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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읽기생활 - 8. AI시대, 텍스트 틀 너머로 생각하는 능력

자유^^
148
2026-06-02 22:28:12 218.♡.20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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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범한 성적으로 논문심사에 합격한 박사 학위 예정자들의 독서 접근법과 우수하지 않은 학생들의 독서 접근법을 비교 연구했다."
  - 두 집단을 가른 것은 다름 아닌
  - "바로 텍스트의 주어진 틀 너머로 생각하는 능력이었다." 
  - “제텔카스텐”, “숀케 아렌스”


□ 이 문장을 읽고 한동안 생각이 멈췄습니다.

  - 원래는 학술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그런데 저는 이 문장이 요즘 AI를 대하는 태도와도 연결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GPT, 제미나이, 클로드 같은 AI를 쓰다보면 자주 감탄하게 됩니다. 정말 잘합니다.

  - 글도 잘 쓰고, 요약도 잘하고, 제가 놓친 논리적 빈틈까지 짚어냅니다.

  - 어떤 때는 “나보다 더 잘 생각하는 것 아닌가?” 싶은 순간도 있습니다.


□ 얼마 전 이런 기사가 있었습니다.


  - “AI 쓴 서면으로 '나 홀로 소송'...변호사 상대 승소”

  - https://www.ytn.co.kr/_cs/_ln_0103_202605180510488951_005.html


  - 기사에 따르면 한 비전문가가 AI의 도움을 받아 변호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이겼다고 합니다.

  - AI가 상대방의 허점을 찾아내고,

  - 심지어 법률가도 놓친 실수까지 잡아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 이런 사례를 보면 AI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chatGPT 출시가 2022년 11월인데

  - 3.5버전이 이제 좀 쓸만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 예전 같으면 법률 지식이 부족한 개인이 소송을 혼자 진행한다는 것은 매우 막막한 일이었습니다.

  - 그런데 이제는 AI의 도움을 받아 그 막막함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 하지만 저도 법무를 해봤기에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 AI를 쓴다고 해서 누구나 소장을 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 오히려 현실과 맞지 않게 내 입장으로만 치우친 글을 써낼 수도 있고

  - 겉보기에는 그렇듯하지만 판사가 보기에는 핵심이 흐릿한 글이 될 수도 있습니다.


□ 무엇보다 “상대방의 허점을 찾아내 달라”고 부탁할 수 있으려면

  - 그 앞에 사람이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 증거를 수집하고 모든 자료를 빠짐없이 정리해 AI 앞에 가져다 놓는 것

  - 녹취를 AI가 볼 수 있는 텍스트 파일로 만들어 건네는 것

  - 그리고 AI가 틀린 부분을 짚어내 다시 바로잡아 주는 것

  - 적어도 지금은 이 부분을 사람이 더 부지런히 더 잘 해야 합니다.


□ 지금까지는 소송 과정에서 변호사가 꼭 필요했지만

  - 이제는 AI의 도움을 받아 막막함을 조금 덜며 헤쳐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다시 말해 사용자의 능력만큼 AI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 문제는 도구가 생겼다는 사실보다, 그 도구를 어디까지 쓸 수 있느냐입니다.


“학술 활동 경험이 적은 독자들은 텍스트가 제시하는 문제와 주장의 틀을 그대로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 “훌륭한 독자라면 특정한 접근법이 지닌 한계를 간파하고 텍스트에 언급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 “제텔카스텐”, “숀케 아렌스”


□ 이 구절은 AI를 쓰는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AI가 답을 주면 우리는 그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 정리도 깔끔하고 문장도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 중요한 것은 그 답이 어떤 전제를 깔고 있는지, 무엇을 빠뜨렸는지,

  - 어떤 관점에서는 다르게 볼 수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 맥락 안에서 정보를 이해하지 못하면, AI를 써도 사안을 제대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 역설적이게도 AI는 정보를 쉽게 찾아주고 분석해주지만

  - 그 분석을 해석하고 주어진 틀 너머로 생각하는 능력은

  - 여전히 사람에게 남아 있습니다.


□ 심리학자 제롬 브루너 교수는

  - “주어진 맥락 너머를 생각하지 못하고 주어진 정보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과학적인 사고는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 2019년 Jeff Clune 교수가 “AI-generating algorithms, AI-GAs”, 즉 AI를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알고리즘을 주장하였습니다.

  - 이것이 위험한 이유는 한마디로

  - 개선 속도가 인간의 검토 속도를 넘어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그런 세상이 언젠가, 어쩌면 생각보다 빠르게 올지도 모릅니다.

  - 하지만 지금 AI를 잘 활용하는 일도

  - 그 넘사벽 같은 AI가 등장했을 때 인간이 그것을 부리되 지배당하지 않는 일도

  - 결국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지성을 쌓는 데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가벼운 생각을 해봅니다.

출처 : https://brunch.co.kr/@nodin/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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