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부터 개발자로 취업할 때까지 머드를 개발하고 운영했었습니다. 이후로는 24년 넘게 개발자로서 일을 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온전히 저를 위해서 만든 건 머드밖에 없던 것 같더라고요. 정말 밑천 없는 실력으로, 무지와 패기를 에너지 삼아 글자 하나 바꾸면서 C언어로 코딩하며 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은퇴하고 나니 한번쯤 그간 배운 걸 가지고 온전히 제가 만들어보고 싶은 걸 만들고 싶었고, 머드를 즐겨주셨던 분들께 감사한 마음에 다시 만들어보고 싶어 코딩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하는 일이지만, 어찌 됐든 좋은 경험인 것 같아 이렇게 된 김에 기록을 하나 남겨두고 싶어서 글을 써 봅니다.
초기 강호의 모습 (머드를 아예 모르시는 분들도 많겠군요. 한마디로 글로 하는 게임입니다. 한때 전화비로 수십만 원씩 썼었죠.. 아재 ㅠㅠ)
지금 보면 25년 전이네요. 부족하지만 즐겨주셨던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강호2의 개략적인 지도] - ()안은 최소럽제, ~는 존안에 레벨제한이 더 있다는 뜻.png](https://edgio.clien.net/F01/2026/3/15687208/3c14ce0e886e33.png?scale=width:740)
25년 전 이런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자, 다시 돌아와서 재미없는 코딩 이야기입니다.
C언어로 25년 된 코드를 대충 훑으니 또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코드를 보면 정말 무지했지만, 그때의 에너지는 정말 25년 경력을 부끄럽게 만드는 느낌입니다.
자, 이제 새로운 언어는 정했습니다. TypeScript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TS로 네트워크 엔진이 될 웹소켓부터, 내부 데이터 스키마, 유저와 통신할 프로토콜, 데이터 로더, 스케줄러까지 한 땀 한 땀 수작업으로 — 이식이 아니라 느낌만 참고해서 처음부터 새로 작성해 내려갑니다.
몇 개월 동안 시간날 때마다 하면서 "이걸 내가 왜 하고 있나"라고 생각하면서도 작업하고 있는 나를 봅니다.
하지만 포기만 안 하면 뭐든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알기에 계속해갑니다. 제가 그렇게 개발자가 되었으니까요.
자, 이제 엔진과 프로토타입이 만들어집니다. 어설픈 웹사이트로 접속도 되고 대화도 나눠지고, 멀티로 여러 명이 접속도 가능하네요.
이제 좀 되었으니 기획 데이터를 만듭니다. 데이터 작업은 너무 힘들어요. 저는 역시 개발자인가 봅니다. 혼자서 개발하는 건 끝이 안 보이네요. NPC, 아이템, 퀘스트, 스킬, 상점, 소환, 배치, 드랍 같은 데이터를 만듭니다. 데이터 툴은 구글 시트가 짱입니다. 물론 불편한 부분도 있지만, 언제 어디서나 수정 가능하니까요.

이제 구글 시트 데이터 exporter를 만들고, 추출하면 바로 게임에서 로드할 수 있도록 로더도 개발합니다. 개발하는 도중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리로드할 수 있는 기능은 넣으면 정말 좋습니다. 개발하는 동안 제일 많이 반복하는 게 데이터 수정 후 재시작하는 일이거든요. 구글 시트를 바로 읽는 기능도 넣어봅니다. 아싸, 이제.. 아니, 또..
자, 이제 게임 개발 — 아니, 툴을 개발해야 합니다. 그래픽 없는 머드가 무슨 툴이냐 싶지만, 어렸을 때 개발하면서도 거지같은 터미널 툴로 맵 개발하는 게 정말 제일 하기 싫은 일 중 하나였거든요.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만듭니다.
정말 많은 개발자분들이 만들어주신 라이브러리와 기술로 뚝딱? 아니, 한 땀 한 땀 필요한 기능을 구현해가면서 툴을 만듭니다.
아, 이제 맵을 만들 수 있군요. 어찌저찌 레벨을 구성하고 몹을 배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만들었던 구식 게임의 바이너리 데이터 구조체를 분석해서 JSON이라는 읽을 수 있는 데이터 형태로 가져옵니다. 마이그레이션 ㄱㄱ
이제 1년 되가네요 계속 뭔가를 붙이고 지우고, 붙이고 지우고 하다 보니,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와 게임 데이터, 맵 데이터, 툴, 익스포터들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입니다. 기획하고 데이터 입력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무한 반복해야 하거든요.
그렇게 전투 시스템, 아이템 강화, 스킬 시스템, 보관소, 성장, 퀘스트 시스템을 하나하나 만듭니다. 요즘 게임들이 제공하는 커뮤니티 기능이나 출석 체크 같은 기능도 필요하겠네요.
순수 DB를 쓰고 싶지만 관리 툴까지 만들 자신이 없어서 PocketBase를 이용해서 백엔드 DB를 구축합니다.
자, 이제 미뤄놨던 클라이언트 뷰 작업을 해야 합니다. 저는 그냥 웹으로 만들었습니다. 접근성도 편하고, 아직 전 PC로 접속하는 게 좋더라고요.
Svelte, SPA 같은 프론트 웹 기술을 이용해서 클라이언트와 웹사이트를 제대로 만들어야겠네요.
전 디자인 재능이 0입니다. ㅠㅠ

자, 드디어 25년 전의 게임이 웹 버전으로 동작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바뀐게 전혀 없는거같네요 그래도,
백엔드와 개발 툴도 만들었고요. 하지만 "이걸 지금 시대에 누가 하겠나 싶은 비쥬얼이네요 ㅠㅠ
여기서부터 욕심을 부려봅니다... 웹인데 텍스트로만 하는 것보다 이미지도 넣어주면 더 좋지 않을까 해서요.
네, 잘못된 선택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끝내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지만, 25년 전의 저보다 잘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걸 다 해보기로 합니다.
자!!! , 게임답게 이미지도 넣어보자고!

네, 이렇게 또 수개월 동안 프롬프트 작업과 이미지 추출, UI 디자인 시스템 구현으로 몇 달을 보냅니다. 휴!! 이제 뭔가 그림도 나오고 마음에 듭니다. 이쯤 되면 그냥 하는 겁니다. 뭐 넣지, 아 저거, 그거 하면서 매일 매일. 하다 보니 800여 개의 NPC와 300여 개의 아이템 이미지를 제작했습니다. 뭔가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
---
머드는 텍스트라서 머릿속에 2차원 배열을 넣고 외워야 하는데, 초보분들께 너무 난이도가 높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쵸, 그럼 또 만들면 되죠.

이제 지도 기능도 만들어봅니다. AI가 제법 똑똑해져서 일을 잘해요. 함께라면 두려운 게 없습니다. 초보분들도 길을 외우지 않아도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미 오토 모험 모드란 게 있는데도 그냥 넣었습니다. 왜냐면… 그게 개발이니까요.
이제 준비 한것들을 조립하듯이 합치고 부족한 부분은 수정하고 다듬고 반복 아이디어가 없을땐 그냥 쉽니다..
그러다 보면 또 뭔가가 되어 갑니다.

마침 GPT가 이미지를 잘 그려주는 시대였습니다. GPT와 수많은 프롬프트 대화를 나누고 디자인을 수정해 나갑니다.


여기까지 최근 모습 이네요.
1년 좀 넘게 개발했지만 텍스트 머드라 그런지 생각보다 멋이 안 나네요. 안타깝습니다. 그렇다고 머드 게임인데 주객이 전도될 순 없죠.
아, 이제 좀 준비가 된 건가 싶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눈치채신 분도 계시겠지만, 1인 개발자다 보니 기획 데이터가 테스트용이고 밸런스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습니다. ㅠㅠ
이제 모든 기획 데이터를 검토하고, 만렙까지의 여정에 차곡차곡 성장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배치하고, 수정하고, 퀘스트도 만들어주고, 동기부여 요소도 챙겨야죠. 네, 그렇습니다. 저에겐 AI가 있잖아요 ㅠㅠ 데이터 분석과 통계 툴을 가지고 이제 기획 데이터를 보러 갑니다.
수백 개의 데이터와 스킬 기능이 상호작용하는데 적절한 수치를 입력한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기획자분들이 존경스럽습니다. ㅠㅠ 하지만 전 혼자 해봅니다.
퀘스트 분석, 레벨별 적절한 배치와 보상에 문제가 없는지 — 툴. 900개 가량의 퀘스틀 만들어서 넣습니다.
제작된 아이템에 스탯이 튀거나 비정상적인 수치는 없는지, 밸런스는 맞는지, 전체 타입별 분산은 괜찮은지 툴로 검증하고 수정해나갑니다..


퀘스트를 엑셀 시트로만 보면 눈이 빠집니다. 흐름에 문제가 없는지 AI로 작업된 부분에 어색함은 없는지 또 검토 합니다.
이것 말고도 한 번 쓰고 버린 툴이 몇 개 있는 것 같군요. 하지만 또 만들면 되죠..?
네, 구글 시트만 보고 밸런스를 잡는 건 저에겐 닿지 못할 제로의 영역 같습니다.. 그래서 시각화해서 볼 수 있는 각종 통계 툴들을 용도별로 만듭니다.
이건 AI의 도움이 너무 감사했던 구간이네요. 이제 구간별로, 아이템별로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체크해서 데이터를 채워 넣습니다. 넣는 것도 AI의 도움을 받습니다.
AI의 눈부신 발전으로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지만, 그렇다고 혼자 개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바이브 코딩 입문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참고 부탁드립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포기하지 않으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 모두 화이팅해요.
이렇게 25년 전쯤에 만들었던 머드를 새로 개발하면서 회고를 남깁니다. 힘들었지만, 저에겐 온전히 내 것을 개발하는 후회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아직도 개발 중이고 다듬는 기간도 필요하고,
오픈 시에는 모든 데이터를 초기화할 예정이지만 혹시라도 관심 있으셔서 해보시고 피드백 주실 분들은 대환영입니다.
마지막으로 ai얘기를 잠깐 하자면 많은 팁이 있지만 opus, chatgpt, gemini, 모두 사용 하게 됩니다. 각기 장단도 있고 오퍼스 비용도 줄이구요..
팁을 하나 공유하자만 AI로 다른 AI에게 일시키는 방법도 유용합니다.
그리고 opus max를 쓰는데 주간 제한 시간제한 초기화 타이밍이 은근히 짜증납니다 조금만 방심하면 주간 제한을 못채우고 넘기는데..
조금 못채우겠네 싶으면, 에이전트 팀을 가동하세요 30분이만 좀 일시키면 100% 금방 채웁닌다. 자기전에도 꼭 100% 채워야 맘이 편합니다. :)
마지막으로 데이터 관리를 메타 데이터로 중간형태를 유지하면 AI에게 일시키기가 좋습니다. 기획 데이터를 손봐야 할때도 있긴한데..
예를들면 새로운 맵추가는 에디터 띠울 필요도 없이 기획하고 맵추가 하면 AI가 맵을 통으로 만들어 줍니다.
메신져로 머드 게임 하는게 왠지 잘 맞을꺼 같아서요 ㅎㅎ
언제 각 잡고 시스템을 싹 새로 만들어야겠다 하면서도 바쁜 현실에 그냥 희망사항으로만 남겨놓게 되네요.
genie 3 같은 월드 모델에 MUD의 텍스트 데이터를 집어넣으면 어떤 모습으로 그려줄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야기나 새롬데이타맨프로? 이런걸로 텔넷으로 접속하거나 그랬던 기억이... 이야기 5.0 부터 썼었던거 같네요 ㅜ.ㅜ
이야~ 새롬데이터맨프로, 이야기 ㅎㅎㅎㅎ 추억의 이름들 이네요.~
alias랑 gag, action같은 기능이 사실 그때 당시 전화 터미널들이랑 비교도 안됬으니까요.
이거 쓰려고 리눅스 서버 임대 한 적도 있습니다. 지금 같으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때엔 몰랐어요...
나중에 zmud가 나왔지만, tintin의 그 강력한 기능을... 역시 CLI가 짱입니다.
디쿠로 머드 입문해서 그런지, 동서남북 보다는 ㅜㄷㅈㄴ가 더 편했어요 -_-;
국산 머드 할때에도 alias로 죄다 바꿔서 썼던것 같습니다.
telnet접속 되나요...?
처음에 길을 몰라 헤메다가 몹에 죽고 하다가 어느 순간 손이 자동으로 북북서동. 뭐 자동으로 입력하게 되던.
갑자기 그 때 그 선배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지네요.
교복 입던 시절 '무한대전'이란 머드 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이사때문에 정신없는데 조만간 접속해봐야겠습니다 ㅎ
응원합니다~~!
atdt....
저도 AI의 도움을 크게 받고 있는 입장에서
"AI가 제법 똑똑해져서 일을 잘해요. 함께라면 두려운 게 없습니다."
무척 공감되네요.
사람인데 추억 이네요.
저도 현재 20년차 개발자인데 반갑습니다 즐겨찾기 해놓고 틈틈히 볼께요!
진짜 20년 전에.. 개발은... 진짜 상상이 안가네요...
이게임은 아니지만, 머드게임 하니까..
재미나게 플레이 했던 쥬라기공원이 생각나네요.
바람의 나라 이전엔 머드게임과 피씨통신 타자방이 최고의 게임이었는데요. ㅎㅎㅎ
업무 중이라 아직 둘러보진 못했는데, 퇴근 후에 접속해 보겠습니다. 응원합니다!
발 (발차기)
요즘 게임에 어울리고 챗보드까지 추가하시면 최고가 되겠습니다.
게스트 모드 활성화도 부탁드립니다~!
고인물들이 현피가 너무 심해서 한번 밉보이면 귀환장소 밖을 몬나가고 죽는게 너무심해서 관뒀는데 .. 진짜 잼있게 했었어요
해커스쿨 머드게임이였던거같은데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