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저는 정경심 교수 재판부에 두 차례에 걸쳐 전문가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저 외에도 다른 여러 IT 전문가들도 함께 의견서를 제출했고요.
그리고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이것은 변호인측에서 일방적으로 제출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IT 증거에 입각한 변호인측 변론에 대해 검사측이 두서 없이 폄훼질을 하면서 재판부가 정리 취지에서 변호인측과 검사측 양쪽 모두에게 전문가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변호인측이 재판부의 요청에 따라 성실하게 전문가들을 섭외해서 의견서들을 준비해 제출하는 동안, 검사측은 '전문가 의견서'는 제출하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강 모 검사 명의의 '검사 의견서'들을 제출했습니다.
제가 2차 의견서를 쓰는 과정에서 검사측이 제출한 이 강 모 검사의 의견서들을 다 살펴보았기 때문에 아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검사 의견서'들은 온통 왜곡과 궤변의 뒤범벅이었습니다. 그 왜곡과 궤변에 대한 조목조목 반박들도 2차 의견서에 담겼습니다.
그런데, 오늘 선고에서는 이 변호인측 의견서들은 전혀 참조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 스스로 변호인 변론이 일리가 있다고 여겨 요청한 전문가 의견서들은, 판결에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판결문 전문이 나오지 않아 확실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요. 적어도 표창장 관련으로 의견서들을 한번 들추어보기라도 했더라면 나올 수 없었던 판결이었습니다. 변호인측 전문가 의견서들은, 속으로 무시하고 싶더라도 한번 언급이라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결정적인 내용들 투성이였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저는 전문 기술 관련 서술을 대체로 쉽게 설명하는 편입니다. 재판부에 제출하는 전문가 의견서들은 그 문서 자체로도 중요하고, 그 내용들이 강력한 무죄 근거들을 설명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더욱 심혈을 기울여 이해하기 쉽게 서술했습니다. 그것도 부족했는지, 변호인측에서 그 내용들을 풀어서 더욱더 쉽게 변호인 보충 의견서도 함께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진실의 노력이, 재판부에 의해 깡그리 무시되었습니다. 황망하고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다른 혐의들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도 어처구니가 없지만, 표창장 관련 전문가 의견서와 관련해서는 턱이 쑥 빠져 땅바닥에 굴러다닐 지경입니다.
제 의견서에서 거론한 총 11개 기술검토 사항들은, 그 중 단 하나만 대충 읽어보았더라도 유죄 판단을 내리기 힘든, 11개 항목 대부분이 무죄 근거로서 결정적인 내용들입니다. 당신들이 변호인에 요청한 전문가 의견서, 아주 잠깐이라도, 그중 일부라도, 대충 훑어서라도 읽어보신 거 맞나요?
임정엽 판사, 권성수 판사, 김선희 판사님들 보세요. 변호인단은 그냥 허수아비였습니까? 1년 넘게 진행해온 재판의 처음부터 끝까지, 검사들만 세워놓고 했던 쑈였나요? 당신들이 변호인측 증인들에게 노골적으로 드러내던 적개심이, 결국 이런 기괴한 선고를 내리기 위한 작심의 단계였던 건가요?
정의의 여신상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손에는 항상 저울을 들고 있습니다. 오늘 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판사는 그 저울에 오직 검사측 주장만을 올려 달아보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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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자기들이 전문가 의견서 내라고 해놓고 참고조차 안했군요.
검찰, 사법부 이토록 다 썩었는데 어떻게 뜯어 고쳐야 할지도 가늠이 안됩니다.
이런 판결을 내린거라 봅니다
적어도 '법'으로는 밥 벌어 먹지 못하게 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