서 뻔히 이야기하는데도 닮았다고 하는 것보면 인상이 비슷한 수준 이상도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20. 김메달리스트 · · 공감 1
    요즘 머리스타일(20대 손흥민 머리 or 3,40대 퍼머), 뿔테안경, 검은색 ROK ARMY 티셔츠처럼 뭔가 규격화된 패션이 많이서 더 그렇게 느낄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21. 오차원고양이 · · 공감 1
    @김메달리스트님 10년 넘게 항상 일관되게 입고 다녀서, 요즘 스타일로는 입고입지 않아서 그렇게 보였을지도 모르겠네요. 과거에 알던 이었을테니...얼굴 가까이보고도 그렇게 의아해하니 신기해서요.
  22. 거울은보고다니니 · · 공감 4
    댓글 이미지
    예전엔 강남정도였었는데 왠만한 곳에서 많이 봐요. 일본, 중국에서도 자주 만납니다.
  23. 오차원고양이 ·
    @거울은보고다니니님 의란성 쌍둥이과 메이크업적 쌍둥이는 많을 수 있지만, 저는 50대의 아재고 수술은 주로 뱃속에 기관을 제거하는 것만 해봐서요.
  24. 밤에어둠 · · 공감 1
    나와 닮은 그사람 나와 얼마나 가까이 있어 그사람을 아는사람이 내 생활 방경에서 얼마나 만날 경우가 발생 하냐의 차이 겠지요.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트윈스터즈 라는 다큐?영화도 생각나네요.
  25. 오차원고양이 ·
    @밤에어둠님 그 다큐는 봤어요. 입양아 이야기인데,
    저는 반대로 부모들이 사주팔자가 나쁘다고 어릴적 입양보내려고 했던 적은 있어서요.
    지금도 생각해보면 친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끔합니다.
    그럼 제 쌍둥이가 존재할 가능성도 열어두어야겠네요.
  26. LeChatNoir · · 공감 1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은 비디오 대여점에서 빨간 딱지 붙은 곳에 진열되어 있었어요. 제목때문이었겠죠 ㅎㅎ
  27. 오차원고양이 ·
    @LeChatNoir님 정은임 FM영화음악에서 정성일씨가 소개해주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름은 왠지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기는 합니다. 의도적 흥행목적이 아닌 원재를 그대로 번역한건데 말이죠.
  28. M_Power · · 공감 1
    얼굴이 닮으면 심지어 목소리도 비슷하죠
  29. 오차원고양이 ·
    @M_Power님 성대수술로 목소리도 바꾸는 것보면 가능이 높은 말씀인 것 같아요.
    게임처럼 캐릭터 커마가 되다되다 수학적으로 발생하는 비슷한 외형이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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