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런 이야기를 익명으로 할 수 밖에 없는 저의 비겁함에 대해 용서를 구합니다. 지금은 가정을 꾸려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데다가, 저희 부모님과 남편은 제가 영화일을 하던 시절에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다 정도로만 알고 있지 자세한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저의 신원이 밝혀질 경우 가족들과 제가 다시 상처받게될 것이 두려워 부득이 익명으로 고백합니다. 따라서 신원을 추측할 수 있을 만한 일부 디테일에 있어서 모호하게 서술하고 넘어갈 수 있음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점에서 요즘 실명으로 폭로에 나서신 피해자분들은 정말 엄청난 용기를 낸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제 신원을 밝히면 상대의 신원이 노출될 위험이 큽니다. 이 글은 누군가를 공개 저격하기 위함이 아니고 사법절차를 진행할 계획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해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기억이나 해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 역시 보호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그의 신원이 추측될만한 디테일도 최대한 생략하였음을 밝힙니다.
그러면 한 사람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할 수도 있는 이런 익명의 고백을 왜 하느냐 싶을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왜, 어쩌다가 ‘어디가 모자란 것도 아닌’ 멀쩡한 여자가 ‘어- 어-‘하다가 당하게 되는지, 그리고 또라이도 아니고 파렴치한도 아닌 보통 사람이 어떻게 자기가 성폭력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도 못한 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가해를 하게 되는지 그 맥락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수직적 폐쇄적인 문화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싶습니다.
서검사의 고백을 시작으로 이어진 문학계, 연극계의 사례들을 본 후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쉬기가 어렵고 울화가 치밀어 며칠이나 밤잠을 설쳤습니다. 벌써 십년도 넘게 지난 일이라 괜찮아진줄로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봅니다.
200*년도에 저는 한 영화의 메인 스텝으로 a감독과 일을 하며, 낮에는 사무실에서 영화 작업을 하고 밤에는 잠자리를 해주는 생활을 촬영 중반쯤부터 후반 작업 중간까지 몇 달 정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존경하는 감독님이었습니다. 그 작품 이전에 다른 작품을 두 개나 함께 하면서 신뢰를 쌓기도 했었고요. 많은 부분 도제식으로 진행되는 영화일 특성상 a감독은 저에게 단순히 상사나 고용주가 아닌 스승이자 선배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세번째로 함께한 작품에서 이 문제가 생겼습니다.
시작은 이런 식이었습니다. 어느 날 작업이 밤 늦게 끝나고 다음 날 일찍 시작해야하는데, a감독이 자기 집은 멀고 저희 집은 가까우니 저희 집에서 자고 아침에 일찍 나가겠다고 하는 식이었죠.
당시 a감독은 처자식이 딸린 아저씨였고, 저는 20대 중반의 자취하는 여자였습니다.
아마 a감독은 ‘합의된 성관계’라고 믿었을 것입니다. 완력으로 저를 위협했던 것도 아니고 제가 순순히 자기 말을 따랐으니 저도 좋아서 그랬을거라 생각하겠지요.
근데 저는 그 ‘합의된 성관계’ 때문에 그후 정신과 치료를 5년이나 받았습니다.
a감독은 본인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자각이 없었을 것이기에 이제와서 제가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되고 억울하다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싫었으면 당시에 싫다고 말했어야지. 네 스스로 너희 집 문을 열어주고 들어오라고 해놓고선 이제와서 딴 소리냐. 성인 대 성인끼리 성관계를 한 건데 피해자 가해자가 어디 있느냐.’
맞습니다. 저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a감독을 고소하지 않았습니다. a감독의 입장을 이해했고 성인인 저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해서요.
‘싫으면 싫다고 했어야 했다.’
이것이 지난 수년간 저를 따라다니며 저를 괴롭혔던 생각입니다. 나는 왜 멍청하게 그 말을 못 했을까?
저는 오히려 저 자신이 이해가 안 되어서 그게 마음의 병이 되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병들어 썩어들어가는 지경이 되도록 왜 어느 시점에서 no라고 말하지 못했나. 도망치듯 영화계를 떠나기 전에 왜 a감독에게 ‘더 이상 그만'이라고 말하지 못했나 저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고 그래서 비참했고 자기 혐오에 빠졌습니다.
a감독은 제가 알기로는 요즘 폭로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파렴치한도 아니었습니다(요즘은 어떤지 모르겠고 당시에는요). 저 말고 다른 사람이 당했다는 얘길 들어본 적도 없었고, 오히려 제가 존경하는 감독님이었고 스승님이었죠. 아마 본인 스스로도 자기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누군가에게 성폭력을 행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도 안 해봤을 것입니다.
당시 저는 미성년자도 아니고, 20대 중반이면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는데 왜 바보같이 그랬을까요? 그 일 이후 몇 년 동안 병원에 다니고 약을 먹고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제가 No라고 말하지 못한 이유를 되짚어봤는데 몇 가지로 정리가 되더군요.
먼저, a감독의 관계가 변질되기 전에 두 작품을 함께 하며 상당 기간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에 오히려 어느 타이밍에 정색을 하고 no라고 해야하는지 결정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계속 듣고 있기 불편한,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이야기를 종종 하기도 했지만 매일 얼굴 보고 일해야하는 사이니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속으로 참고 농담처럼 웃고 넘겼습니다. 기존의 ‘좋은 관계’와 ‘좋은 분위기’를 내가 정색함으로 인해서 망치게 될까봐 참고 또 참다보니 결국 그 지경이 되도록 웃고 넘긴 내가 바보 멍청이라는 결과가 나오더군요.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자세히 캐물을 때? 그때 정색했어야 했나? 영화가 남녀관계에 대한 내용이다보니 ‘일 얘기'하는 건데 내가 예민하게 구는 건가 싶었습니다. 지방 로케에서 숙소를 잡아놓은 걸 보니 저는 감독 옆방이고 다른 스탭들은 멀찌감치 떨어진 다른 건물에 숙소를 잡아놓은 것도 찜찜했었는데, 그때도 구실이 있었습니다. 촬영 전후에 저랑 같이 회의해야할 게 있어서 그렇다는데... 그러면 회식자리에서 술에 취해 '오늘 갑자기 네가 여자로 보인다'고 했을 때? 다음 날 술 깨고 나서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멀쩡해져있는데 제가 정색하고 어제 불쾌했었다고 말하기도 그렇고... ‘너랑 한번 자면 안되냐’라고 물었을 때? 손 한번 잡아보라고 했을 때? 우리 집에서 자고 가겠다고 했을 때? 아니면 우리 집에 또 오겠다고 했을 때?
분명히 기분이 불쾌하고 마음 속에서는 이건 아니다 싶으면서도, 희안하게도 머리 속에서는 a감독의 입장을 변호하고 합리화해줬습니다. ‘a감독은 좋은 사람이고, 나를 키워주고 있는 고마운 어른이다. a감독이 나한테 해가 되는 일을 할 리가 없다',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데… 내가 예민한 건가…’ a감독의 행동이 불쾌하다는 저의 기분을 무시했고, 오히려 왜 a감독의 행동이 말이 되는지 그의 입장에서 합리화해주었습니다. 이는 분명히 저의 판단력이 손상된 탓입니다.
그러면 왜 판단력이 손상되어 no라고 말하지 못하느냐, 거기엔 다음과 같은 맥락이 숨어있습니다. 스탭을 구성하는 권한이 상당 부분 감독의 재량인데 기본적으로 벌써 세 작품째 저를 선택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이 있었고, 또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으로서 존경하고 있던 마음이 있었고 실제로 많이 배우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어른에게 예의바르고 공손한 것, 영화 선배로서 존경하는 것, 맡은 일을 열심히 한 것이 그 사람을 남자로 좋아해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닙니다. 만약 a감독이 그렇게 오해를 했다면 그건 제 잘못이 아닙니다. 그러면 제가 상사와 일할 때는 그런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일부러 싸가지 없이 굴어야 하나요?
또한 이전 작품들을 함께 했을 때 손발이 잘 맞았던 것과 달리, 그 영화를 하면서는 a감독이 저의 작업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계속 했던 일을 다시 하고, 또 다시 하면서 하루 종일 a감독에게 꾸중을 듣는 것 같은 분위기에서 일을 해야했고 저는 주눅이 들어서 a감독의 부당한 요구에 차마 no라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낮동안 잔뜩 예민해져서 신경질을 부리던 a감독은 저희 집에서 잠자리를 하고 나면 너무나도 상냥하게, 선심쓰듯이 “내일은 오후에 출근해도 돼”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마치 몸을 팔아서 부족한 수면을 구걸하는 것 같은 비참함과 잠자리를 해준 덕분에 내일은 a감독을 몇시간이라도 더 늦게 볼 수 있다는 안도감 사이에서 미쳐갔던 것 같습니다.
저는 a감독이 저를 괴롭히기 위해 일부러 제 작업에 트집을 잡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영화가 이전 영화들에 비해 예산이 큰 작품이었던 터라 a감독이 작품의 완성도와 흥행에 대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고 실제로 제가 작업한 내용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랬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혼나는 분위기에서 제가 a감독의 부당한 요구에 당당하게 ‘no’라고 말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또한 저는 고립되어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만류를 무릅쓰고 영화를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에 저를 곱게 키워주신 부모님께서 속상해하실 것을 생각하면 영화일 하면서 이런 힘든 일이 있다고 터놓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저의 파트 특성상 다른 스텝들과 마주치거나 함께 일할 필요가 없고 감독과 단 둘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 이 문제에 대해 다른 내부자들과 의논할 수 있는 기회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a감독에 대해 성폭력 쪽으로 나쁜 평판이 없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이런 고민과 괴로움을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았을 때 ‘쟤가 꼬리를 친거 아냐?’ 이런 시선과 소문이 두려워 다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습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도 바라는 게 있어서 응한 것이니 그것은 암묵적 동의라고요. 하지만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 자발적으로 몸 로비를 하는 것과, 부당한 불이익을 피하려 억지로 성관계에 응해야 하는 것 사이에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습니다.
또 사유리의 예를 들면서 두려워서 거절하지 못했다는 것은 핑계라고, 두려움은 욕심이라고 피해자의 책임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어불성설입니다. 저 역시 성관계를 전제로 섭외가 들어왔다면 사유리처럼 쉽게 거절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 영화 안하고 다른 영화 하면 되니까요. 특히 잘 모르는 사람인 경우 거절하기가 훨씬 더 쉽습니다. 하지만 이미 하고 있던 작품에서 문제가 생기고 관계가 틀어지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저는 a감독과 불편한 관계가 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에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감독에게 정색하고 no라고 하면 앞으로 일하면서 얼굴 계속 봐야하는데 불편해지지 않을까, 영화계가 좁은데 감독에게 찍히면 소문이 안 좋게 나서 다음 작품이 안 들어오면 어쩌나, 이 영화를 좋게 마무리짓지 못하면 내 커리어가 망가질 것이다…’ 이런 두려움, 이런 욕심이 그렇게 나쁜 것입니까? 사유리가 용감하게 거절한 것은 박수칠만 합니다. 용기는 가치있는 덕목이니까요. 하지만 모든 피해자들이 사유리처럼 용기있지 못했다고 해서 위계에 의한 성폭력 문제가 갑자기 피해자의 탓으로 둔갑되어서는 안됩니다.
영화/방송계에서 성상납을 통해 자리를 얻는 사례들은 공공연히 알려있습니다. 하지만 감독과 스탭이, 감독과 배우가 잠자리를 가졌다는 상황만으로는 그 상황의 맥락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몸 로비라면 하는 쪽과 받는 쪽 모두 처벌받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정당한 기회를 빼앗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위계에 의한 압력이라면 100% 윗사람의 책임입니다. 부당한 압력을 넣은 것은 감독인데 어째서 영화의 꿈을 키우는 스탭 혹은 배우가 졸지에 ‘거절하고 영화판을 떠나느냐 승락하고 남느냐’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합니까? 어쨌든 저는 결과적으로는 가장 병신같은 결말-부당한 압력에 굴복하고서도 결국엔 영화판을 떠나는-을 맞이하였지만요.
어쨌든 일단 이 작품이 끝날 때까지만 꾹 참자라고 결심하고 버텼습니다. 영화만 개봉하면 이 짓도 끝이다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개봉이 몇 달 연기되면서 저는 결국 저는 작품을 그만 두었습니다.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거든요. 저에게 그 영화를 그만둔다는 결정은 단순히 그 영화만을 그만둔다는 게 아니라 저의 꿈이었고 일이었던 영화를 포기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사실 a감독과 그 작품을 했던 기간의 디테일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마치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이 사건 전후로 해리가 생기는 것처럼요. 다만 당시의 고통과 불쾌함, 역겨움, 자기 비하와 혐오, 죄책감과 부적절감, 자괴감, 그리고 자살 사고 등 당시의 기분들은 십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다시 생생하게 살아나는 것이 놀랍습니다.
a감독에게 그만두겠다는 전화를 걸었을 때가 생각납니다. ‘더 이상 이 작품을 못하겠다, 이유는 묻지 말아달라, 내가 받았던 개런티를 돌려줘야한다면 시간을 2주 정도만 달라, 전세금 빼서 주겠다, 후임자를 찾으면 그와 연락해서 인수인계를 하겠다’ 라고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전화를 마지막으로 a감독과는 만난 적도 얘기한 적도 없습니다.
a감독이 악의를 가지고 제게 그리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악의가 없더라도, 보통의 착한 사람이더라도, 조그마한 힘이라도 권력이 있는 자리에 앉게 되면 자신의 행동을 살피고 조심해야 합니다. 이는 남녀를 떠나서 그리 해야합니다.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스승이 제자에게 성관계를 제안하면 그 제안을 받는 입장에서는 yes라고 해도 피해를 받고 no라고 해도 피해를 받습니다. 애초에 그런 부적절한 제안을 하지 않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자신의 아랫 사람을 대답하기 곤란한 지경에 몰아넣은 뒤, “왜 싫다고 하지 않았느냐"라고 묻지 마십시오.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은 애초에 하는 게 아닙니다.
인간도 동물이기에, 남녀 관계에 있어서 남자가 들이대고 여자는 이리저리 재보다가 승낙하거나 거절하거나 하는 mating game을 하는 것이 생리적으로 진화적으로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부하직원에게, 제자에게 들이대지 말고 또래에게,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에게, 비슷한 직급에게 들이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본인이 처자식이 딸린 유부남이면 그냥 애초에 다른 집안 여자들한테 들이대지 마십시오.
본인이 싱글인데 부하직원이 이성으로 너무 호감이 간다면, 술먹여서 모텔에 데려갈 궁리를 하지 마시고 회사 밖에서 만나보자고 제안을 하시되 거절해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을테니 편하게 대답하라고 하는 안전장치를 충분히 마련해주셔야 할 것입니다.
한때는 ‘어른들 말 잘 들어라’, ‘상냥하고 싹싹한 사람이 되어라’, ‘사회 나가면 일 열심히 해라’라고만 가르쳐주신 저희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고등학교 졸업 후 아빠와 결혼하여 평생 주부로 사셨습니다. 사회생활 경험이 없으셨기 때문에 사회 생활에서 마주칠 수 있는 이런 상황에 대해 전혀 모르십니다. 따라서 저에게 이런 경우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알려주지 못하셨죠.
저는 지금 딸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 아이도 성인이 되면 아마도 직업을 갖고 일을 하게될 텐데요, 저는 제 딸에게 어떻게 하라고 가르쳐야 할까요? 네가 믿던 어른이 어느날 갑자기 네가 여자로 보인다며 수작을 걸어오면 어떻게 대처하라고 가르쳐야 할까요?
미투 고백은 사실 성폭력이 포커스라기 보다는 위계에 의한 부당한 압력 행사가 핵심입니다. 그래서 저는 모 제주지검장의 행위는 정신병이고 그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요즘 폭로된 미투 사례들은 조현아 갑질과 오히려 더 비슷한 면이 많으며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시스템과 문화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사람이 선배가 되고 상사가 되고 감독이 되고 하다보니 점점 본인에게 쓴소리(그러면 안된다고) 해주는 사람이 없어지고 그러다보니 자기 주변 사람들이 자기를 참고 견뎌주고 있다는 것을 모른 채 왜곡된 현실 속에 살면서 자기 행동이 잘못된 것인줄도 모르는 채 자연스럽게 못된 짓을 저지르게 되는 것입니다.
저도 살면서 변태들 몇 번 만나봤습니다. 대부분 낯선 사람들이었고 일회적이어서 불쾌했지만 그 놈이 또라이고 그날 재수가 없었다 생각하고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일로 모든 남자가 다 잠재적 가해자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지금은 좋은 남자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계에 의한 성폭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과 문화의 문제라서 보통 사람도 자기가 모르는 사이에 가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문화를 바꿔야 합니다.
저는 미투 운동이 남녀 간에 편을 갈라 상대방을 잠재적 성폭력범이나 무고 꽃뱀으로 비난하면서 누가 더 피해자인지 경쟁하는 병림픽이 되길 바라지 않습니다. 그런데 요즘 모공을 보면 제발 어느 하나 무고 건만 터져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저는 무고 사건이 터져서 미투 운동이 힘을 잃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남성 피해자가 용감하게 나서주어서 미투 운동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는데에 힘을 보태주었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군대 내 성폭력은 전형적인 위계에 의한 성폭력입니다. 회사에서 여자 상사에게 당하는 성폭력, 여초 집단 내의 소수 남자로서 감내해왔던 성폭력이 많을 것입니다. 제가 연극영화과 입학식날 본 성폭력 장면의 충격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신고식이란 이름으로 신입생들을 소극장에 집합시켜 갑자기 의자에 등 붙이지 말고 똑바로 앉으라고 험악한 분위기을 조성해놓고 한명씩 무대 위로 올려 장기자랑을 시킵니다. 불 꺼진 객석 뒤에 앉은 선배들의 마음이 흡족해질 때까지 열심히 해야합니다. 그날 제가 본 장면은 남학우 두명을 무대 가운데 서로 등지게 세워놓고 딸딸이 치는 시늉을 하도록 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어둠속의 목소리로만 존재하는 선배들은 키득거렸습니다. 그 일은 복협(복학생 협의회)이라고 하는 선배들에 의해 주도되었는데 신입생은 목소리만으로 가해자가 누구인지 특정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저는 보는 것만으로도 충격을 받았는데 당사자인 두 남학생들의 수치심은 오죽했을까요?
미투는 성 대결이 아닙니다. 남성 피해자들이 세간의 시선과 오해, 가족이 받을 상처와 창피함을 감수하고 용감하게 나서줄 때에 한국에 만연한 상하 위계에 의한 부당한 요구를 참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조금이나마 변화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성폭력에 대한 폭로로 시작되었지만 미투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이는 한국의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남녀를 떠나서, 억지로 앉아있는 회식 자리에서 먼저 집에 간다고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 힘들게 말을 꺼냈지만 상사가 ‘에이, 왜그래~ 좀 더 있다 가’하면 다시 엉덩이 붙이고 앉을 수 밖에 없는 상황, 상사의 부당한 지시에 대해 참든지 퇴사하고 나가든지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위계에 의한 갑질과 인격 모독, 모두 같은 맥락입니다.
하비 와인스타인의 만행에 대한 증언이 많이 나왔습니다. 많은 증언들이 ‘나도 비슷하게 당했는데 강간 당하기 직전에 도망쳐 나왔다’ 입니다. 정말 성추행에서 끝났을까요? 저는 지금 국내에서 성추행 증언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많은 성폭행 피해자들이 성폭행이기에 말하지 못하고 숨어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저처럼 결혼해서 애낳고 가정을 꾸린 사람들이 지금와서 실명 까고 그때의 성폭력을 털어놓기가 쉬울까요?
맷데이먼은 나이 든 세대 사람들이 여자들 어깨나 엉덩이를 툭툭 치면서 친근감을 표시했던 옛날의 문화가 있는 것을 이해하고 단순한 희롱과 강간은 구분해야한다고 말했다가 엄청난 욕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맷 데이먼의 의견에 매우 공감합니다. 불쾌한 일을 랜덤하게 한 번 당한 것과 불쾌한 일을 일터에서 지속적으로 당한 것, 그리고 불쾌한 정도가 아니라 환청이 들리고 공황 발작이 올 정도로 트라우마를 받은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시대가 변했고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문화가 필요하며 그 과도기에 미투 운동이나 그에 대한 여러가지 논란들이 생기고 있는데 이는 위계에 의한 성폭력 문제를 공론화한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봅니다. 지금의 기준으로 소급적용하여 ‘그 정도가 무슨 성폭력이냐, 사회생활 하려면 그정도는 웃고 넘겨야지’라고 생각하시는 구 시대 분들을 모조리 범죄자로 몰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높은 자리에 계신 분들께서 시대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시고 이제부터라도 스스로 행동을 조심하려 노력하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혹시라도 a감독이 어떤 경로를 통해 이 글을 보게 되고 이게 혹시 본인 이야기가 아닌가 찔리는 기분이 든다면,
네, 당신 얘기 맞습니다.
용기가 없어 no라고 얘기하지 못했던 저의 과실과 책임 부분을 인정하기 때문에 제게 사과하실 필요 없습니다. 당신도 제가 싫어하는 줄 모르면서 그랬을 것입니다.
그런데 분명히 알려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제가 당신과 여러차례 잤지만 그 경험은 모두 너무너무 불쾌했고, 절대로 당신이 남자로 매력적이어서 같이 잤던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분명히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그 시간의 기억들을 다시 꺼내며 다시 상처가 싶어질까 걱정입니다.
너무나 차분하고 정리된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이제 마음에서 잘 떨쳐내시길 기원드립니다.
NO 라고 하지 못했던 기억이 저에게도 있습니다. 많은 부분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힘내시고 응원합니다.
a감독이 이런 글을 보기전에는 자신의 하는 짓이 상대를 얼마나 어렵게하는지 모를 수도 있겠네요. a감독은 꼭 이 글을 보게되어 앞으로의 처신을 고민하길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또 다른 피해자(좀 조심스러운 단어가 되겠네요) 가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상황에 닥쳐보지 않으면 모를 거라고 생각해요.
싫다고 하지 그랬느냐, 왜 반항을 못 했나. 이후엔 왜 제대로 대응을 못했나.
이미 너덜하게 상처입은 사람들을 두 번 죽이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작성자님의 그 이후 자책하며 아파하는 부분이 너무 안타깝네요. 본인의 잘못이 아니고, 잘못한 인간은 따로 있는데...
제 아주 좋은 연인이었던 여자친구도 끔찍한 일을 오랫동안 당해왔기에 그 심정 조금이나마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 공포, 당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라죠..
바깥에서 보면 참으로 어리석어 보이는 일이 안에서는 참으로 선명하리만치 이해가 가지요..
그 상처 오래 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훌훌 다 털어버리시길 바랍니다..
행복하십시오.
용기내서 써주신 글에 감사를 드립니다.
작성자님의 따님도, 제 조카도, 모든 아이들이 좀 더 살아가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야한다는 책임감이 강해지는 기분입니다.
With you.
쓰신 내용에 마음 깊이 공감합니다.
앞으로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그 a 감독이라는 분은 꼭 응분의 댓가를 치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글쓴분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유일한 치료일 수 있습니다.
또다른 피해자가 나와 그분을 저격했으면 좋겠네요
위로를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 힘내세요
그냥 사랑하는 사람끼리만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젠 행복만 남길 바랍니다.
저도 어제 나이많은 교수님과 선배님들 같이하는 동문 자리에서 불만 의견 표출했었는데 마칠때 표정들이 썩 좋지는 않더라구요. 젊은 사람들 의견 말해보라고 해서 하긴 했는데 의견의 차이를 좁히기보다는 오히려 저에 대한 생각만 안좋게 만든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여튼 처음부터 만족할 수 는 없을거라 생각됩니다. 한발 한발 나아가는거죠~
힘내세요~
그 뒤로는 미안하다, 나한테 이러면 안되지 않느냐, 집까지 찾아가겠다. 이런 연락이 오다가 협박을 하더라구요. '내가 영화계에 아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너 영화 일 못한다?' 보통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만날 수 없는 유형들입니다. 나는 협업을 하러 왔는데 갑자가 영화 인맥 자랑을 하는게 어이털렸습니다. 공과 사가 구별이 안되는.. 뭐 그런 느낌이였습니다. 도제 시스템의 폐해죠. '나 영화 하려고 하는 사람 아니다. 뭔 개소리냐' 라고 말했더니 그 뒤로는 연락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글을 읽다 보니 그때 생각이 떠올라서 '왜 거부하지 못했는가?'라는 자책을 했던 이유를 조금 알것 같더라구요. 영화 업계는 공보다는 사적 관계가 일을 하는데 더 큰 작용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여성이라면 이런 권력관계가 자신의 처지에 큰 작용을 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특히나 그 일을 지망하고 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으니까요. 저는 어쩌다가 영화 감독들하고 협업하게 된거라 욕하고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그런 관계에서는 어쩔 수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쩔수 없었던 일도 있는 겁니다. 어쩔 수 없었던 거죠.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어쩔 수 없게 만든 사람이 잘못입니다.
누구나 다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앞으로는 훌훌 떨고, 좋은일만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마음만이라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Vollago
용기있게 밝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당신은 약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잘못하지 않았습니다.
가족과 함께 행복한 인생이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지난 일로 인한 조금의 고통도 없이, 앞으로 늘 행복하시길요. 따님이 커서 사회인이 될때는 더 좋은 사회가 되어 있을겁니다.
그전 부터 계속 들이댄거 같은데.. 그런사람을 혼자 사는 집에 들였 을때 이미 예견된 일이었던거죠..
괜히 남자들이 젤 좋아하는 여자가 혼자 자취하는 여자란 말이 있는게 아니거든요..
제 글은 질타 하려는 의도가 절대 아닙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적은거구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 그리고 그렇게 했던 본인에 대한
자괴감 충분히 다 공감되고 이해 됩니다.
글 읽는 내내 너무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이 들어서 힘들었습니다.. ㅜ _ㅜ
본인이 선의라고 상대에게 입히는 상처가 합리화되는 것은 아니죠.
본인 생각만 맞다고 확신에 차서 행동하지 마세요 다 생각이 다르고 그 개인 의견 이야기 하는곳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요 남에 의견 가지고 본인 정의감 그만 불태우세요 그리고 제가 쓴 댓글 읽어보시고 글을 쓰시던지 제가 의도를 가지고 글을 쓰지도 않았고 오해가 있다면 제 글솜씨다라고 해명도 했는데 본인 생각이 의도를 가지고 쓴글이면 제 댓글은 무시하고 의도를 가지고 쓴 글이 됩니까? 본인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글을 읽으니 그렇게 보이시나 보죠? 대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읽으셨길래 의도를 가지고 쓴글이다 이런식으로 댓글을 다실까요?
님 의도는 님에게만 중요하지 님 말고는 아무도 관심없다고요
맞은 사람이 아무말 안하면 안아픈거에요?
혹시라도 내가 쓰는 글이 상대에게 상처가 될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본인이 들었다면서요
왜 그럼 그런 글을 쓰냐고요 정 쓰고 싶으면 님 친구한테나 쓰세요 하세요 님 블로그에 적으시던가요
그 글을 왜 여기 쓰냐고요 님이나 님 친구한테 쓰세요.
님이 뭔데 여기서 감나라 배나라 하는 겁니까? 여기가 재판장이고 님이 판사라도 되나요?
내가 죄인이고? 그만 나대시고요 님 생각이 그러면 내가 네 하고
님 적은 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드시나 보죠? 그 알량한 정의감 남 한테 함부로 휘두르지 마세요
현실 에서는 절대 그렇게 행동 하지도 못하겠지만 혹시라도 그러지 마시고요.
약자가 피해를 보면..본능적으로 자기검열을 하거든요. (그런내용이 본문에 있기도 하네요.)
너무나 큰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이제는 행복만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특히 여자일수록, 고분고분하도록 교육받는 문화가 크게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쓴분도 딸이 있다고 하셨는데, 착하게/바르게보다 자신의 의견을 주장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성에 관해서 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 무력감 느끼는 성인이 되지 않도록 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쓰신분의 생각에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후
다만 그럼에도 간간히 보이는 문화와 상대방에 대한 이해,
자신에 대한 자책은 하실 필요 없습니다.
온전한 상대방의 잘못이며, 단 0.001프로도 감자님의 잘못은
없습니다.
저역시 맷데이먼 정도의 시대감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군더더기없이 잘 해체해 주셔서 여성의 관점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남자와 여자가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서로의 관점을 조금씩 공감해 나가야 답이 보일겁니다.
이성적인 관찰과 상대를 공감하는 능력에서 감동입니다.
글쓴이에 대한 제 느낌은 뇌가 섹시하다는 느낌입니다.
댓글 쓴 사람입니다.
단어 선택을 잘못했군요.
그냥 '지성미' 라고 쓸걸...
남.녀가 성문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글쓴이 솔직함이 여성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어서 그 느낌을 적은거에요.
저렇게 통찰을 가지고 표현을 잘 하는 여성이면 대화가 되겠다 싶은 실마리를 발견했다고나 할까요.
거기서 짜릿함이 느껴져 저런 표현을 달았는데.
클량 댓글 시스템이 좋군요.
댓글 단지도 까먹고 있었는데 째깍 알려주네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할때도 지금의 미투 바람에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하는데..
타 커뮤니티로 퍼가도 될런지요.
미투의 본질은 권력관계에 의한 인격 살인인거죠
다만 미투의 시작이 대체적으로 낮은 권력인 여성으로부터 시작된 운동이다보니 성적인 이슈로 터져나올뿐인거구요
저는 점점 이 운동이 점점 더 발전해나가서 성적인 내용을 넘어서는 인권 전반에 대한 문제로 확장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이런 울림이 있는 글과 다시 기억해내기 힘들었을 고백 감사합니다
그런데 나는 내가 가진 힘으로 누군가에게 정당하지 않게 무언가를 강요한 적은 없는 지 생각해보게 되네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 그 감독에게도 글 쓰신 분에게도 적용될 겁니다.
그 감독은 누린 만큼 치러야 할 값이 있을 것이고, 글 쓰신 분에게는 그 고통만큼 위로가 있을 겁니다.
성별을 갈라 어느것이 성추행이니 성폭행이니 그것을 시시비비를 따지는것으로 변질되는 것이 아니라, 상하관계에 의한 원치 않는 연애관계 혹은 그 이상의 관계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데 있는것 같습니다. 이러한 본질이 훼손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다면 미투운동이 엄청난 결실을 맺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구구절절 공감됩니다. 앞으로 많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님의 용기에 큰 지지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님과 가족분들 꽃길만 걸으시기를 소원합니다.
어릴때 ( 국딩 입니다) 가정방문 한다던 선생. 뒤질 정도로 패놓고 명절 차 표 내놓으라는 선생새끼. 다 위계에 의한 불공정한 거쥬.
다른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는 성추행 성폭력을 가해자가 강압이나 완력으로 한 것인데 비해, 님은 동의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영화감독과 스탭이라는 상하관계에서 거절을 했을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협박받은 것도 아닌 상황에서)
인간의 자기 성적결정권까지 부당하게 감당할 필요도 의무도 없습니다.
부당한 요구를 거절을 했을때 발생할 수도 있는 불편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던 것이죠
물론 20대라는 아직은 미성숙한 나이와 오래 지속되어온 관계와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상황이 님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었을 수도 있고,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해 더이상 자신을 자책하거나 혐오할 필요도 없습니다만
너랑 한번 자면 안되냐라고 말했을때 거절할 타이밍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 상황에서 님이 한 선택은 미투운동에서 나타나는 성폭력과는 다르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이성이 아닌 오랜 친구로 지내던 남자선배가 어느날 술에 취해 나랑 잘래라고 말했고
님은 원하지는 않았지만 오래 친하게 지내온 남자선배과의 관계가 불편해지거나 끝나는게 두려워
응했다고 했을때 그걸 성폭력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거절이 힘들어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하게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no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죠.
심리학에서 말하는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님에게는 거절할 용기가 부족했던 것이죠.
단지 그뿐입니다.
스스로를 너무 책망하거나 혐오할 필요도 없습니다.
마음의 체력이 부족했던 것 뿐이니까요.
하지만 미투운동에서 발생하는 성폭력과는 다르다고 봅니다.
미투운동에서 이야기하는 폭력은 물리적인 강압이나 완력만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특히나 글쓰신 분과 같은 분들이야말로 "가해자는 폭력이라 인지하지 못하나 피해자는 어마어마한 충격에 오랜 기간 시달리는" 가장 나쁜 종류의 폭력을 당한 사례입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게, 미투운동의 목적이 가해자를 저격하고 처벌을 내리는 거라고 생각하시지만 피해자 입장 그리고 미투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전혀 다릅니다. 이미 처벌은 논외에요. 다만 가해자가 했던 행동이 가해자의 의도와는 다를지언정 피해자에게는 충분히 큰 충격이 된다는 걸, 그리고 그게 범죄의 의도를 갖고 있지 않았더라도 권력을 가진 이가 가볍게 하는 행동이 피해자에게는 거스를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어마무시한 힘을 갖게 된다는 걸 자각하라는 게 목적입니다.
글쓰신 분이 상사와의 관계에서 거절을 못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뇨. 그거야말로 사회와 권력 구조의 억압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개인의 용기가 부족했다'고 치부하는 일입니다. 미투운동의 발언자들이 왜 뒤늦게 얘기를 꺼낼까요. 그 자리에서, 그 행동을 당한 당시에는 왜 거절하지 못하고 아무 말 없이 침묵했다가 몇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얘기를 하는 걸까요.
성폭력은 흔히들 생각하시듯 더 힘이 센 사람이 무조건 힘이 약한 사람을 짓누르는 물리적인 것만이 성폭력이 아닙니다. '동의'라구요. 심정적으로 동의할 수 없고 권력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데 어디가 동의인가요.
댓글 다신 분과 같은 의견은 이런 글을 용기내서 적고 또 발언하는 수많은 미투운동의 발언자들을 매우 무력하게 만드는 의견이에요. 정말...
님은 호감이 있었지만 유부남이라 말은 못하고 있던차, 어느 회식자리에서 술에 취해
여자직원에게 나랑 잘래라고 말을 합니다.
여자직원은 싫었지만 혹시나 불이익을 받을까봐 응합니다.
님은 여자직원도 자신에게 호감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몇년 후 님은 미투운동의 가해자가 되고 직위를 이용해서 성관계를 요구한 파렴치범으로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강압에 의한 성폭력과 구분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전 미투운동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강압적 폭력과는 구분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적어주신 사례가 강압에 의한 성폭력과 다를게 뭐죠? 뭐가 다른지 전혀 이해가 안되는데요...
위 사례는 동의하에 일어난 행위라 법적처벌이 될 수 없습니다.
저런 사례까지 강압적 폭력의 범주에 넣는다면 단지 지위가 더 높다고해서 가해자가 될 위험이
존재하는 것이죠
거절의 의사표시를 했음에도 무시하고 행동을 했을때 폭력의 구성요건을 갖추는 것이죠
님 후손들이 그대로 받으시기를 헌법에 박히기를 바랍니다.
ㅇㅂㅊ 메모 잘되어 있네요.
추신: ‘자 님이 회사임원인데 님에게는 여자부하직원이 있습니다.’ , ‘법적 처벌대상’, ‘폭력의 구성요건’ 같은 가정이랑 단어는 도대체 왜 쓰는거예요? 굉장히 좁은 의미로 한정 지어 자기 주장만을 뒷받침하기 위한 기능인가요? 아니면 여기 법정인가요 혹시? 아니면 님 검사세요? 변호사세요? 아맞다 판사였지 참..
이글은 글쓴분께서 미투글과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가해자를 추정할수있게끔 지목하지도
고소하겠다는 의견을 내시지도 않았습니다.
업계와 상관없이 우리 사회가 또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병폐 라는거 누구나 다 압니다.
김영란법이 왜 생겼나요.. 댓가성이 있어야 뇌물이라는 법리가 있어서 법망을 피해가니..
업무연관성이 있으면 원천적으로 주지 말자라는 겁니다..
즉, 유죄추정의 원칙으로 가자라는 겁니다.. 너무 많은 병폐가 있으니까요..
업무상 위계가 있으면 사랑이었든 연애감정이었든 유죄추정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 준한 경각심을 가지고 남자든 여자든 조심하자는 말씀이십니다.
글쓴이분 보시면 사려깊고 정말 중립적으로 쓰셨는데.. 안타깝네요. 다시한번 읽어보시길
"보통 사람이 어떻게 자기가 성폭력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도 못한 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가해를 하게 되는지 그 맥락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입니다."
서문에 이 글의 목적을 분명히 이야기 했고 용기있게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서술하셨죠 .
여기서 미투운동과 다르다는 이야기가 왜 나오는거죠 ?
가족분들과 함께 앞으로 영원히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아픈 경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이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의 피해를 경험한 1인으로서, 적어도 내 아이들에게는 제가 겪은 경험을 물려주고 싶지 않기에 어떻게 생각하고 가르쳐야 할지 정말 고민이 많네요.
-> 읽어보니 a감독 잘못은 더더욱 아닌것 같습니다만.. 그리고 싸가지 없이 굴어야하는게 아니라 우리집에서 자고가는걸 거절했어야죠. 일터에서 잘 따르는 것과는 별개인 것 같습니다.
"저는 a감독이 저를 괴롭히기 위해 일부러 제 작업에 트집을 잡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제가 작업한 내용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랬을 거라 생각합니다."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 자발적으로 몸 로비를 하는 것과, 부당한 불이익을 피하려 억지로 성관계에 응해야 하는 것 사이에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습니다."
-> 님이 쓰신 두 문장에는 모순이 있지 않나요? 앞 문장대로라면 님이 일터에서 a감독한테 혼난건 부당한 불이익이 아니었고 그 사람이 님과 잠자리를 하기위해 일부러 혼낸것도 아니었다는건데요. 님 글 대로라면 a감독은 오히려 잠자리 후엔 님한테 오후에 출근해도 된다라는 "부당한 이익"을 준거 아닌지요?
계속 현장에서 같이 붙어서 일하는 직속상관에게 No라는 말을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어떻게 이 글을 읽고도 당신이 거절을 안했어야 한다는 말을 하세요?
네 스스로 “우리집에서 자고 가는 것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이 모든 게 용기가 없었던 내 잘못이 아닐까” 라는 글인데 "만약 a감독이 그렇게 오해를 했다면 그건 제 잘못이 아닙니다” 라고 하시길래 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 글에 따르면 그 직속상관은 권력을 이용해 잠자리를 강요하지도 않았고 잠자리를 안해준다고 부당한 불이익을 주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잠자리를 댓가로 부당한 이익을 주었는데 “이를 직속상관이라 no하기가 쉽지않았다” 라고 말하는게 정확한가요?
직속상관이라 no하기 쉽지않았다는 것은 no했다가 내가 불이익을 받을까봐 no하지 못했다는 뜻아닌가요? 그런데 이 글 대로라면 글쓴이는 no해서 불이익을 받기는 커녕 yes해서 부당한 이득을 보았는데요? 일터에서 그 사람한테 혼난 것도 부당한 일이 아니었다고 스스로 말하고있구요.
대기업회장이 그런 말을 한다고 해도 여직원들이 다 응하는 것은 아닙니다.
a감독은 물론이고 글쓴이 스스로도 거부하지 않았던 지속된 성관계에 대해 왜 a감독이 '가해자'라는 별명을 받아야하나요? 의도가 없었어도 상대방이 거북하다고 느끼면 성희롱으로 치는 것을 넘어서서, 이제 상대방이 미래에 거북해질 것까지 남성의 책임으로 덮어씌우는겁니까? 본인도 모르는 미래의 자신의 심경변화를 타인인 a감독이 헤아리고 예측하지 못해 가해자가 되어야한다는건가요?
냉정하게 글쓴이가 저 내용으로 실제로 고소했다고 생각해보시죠. 과연 a감독이 성희롱,폭력,폭행했다는 판결을 받을거같나요? 대체 무슨 근거로요?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맞고소나 안당하면 다행일 것 같은데요.
정리하면, 글쓴이는
<보통 사람이 어떻게 자기가 성폭력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도 못한 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가해를 하게 되는지 그 맥락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고 했는데
a감독은 인식하고 자시고 할 것 없이 성폭력도, 가해도 한적이 없습니다. a감독은 성폭력, 가해가 아닌 것에 대해 공정한 법의 판결을 받을 기회를 박탈당하고 인민재판으로 졸지에 인터넷 상에서 성폭력, 가해자가 되었네요.
이렇게 써주셨지만, 과연 제가 아무리 노력한다한들 그걸 다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차분히 읽으면서도 비통함을 억누르려는 어조에 참담함까지 느낍니다.
어쩌면 저는 며칠 후 이 글의 내용을 잊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곤란한 질문은 하지마라' 같은 말은 꼭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쥐꼬리만한 권력이라도 가지는 시점에, 누구를 상대로라도 그러지 않게끔 노력하겠습니다.
글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모두 털어내시고 과거에 얽매이지 마세요.
용기 내서 글 쓰신 것 감사합니다.
글쓰신 분의 글을 보며, 저뿐만 아니라 40대 후반인 제 또래들도 미투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수 있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듭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사회라는 곳을 살면서 자연스레 얻은 경험과 지식이
어쩌면 완전히 잘못되어 있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맷데이먼의 얘기에 저는 사실 동의합니다. 제가 그러진 않지만 어르신들이 엉덩이
툭툭치는 행위가 그 분들이 성희롱으로 생각조차 못하는 걸 잘 알기 때문이죠.
저런 쳐 죽일 놈들, 지들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구만 이라 저도 떠들어 댔지만,
글쓰신 분의 글을 보면 제 자신이 지어 놓은 경계가 부끄러워지네요.
새삼 조심스럽게 타인과 이성을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부터인진
몰라도 제가 느끼는 기준은 이기적인, 똥같은 기준 같습니다..
아프지만 진심어린 폭로. 선생님의 용기에 또 감사합니다.
글쓴분 본인의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서 모두에게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비슷한 경험이 없는 저로서는 어떻게 말씀드려도 위로가 안되겠지만... 고생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그 상처가 치유되지 않겠지만...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글로 조금이나마, 마음의 평안을 찾으시길 기원합니다.
당신에게는 잘못이 없습니다.
권력을 함부로 쓰는 비천한 인간들이 문제인것이죠.
아픈 기억을 털어내시길...
잘 읽었습니다.
안그래도 최근 뉴스량이 너무 많아 (죄송합니다만) 피로감도 없지 않았습니다.
다만 매번 새로운 피해자가 나타나는 상황에, 그들의 절박함이 있을테니 묵묵히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었습니다.
최근의 일들은 식민지와 전쟁을 거친 군대식 위계문화에서 파생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정희 같은 힘있는 자의 위계에 의한 강간은, 누군가에게는 영웅호색이라는 말로 치장되었던 것을 보고 자라기도 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인식이 여성을 대등한 존재가 아니라 보조적인 존재로 생각했던 부분도 있었고요.
당시의 남성중심의 인식에는 이게 죄인가 아닌가 하는 고민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인가 싶기도 하지만. 지금 시각으로 봤을 때 명백한 파렴치 범죄이죠.
생계에 밀려 살아온 험악한 시대의 어두운 면이죠. 강자의 무리한 주장은 공익을 위해 이루어야 하고, 약자는 생존하기 위해 아파도 아프다는 말을 하지 못했던 시절이었죠.
피해자들의 용기를 응원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이분들이 스스로를 드러내기 때문에 어두운 면에 빛이 비춰지는 거라 생각합니다.
뉴스가 많다고 선입견으로 적당히 골라 듣고 있었는데, 이 글을 보고 생각이 많이 정리됩니다.
왜 거절하지 못했는지.
위계에 의한 문제는 모두 윗사람 잘못이라는 것.
이 글을 보기 전에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좋은 글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상처가 조금은 더 아물었기를 바랍니다.
모쪼록 가족 모두 더 행복한 일만 많길 응원하겠습니다.
작가처럼 글을 잘 쓰시네요.
응원합니다.
물론 모든 미투 피해자들이 님과 같은 처지는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미투 운동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네요.
예전 상처 잘 치유하시기 바랍니다.
클리앙 모공같은 데 써봐야 아무 소용없다고 진심으로 말씀드리고 싶네요
무엇보다.....상처가 치유되셔서 현재의 가정과 삶 속에서 앞으로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많은 용기 있는 분들과 더불어 글 써주신 분으로 인해 이 사회는 반드시 변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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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글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감자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감자님은 a감독의 잘못을 물을 생각이 없다 하셨지만 계속 a감독같은 사람이 나타나는 걸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 글을 쓰셨죠. 현행법상으로 처벌 받을 방법이 없다해도 모든 것은 a감독의 잘못입니다. 권력을 이용해서 부당하게 성을 착취했어요. 이 나라는 권력이 없는 자는 거절을 할 수 없어요. 거절하면 모든 걸 빼앗깁니다. 그게 핵심입니다. 그리고 감자님은 꿈까지 포기하면서 결국은 거절을 하셨죠.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감자님은 잘못이 없습니다.
Me, too. With you.
남자이든 여자이든 부당한 요구에 대해 거절할 수 있도록 교육할 수 있는 사회이길 진심으로 원합니다.
가즈아셈님, ‘부당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던 것이죸’ㅋㅋㅋㅋㅋㅋ ‘심리학에서 말하는 미움받을 용깈’ㅋㅋㅋㅋㅋㅋㅋ ‘거절할 용깈’ㅋㅋㅋㅋㅋㅋ ‘마음의 체력’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투운동에서 발생하는거랑 다르댘’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리학책 누구꺼 얼마나 읽었는지 궁금하다 정말롴ㅋㅋㅋㅋ 님이 뭔데 타인을 진단하고 정의 내려주고 앉아있어요? 저런게 훈장질인 건 아시는거죠? 그런식으로는 그 누구도 설득하지 못해요. 님 얼마나 바보인증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요? 지식이 지혜와 통찰로 옮겨가지 못하고 딱 거기서 끝날 때 저렇게 되는거 같아요. 100분토론같은데 나와서 공감없이 사변적인 말들만 늘어놓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주구장창 늘어놓을 것 같은 느낌이네요. 끝없는 나락이랑 말하는 느낌. 어차피 님은 당분간, 아니 어쩌면 남은 평생 세상의 절반과는 평행선일지도 몰라요. 스스로 자기안에 선을 긋고 닫아버리는 걸 어떡해요. 마음을 열으셨으면 좋겠어요. 어렵게 꺼낸 고백에 ‘죄송하지만’이라는 빤히 예상되는, 전형적이고 식상함의 징후가 다분한 내용의 댓글로 섣불리 계도하기전에 님부터 ‘페미니즘 추천 도서’ 라고 구글에 쳐서 그 중에 한두권이라도 보고나서 생각하고 공감해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하네요. 참, 최근에 저는 ‘자기만의 방’을 읽었는데 되게 좋았답니다. 또 한 번 중고딩시절과 대학교 초반 시절 소위 ‘한남’으로 살면서 언행했던 제 자신을 반추했고 참회했어요. 그리고 다시금 남성의 몸으로 한국에서 태어나 의식하지 못하는 새 누리고 살아온 것에 대한 죄인의 마음을 되새겼답니다.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나는 게 아니 듯 남자, 여자도 되고 싶어서 되는 게 아니랍니다. 마음은 한끝 차이인데 그 한 끝 차이 변화는 힘들고 시간이 걸리는 게 사실이에요. 님도 부디 텍스트에서 끝내지말고 컨텍스트를 보려고 노력하는 삶을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추신: ‘자 님이 회사임원인데 님에게는 여자부하직원이 있습니다.’ , ‘법적 처벌대상’, ‘폭력의 구성요건’ 같은 가정이랑 단어는 도대체 왜 쓰는거예요? 굉장히 좁은 의미로 한정 지어 자기 주장만을 뒷받침하기 위한 기능인가요? 아니면 여기 법정인가요 혹시? 아니면 님 검사세요? 변호사세요? 아맞다 판사였지 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은 너무 마음 아프네요..
특히 '부하직원에게, 제자에게 들이대지 말고 또래에게,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에게, 비슷한 직급에게 들이대시길 바랍니다.'라는 내용은 저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제 경우에도 '같은 조직에 있는 사람에게는 대쉬 금지'라는 규칙 비슷한 걸 지키고 있는 중 이어서요.
저도 조직생활을 하면서 이 내용은 반드시 마음에 새기고 실천하겠습니다.
글쓴이님께 위로를 드리고 싶네요.
개인적으로 초등학생인 딸아이와 유치원생 아들램을 키우는 입장에서 참 이 사회는 어렵기만 합니다.
이번 일이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도려내고 치유하는 과정이 되길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용기있게 이런 글 올려주신 점에 대해서 감사드립니다.
님 글을 읽고나니 미투운동의 본질이 무었인지 감이 조금 잡힙니다 .
단순하게 성추행,폭력범을 처벌하자는게 아니라
구도속에서 이루워지는 위계에 의한 성추행,폭행을 방지하기 위해 구도와 문화를 바꾸자 이거네요 .
그리고 위계에 의해 어떤식으로 성범죄가 일어나는지도 이해했습니다.
좋은 배우자 만나셨다니 앞으로 꽃길만 걸으시길 빕니다.
타인이 겪은 고통을 제3자가 온전히 공감하는 것 또한 불가능하기에 그 고통의 깊이를 섣불리 위로하는 것도 진짜 위로가 될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신건 누군가의 응답이 듣고 싶어 쓰신게 아닌가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응답하셨지만 저도 함께 응답합니다.
이런 좋은 글이 퍼져서 더욱 좋고 건전하고, 발전적인 미투 운동을 위한 밑거름이 되엇으면 합니다
미투 운동은 "성 대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말 못하고 당하며 넘어갈수 밖에 없었던 사회 구조, 조직 문화 등을 뜯어 고쳐야 비로서 운동의 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쓰신 분의 용기에 감사드리며 응원합니다
이번 미투 운동이 우리 사회에게 어떤 일이 잘못된 일이고 어떤일이 그럴 수 있는 일인지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