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기사를 읽다 보면, 파업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귀족노조", "돈에 눈이 멀었다"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감정적으로는 일정부분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지만, 사실관계를 조금만 따져보면 이 프레임이 상당히 허술합니다.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는 아니지만, 노동자의 한 사람으로서 노조가 부당한 프레임에 걸린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한자 적어봅니다.
사측 논리의 모순
사측의 대표 논리는 "호황일 때 이익을 축적해야 불황에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입니다. 신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올해 1분기 57조원 사상 최대 실적을 찍고 실제로 한 일은 DX 부문 희망퇴직 위로금 인상과 대상 연령 하향이었습니다. 미래 투자 확대가 아니라 인건비 총량 축소였죠. "한 가족"이라면서 가족을 내보내는 데 돈을 쓰는 셈입니다.
이 논리의 본질적 문제는, 어떤 상황에서든 결론이 같다는 점입니다. 호황이면 "축적해야 한다", 불황이면 "어려우니 못 준다."
"우연한 외부요인"이라는 비대칭
사측은 이번 호황을 "우연한 외부요인"이라는 뉘앙스로 성과급 억제를 정당화합니다. 그렇다면 그 외부요인에 의한 초과이익을 사측이 전부 가져가는 건 정당할까요?
2023년 DS 부문이 15조원 적자를 냈을 때는 "우연한 외부요인이니 직원 탓이 아닙니다"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듬해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4차례에 걸쳐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이익은 "우연"이라 못 나누고, 손실이 나면 직원이 짊어지는 구조입니다.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판단을 실행에 옮겨 성과로 만드는 건 직원입니다.
주주 vs 노조 — 방향이 틀린 싸움
"420만 주주 배당 11조인데 직원이 45조를 요구한다"는 비교가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배당을 결정하는 건 노조가 아니라 이사회입니다. 협상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임직원이 15%를 받는다 해도 85%가 남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생각해볼 점이 있습니다. 임직원의 보상이 줄면 회사가 정말로 배당을 늘려줄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런 경영 판단의 실례는 찾기 어렵습니다. 주주와 노조를 싸우게 만들면 분배의 최종 결정권자만 빠지게 되겠죠.
"귀족노조" 프레임의 실체
평균연봉 1.5억이 누군가에게는 자극적으로 보이겠지만, CL4 연봉캡이 그보다 훨씬 작습니다.
1.5억은 임원이 포함된 평균의 함정이지요.
지금 노조의 핵심 요구는 "더 달라"가 아니라 "기준을 투명하게 하고 상한을 없애달라"입니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10%를 명문화했고, TSMC는 순이익 약 10%를 직원에게 돌립니다. 15%는 협상에서 높게 부르는 기본 과정이고, 실제로는 그보다 낮은 수준에서 합의가 되겠죠. 반도체 업계 평균을 맞춰달라는 것이 그리 무리한 요구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이건 삼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은 2026년 4월 기준 34%입니다. 이 나라 수출의 3분의 1을 만드는 사람들이 엔지니어와 생산직입니다.
그런데 2025학년도 자연계열 정시에서 상위 1% 학생의 76.9%가 의대를 선택했습니다. 이공계 인력의 학위 취득 10년 후 국내 평균 연봉은 9,740만원이고, 국내 의사 평균은 3억원이라고 합니다. 향후 5년간 신기술 분야 인재 최소 58만 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미 나와 있고요.
수출의 3분의 1을 책임지는 산업의 종사자가 투명한 보상 기준조차 없이 "우연한 외부요인" 소리를 듣고 있으면, 우수한 인재가 이 길을 선택할 이유가 없습니다. "귀족노조"라는 프레임이 고착되면 인재는 의대로 가고, 기술 경쟁력은 중국에 밀리고, 수출은 다시 흔들릴 겁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우리 모두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영업이익의 15%라는 근거도 미약하고, 명문화 역시 그 근거가 미약합니다.
사측에서 이미 영업이익의 10%수준의 특별포상을 하겠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10%를 주는 명문화는 못한다는거고요.
과거에 호황기 이익을 적게 받았으니 사측을 못 믿겠다 하는데
올해는 제대로 다 받기로 한거니까, 초과이익 가지고 사측이 나중에 말바꿀 이유도 없는셈인데 명문화를 고집하는 이유가 이해가 안되기도 합니다.
제글에 TSMC 가 10% 명문화 했다고 적지 않았는데 뭔가 오해가 있으신것 같습니다.
명문화가 필요한 이유는 과거에 사측이 실제로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EVA 체제에서는 "다운턴 대비 적립"이라고 설명해놓고 실제로 호황기에도 성과급 0%를 통보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2024년 DS부문 OPI 지급률이 0%였는데, 같은 반도체 호황기에 SK하이닉스 직원들은 평균 1억 원 이상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EVA 산정 과정 자체가 비공개이다 보니 직원들은 왜 0%인지조차 검증할 방법이 없었고요.
"올해는 10% 수준 특별포상을 하겠다"는 건 결국 올해도 경영진 재량이라는 뜻입니다. 내년에 "상황이 달라졌다"고 하면 그만이에요. "말바꿀 이유가 없다"고 하시지만, 이미 말을 바꾼 전례가 있는 상대와의 협상에서 구두 약속만으로 만족하라는 건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
네 임단협은 매년 하지요. 큰 틀의 명문화가 되고 임단협때마다 서로 극단적인 소모전이 되지는 않기를 희망해봅니다.
제가 예전에 어느 연구소장님 이야기를 들었는데, "대기업 평생 다녀봐야 빚 없는 집 한 채 남는다"는 말이었습니다.
어느 한 업종의 이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때 다른 업종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겠죠. 그게 여론의 한 축일 거고요.
역설적으로 그러면 모든 업종의 엔지니어가 동일한 상한선을 가져야 할까요? 예를 들어 "엔지니어 연봉은 2억을 절대 넘으면 안 된다" 이렇게 정해버리면, 누가 자기를 갈아 넣어서 일을 하겠습니까.
실리콘밸리에는 수많은 업종이 흥하고 망합니다. 거기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두 잘되는 건 아니죠. 하지만 성공하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돌아온다는 기대가 있기에 그렇게 용광로처럼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거 아닐까요.
상한이 막혀 있는 사회에서는 그 열망 자체가 생기지 않습니다.
기준을 투명하게 해 달라 (O)
상한을 없애달라 (?) -> 이게 '더 달라' 와 같은 말 아닌가요??
더 달라고는 안했다. 상한을 없애달라
말장난 아닌가요 이건
상한 폐지가 결과적으로 "더 받겠다"는 뜻이 맞지요. 말장난이라는 지적도 공감합니다.
다만 상한이 왜 문제인지를 봐야 합니다. 현행 OPI 상한은 연봉의 50%입니다. 영업이익이 10조든 300조든 직원이 받을 수 있는 성과급의 천장은 같습니다. 회사가 10배를 더 벌어도 직원 보상은 그대로라는 거죠.
즉, 이 제도는 구조적으로 초과이익을 직원과 나누지 않기 위한 장치입니다. 아무리 성과를 내도 보상의 천장이 정해져 있다면, 누가 더 열심히 하려는 동기를 갖겠습니까.
"더 달라"가 아니라 "더 벌면 더 나눠달라"인 거고, 그게 부당한 요구인지는 각자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노사 싸움에 정부만 안끼면 됩니다.
삼성의 작전은 정부랑 노조가 싸우게 하는것 같거든요.
재래식 기레기를 이용해서요.
한국에서 어느 회사가 성과금 18억을 줄수있을려구여;;;
성과급 18억은 저도 찾아봐야 알겠지만 처음 들어봅니다. 저도 살짝 배가 아플라 그러네요 ㅎ
그리고 언론에서 이악물고 이야기 안하는게 있는데. 성과급이 대부분 40% 세금 구간에 걸릴겁니다.
법인세랑은 비교가 안되는 세율입니다. 항간에는 국민기업이니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 하는데 성과급 받았다 가정시에 18조가 세금으로 걷히게 됩니다. 어마어마한 돈이지요. 그 세금은 당연히 국민 복지 향상에 쓰이게 되겠지요.
최초 조합에서 20퍼 제시였고
원래 지급해주던 깜깜이 계산식 EVA 의한 15퍼 가까이 되니
20퍼는 과하다해서 조합에서 15퍼로 조정했습니다.
성과급이니 안줘도 된다 소리하실 분은 댓글 달지마세요
애초에 이직? 취업 시 성과급 언급하며 꼬십니다.
월급은 근로에 대한 대가이고
성과급은 초과달성에 대한 미끼입니다.
그간 사측이 쌓아놓은 언론 유착을 이길 수 없습니다.
삼바에서 유출된 문건을 보더라도 년간 수십억 규모입니다.
삼전은 그거보다 더 많고 더 뿌리 깊겠죠..
이전 1노조가 근로면제시간도 안나눠줘서
개인 연차, 개인 사비 써가며 활동해왔으니 조합원들
지지가 탄탄합니다.
이야기 드리고 싶은 뒷이야기가 더 많이 있지만
(사지TF, 서초딩, 바지사장, 재무쟁이, 복호두 등등)
이만 줄입니다. 어떻게든 이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