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는 화요일, 회사가 보석류와 카메라 달린 이어버드, 핀, 시계 등 40종이 넘는 AI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 더 이상 스마트폰이 아닐 것이라는 데 퀄컴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베팅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퀄컴은 이 비전을 뒷받침할 두 가지 제품을 함께 내놨습니다.
하나는 혼합현실 안경용 플랫폼인 'Snapdragon Reality Elite'로, 더 강력한 온디바이스 AI 구동을 목표로 합니다.
다른 하나는 'START(Scalable Turnkey AI-Ready Toolkit)'로, AI 기기를 위한 하드웨어 모듈과 소프트웨어 스택을 묶은 패키지이며 스마트 안경부터 시작합니다.
Snapdragon Reality Elite는 이전 XR 플랫폼 대비 GPU 성능 최대 60%, CPU 성능 최대 30%, NPU 성능 최대 160% 향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퍼센트 수치만으로는 체감이 어렵지만, 퀄컴은 30억 파라미터 언어 모델을 초당 45토큰 속도로 돌릴 수 있다는 구체적인 예를 들었습니다. 빠르고 반응성 좋은 AI 상호작용에 충분한 수준입니다. 머리와 손 추적, 시스루 기능도 한층 좋아졌습니다.
화면 사양도 소폭 올랐습니다.
90fps에서 한쪽 눈마다 4.4K 해상도를 지원하는데, XR2+ Gen 2의 4.3K에서 조금 높아진 수치입니다.
해상도와 프레임률이 높을수록 화면이 선명하고 부드러워지며, 이는 그동안 장시간 헤드셋 사용을 불편하게 만들어온 멀미와 눈의 피로를 줄이는 데 중요합니다.
이 플랫폼은 두 종류의 기기를 겨냥합니다.
실제 영상 위에 디지털 콘텐츠를 덧입히는 독립형 비디오 시스루(VST) 헤드셋과, 디지털 이미지를 시야에 직접 섞어주는 가벼운 테더링 방식의 광학 시스루(OST) 안경입니다.
이를 처음 채택하는 기기로는 올해 Google I/O에서 공개된 XREAL Project Aura와 Play for Dream의 출시 예정 제품이 꼽힙니다.
START는 AR 칩과 소프트웨어 플랫폼, 동반 앱, 그리고 화이트 라벨 프로그램으로 이뤄집니다.
하드웨어 제조사가 더 빨리 시장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 게 목적입니다.
화이트 라벨 프로그램에서는 세 가지 레퍼런스 디자인을 제공합니다.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 안경과 비슷한 오디오+카메라 구성, 단안 디스플레이, 양안 디스플레이입니다. 안경 제조사 Inspecs와 O'Neill(TitanFlex 소유)이 첫 파트너로 참여하며, 퀄컴은 START를 향후 안경 외 다른 폼팩터로도 확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몬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발표의 배경 논리를 설명했습니다.
기업들이 AI 에이전트를 구동할 실제 세계 데이터를 사용자로부터 더 많이 모으려 하면서, 새로운 폼팩터를 만드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잇따라 등장할 것이고, 이는 애플과 삼성 같은 기존 스마트폰 업체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는 "다양한 폼팩터를 둘러싼 실험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며 "지금 40종 넘는 디자인을 갖고 있는데, 폼팩터의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핵심은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며 주변 세계를 볼 수 있어, 맥락을 갖춘 채 에이전트와 대화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퀄컴은 스마트폰 다음에 오는 것이 무엇이든 그 기반이 될 실리콘 계층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셈입니다.
특히 START의 화이트 라벨 프로그램은 신규 진입자의 문턱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