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면서>
안녕하세요.
최근 글을 쓰다보면 항상 주장이라는 것은 반대의견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절대적인 정답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니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며칠이 이어지던 폭염이 지나고 조금 선선해졌습니다.
- 그 며칠 동안은 밖에서 뭘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 5분만 걸어도 땀이 비 오듯 올랐고 전체적인 공기 자체가 뜨거워서 몸이 식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런 날씨에 밖에서 일하는 게 가능한가.
예외라고 부르기엔 너무 자주 옵니다.
☐ 예전에는 기후 위기라고 하면 기록적인 폭염이나 폭설로 잠깐 전시 상황이 되었다가 다시 평시로 돌아오는 일의 반복이었습니다.
☐ 그런데 요즘은 그 전시 상황이 끝나지 않는 느낌입니다.
- 올해 7월 31일 경남 양산의 낮 기온이 41.4도까지 올랐습니다.
- 2018년 강원 홍천에 41.0도가 8년 만에 깨진 국내 기상 관측 사상 최고 기록이었습니다.
- 그리고 그 기록은 하루 만에 다시 깨졌습니다.
- 8월 1일 41.6도 8월 2일에는 42도를 넘겼고 양산은 7월 29일부터 닷새 연속 40도를 넘었습니다.
- 이것도 관측 이래 처음입니다.
☐ 사람이 쓰러진 숫자가 더 직관적입니다.
- 7월 31일부터 8월 6일까지 일주일 동안 온열질 환자가 1146명 나왔는데
- 이는 2011년 감시 체계를 만든 이후 주간 기준 가장 많은 수입니다.
- 역대 최악으로 불리던 2018년 같은 주 1106명을 넘어선 규모입니다.
☐ 1991년에서 2020년 평년 폭염 일수는 연 10.5일입니다.
- 요즘 여름이 그 두 배 안팎으로 가는 걸 우리는 이미 체감하고 있습니다.
- 예외는 대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 하지만 이대로 더 나아지지 않고 계속 같은 현상이 반복된다면 대비해야 합니다.
작업 중 휴식의 비용 부담은 누가?
☐ 2025년 7월부터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 이뤄지는 폭염작업은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주는 것이 사업주의 법적 의무가 됐고
- 체감온도 38도 이상에서는 긴급조치를 뺀 옥외작업 중지가 권고됩니다.
☐ 2시간마다 20분 휴식은 그냥 좋은 말이 아니라 공기 지연이고 인건비이고 비용입니다.
-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정하지 않으면 의무는 현장에서 서류로만 남습니다.
☐ 기후 대응이 ‘의지’의 문제에서 ‘예산’의 문제로 넘어왔다는 건 이런 뜻입니다.
☐ 제도가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70조는 악천후 등 불가항력으로 도급인이 공사기간을 연장 요청하면 발주자가 공사기간을 연장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다음 공사도 받아야 하는 하도급 업체가 원청에 요청서를 내미는 일이 쉬울 리 없습니다.
- 폭염특보나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되면 요청이 없어도 그날이 자동으로 비작업일로 계산되게 하면
- 요청이라는 부담 자체가 사라집니다.
☐ ‘을’이 ‘갑’에게 청구서를 내미는 방식은 결국 문제만 낳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봐야겠지요.
- 정부도 기업도 사람도 모두 처음 겪는 일이니까요.
돈을 써야 하는 건 정부만이 아닙니다
☐ 저희 집 가계부만 봐도 그렇습니다.
- 여름 석 달 냉방비는 이제 변동비가 아니라 고정비에 가깝습니다.
- 전기 요금이 무서워서 에어컨을 못 켠 어르신 이야기가 매년 나옵니다.
- 그건 절약이 아니라 위험 감수입니다.
☐ 온열 질환은 야외에서만 생기지 않습니다.
- 집 안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상당하고 피해가 가장 큰 연령대는 80세 이상입니다.
- 개인 재무 관점에서 보면 여름 냉방비를 아껴야 할 지출이 아니라 안 쓰면 더 비싸지는 지출로 다시 분류를 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 그 며칠 동안 전에는 5분만 나가도 숨이 막혔는데 하루 종일 현장에 계신 분들은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 참 감사할 따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그런데 이 문장을 써 놓고 다시 읽어 보니 감사는 공짜더군요.
- 아무도 비용도 들지 않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 그늘막 하나, 이동식 에어컨 한 대, 20분의 휴식에는 전부 돈이 듭니다.
☐ 올여름 더위를 견디는데 얼마를 썼을까 궁금해집니다.
-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 돈을 아까워하지 말아야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