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의 중요한 특징은 기존 일자리를 없애는 것입니다.
산업혁명을 통해 사람들의 노동력으로 돌아가던 일자리들이, 기술발전과 함께 기계, 로봇, 컴퓨터 등으로 대체되어 왔습니다.
그동안은, 산업혁명으로 줄어든 일자리보다, 산업혁명으로 생겨나는 새로운 일자리가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산업혁명의 시기에는 없어지는 직업에서 새로 생겨나는 직업으로 갈아타는 것이 필요했고, 앞으로 유망한 직종을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4차산업혁명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영역을 대체해나가기 시작합니다. 인공지능의 발달과 빅데이터의 결합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되던 고유의 영역까지 점차 확장해갑니다. 논리와 계산과 같은 영역 뿐 아니라 창의력, 창조성이 강조되는 영역(음악, 미술 등)까지 어디도 안전한 곳이 없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10년 후, 인공지능+빅데이터+로봇 보다 더 경쟁력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 직종이 얼마나 될까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는 것을 보면서부터 계속 저를 괴롭히는 화두입니다. 과연 우리 아이가 커서 수십년간 어떤 직업으로 이 사회에 기여하고 돈을 벌고 삶을 영위할 것인가? 그걸 위해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 하는 질문입니다.
이번 재난기본소득을 받게 되면서, 기본소득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일을 하지 않아도 주어지는 기본소득, 그게 떳떳한가? 무슨 명목으로 기본 소득을 받아야 하나? 그게 어떤 의미나 효과가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들입니다.
인문학(humanities, 사람에 대한 공부)의 오래된 다른 이름은 liberal arts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artes liberales'에서 유래된 이 말은 '자유시민을 위한 학문'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당시 자유시민은 노동을 하지 않아도 생계에 신경쓸 필요가 없는 귀족 계급이었겠죠. 모든 노동은 노예에게 맡기고, 노예가 아닌 자유인만이 할 수 있는 학문, 인문학-돈 되는가를 따지지 않는 학문을 하며 지낸 것입니다.
공학박사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니, 가방끈이 긴 편입니다. 공부할 때마다, 그게 돈이 되? 그걸로 먹고 살 수 있어? 류의 질문을 들어왔습니다.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공부보다 돈의, 돈에 의한, 돈을 위한 공부가 더 중요한 세상을 살아온 셈입니다.
다시 돌아가서, 산업혁명은 일자리를 없애면서 생산성은 더욱 상승시킵니다. 사회가 생산하는 잉여 생산물은 먹고 사는데 이미 충분합니다. 고대 그리스인 귀족이 노예에게 시키던 일을 우리는 이제 4차산업혁명의 주역-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등에 맡길 수 있게 되어갑니다. 인간의 노동력은 줄어들고 생산성은 높아져 더 많은 잉여생산물이 쏟아집니다. 이 잉여생산물의 분배에서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이 결정되겠죠. 그 방향에서 소수의 대귀족-다수의 천민을 만드느냐, 모든 인간을 귀족(생계를 위해 일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는)으로 만드느냐 하는 길이 나올 것입니다.
자본주의의 효율성을 보았고, 또한 자본주의의 천박함 또한 보아왔습니다. 더 많이 가지고 싶어하는 자와 적당히 만족하는 자가 섞여 있는 이 사회에서 획일화된 정답은 없을 것입니다. 발달된 기술로 인해 과거에 듣도 보도 못한 생산성을 기록하는 이 시대에, (기본소득과 같은 제도를 통해)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적어도 먹고 사는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그래서 돈이 되지 않는 공부를 해도 먹고 살 수 있는 자유인이 된다면, 그래도 인간이 인간다운 사회를 향한 한 발자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만약 4차 산업혁명이 많이 진행된다면 사람이 필요한 일자리는
1) 로봇을 쓰기에는 가성비가 좋지 않은 육체 노동
2) 선진국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 복지 차원에서 제공되는 일자리
3) 후진국에서 돈이 없어 사람을 쓰는 경우
4)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데 로봇이나 인공지능에게 맡기기에는 사회적 합의가 안된 경우
등에 한정될 거라고 봅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기본 소득으로 생할을 유지할 겁니다.
인구는 줄지 늘지 감이 안 오는군요.
지원해주는 만큼 해당 물가는 냉큼 올라가버러서 의미없어지는 경우들을 보곤 해서요.
때문에 금액을 지원하는 것 보다는 통신비, 대중교통비, 임대주택 등등에 대한 국가 운영 분량을 늘려나가는 게 더 적절하잖나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미래 대부분의 일자리를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하게 되었을때 그리고 주관적이나마 예측대로 기본소득 시스템이 자리 잡게 되면 각 기업의 역할은 하나의 국가가 대기업화 되고, 국가 소속 기업들은 국가단위로 움직이리라 생각됩니다.
또 전 세계 사람들은 각 국가 브랜드(국가 이미지, 제품 디자인과 품질)을 고려해 각 기본소득 + 부가 경제활동 소득을 소비 할 대상을 고르는거죠,
이 모습은 이번 코로나 대응에서 정부 주도 하에 국내 모든 마스크 생산 업체가 민관협력의 형태로 운영된 모습에서 미리보기 가능합니다. (품질 기준, 생산 공급 제어 등...)
이러한 시기가 오게 되면 노동과 생산력의 가치는 개개인에게는 작아지게 되고,
각자 가치관에 따른 소비의 가치가 크게 오를 것 같습니다.
소비재가 시장경제에서 공정하게 활동하는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하였는가, 수익금에 대한 사회 환원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와 같은
지금도 존재하는 개개인의 소비기준에 있어 단순히 제품 그 자체의 품질과 디자인이 아닌 제 3의 소비 기준이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는것이죠.
또 그 소비활동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관이 모여 좋은 기업에는 성장을, 나쁜 기업에는 쇠락을 부여하게 되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어 문명이 발전하고 또 각자가 인류 문명 자체에 기여하는 형태의 진정한 글로벌 시대가 도래하리라 봅니다.
기본소득.. 이말은 사실 경제적 용어이기 전에 철학적 정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도 변화의 길목에 좋은 정책과 지도자를 가진다면 인류 역사에 새바람을 맞이할 수도...
위 문장이 가장 섬뜩하네요. 결국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텐데 국가마다 다른 선택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디지털세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힘겨루기도 조만간 닥칠 현실이구요. 시장이 돌아가는 근본이 소비라고 봤을때 소비할 주체가 소득이 없다면 기업도 유지되기 힘들다고 봅니다. 그래서 기본소득은 어떤 식으로든 생겨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