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m입니다.
이젠 알세기 말고, 주식 얘기도 해봅니다. 이건 게시판을 어디에 올려야 하지 생각하다가 미천하지만 팁과 강좌에 올려 봅니다. AI들이 똑띠하다지만, 다들 장미빛 청사진만 내놓아서, 제가 직접 자료를 찾아서 정리한 후.. 제미나이 통해서 글 다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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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본시장의 지배구조를 깊이 들여다본 투자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의구심을 품었을 법한 패턴이 있습니다. "왜 비상장사 내부 지분을 빠르게 늘리는 그룹일수록 상장 계열사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처참할 정도로 낮을까?" 이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철저히 계산된 '설계'의 결과에 가깝습니다. 그 구조적 원인과 해결책을 짚어보겠습니다.
1. 설계된 저평가: 20%의 마법
먼저 전형적인 한국형 지배구조의 사다리를 살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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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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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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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개인회사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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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분 40~45%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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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지주사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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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분 40~50%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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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장사 C (PBR 0.1~0.4배 수준)
이 구조에서 핵심은 승계와 상속이 최상단인 'A'에서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A를 상속할 때 하단에 위치한 상장사 C의 주가가 상속세에 반영되는 비율은 산술적으로 **약 20%(45%×45%)**에 불과합니다. 상장사 주가가 두 배로 뛰어도 오너가 짊어질 상속세 부담은 고작 20% 정도만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오너 입장에서 주가를 올릴 '세무적 유인'이 구조적으로 거세된 셈입니다.
2. 데이터가 증명하는 '상장사 소외'
이것이 특정 그룹만의 일일까요? 리더스인덱스가 발표한 31개 대기업 집단의 10년 데이터를 보면 현실은 더 냉혹합니다. 총수 일가는 상장사 직접 보유 지분을 2.7%p 늘리는 동안, 비상장사 내부 지분은 7.2%p나 늘렸습니다. 상장사를 직접 쥐기보다 비상장 단계를 겹겹이 쌓아 올리는 속도가 3배나 빠릅니다.
그 결과는 숫자로 나타납니다. 비상장 내부 지분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그룹들의 상장사 PBR을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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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 0.13~0.20배 (상장사 3개 모두 7년 무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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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0.20배 (오너 2세가 100% 보유한 비상장사를 통해 간접 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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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 0.17배 / 동국제강: 0.13~0.25배 / 태영: 0.11배 / 한솔: 0.18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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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0.30~0.35배 / 두산: 0.40배
예외가 없습니다. 코스피 전체에서 PBR 0.2배 이하인 기업이 54개나 된다는 사실은 이 구조적 설계가 얼마나 보편화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3. '이소영법'의 선의와 현실적 한계
이소영 의원이 추진하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이 대목에서 출발합니다. "오너가 PBR 0.8 미만인 상장사 지분을 직접 보유할 경우, 상속세 계산 시 주가가 아닌 순자산가치의 80%를 기준으로 과세하겠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방향은 옳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직접 보유'**라는 조건입니다. 앞서 보았듯 오너들은 이미 비상장사라는 두터운 외벽 뒤에 숨어 있습니다. 비상장사 2개를 사이에 끼워두면 이 법안의 효력은 고작 18~20% 수준으로 희석됩니다.
4. 세법만으로 막을 수 없는 두 가지 우회로
설령 세법을 더 조여도, 자본시장에는 여전히 두 개의 거대한 탈출구가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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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합병비율의 설계: 상속이 세법이 아닌 '합병'을 통해 진행되면 상장사의 주가는 계산식에서 아예 제외됩니다. 실제로 자본금 3억 원짜리 개인회사에 계열사 일감을 몰아주어 수백억 원의 이익을 쌓은 뒤, 이를 비상장 지주사와 흡수합병 시키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장사 주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관하며, 상속세는 '0원'에 수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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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공정거래법의 사각지대: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지분율 기준입니다. 오너가 비상장사 여러 곳에 소유를 분산해 지분율을 규제 기준 미만으로 맞추면, 개인회사에 부를 쌓는 행위를 막을 방도가 현재로선 마땅치 않습니다.
5. 결론: '주가를 올려야 오너도 사는' 구조로의 전환
가장 상징적인 사례가 오뚜기입니다. 함영준 회장은 부친 별세 후 상속세 약 1,500억 원을 5년에 걸쳐 분납했습니다. 오뚜기 지분을 직접 보유했기에 주가가 고스란히 상속세에 반영되었고, 정직하게 법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비상장 다단계 구조를 쓰는 오너들은 동일한 자산을 물려받으면서도 훨씬 적은 세금을 냅니다. 정직한 오너가 역차별받는 구조, 이것이 다음 세대 경영자들이 사업보다 '구조 설계'를 먼저 배우게 만드는 비극의 씨앗입니다.
결국 세법, 자본시장법, 공정거래법이라는 세 고리를 동시에 조여야 합니다. 단순히 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너가 주가를 올릴수록 스스로에게 유리해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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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 일감 몰아주기를 입구에서 차단하되, 저PBR 상장사가 주주 환원이나 가치 개선 계획을 이행할 경우에만 예외를 인정하는 '출구'를 마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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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합병 시 저PBR 상장사의 가치를 주가가 아닌 기업의 실질 가치와 연동시켜, 주가가 높아야 오너의 합병 가치도 커지도록 통로를 재설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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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증세법: 다층 출자 구조를 합산해 '실질 지배 지분'을 기준으로 과세함으로써, 주가가 오를수록 오너의 세 부담도 합리적으로 연동되게 닫아야 합니다.
**"주가를 낮게 유지해야 오너가 유리한 현재"**를 **"주가를 높여야 오너도 이득인 미래"**로 바꾸어야 합니다. 기업 가치가 제자리를 찾을 때, 비로소 기업의 반대 명분도 사라지고 한국 자본시장은 비정상의 정상화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주가 성장률 조차도 눌려있다고 주장한다면, 주가가 이익 대비 낮게 성장해서 PER가 점점 낮아진다는 얘긴데
자료 보면 그렇지는 않잖습니까?
"주가가 싼 게 문제가 아니라, 오너가 주가를 싸게 유지해야만 하는 이유(상속/승계)가 기업의 모든 의사결정(배당 안 함, 이익 빼돌림, 불리한 합병)을 망치기 때문에 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최근 논의되는 법안들이 단순히 '주가를 띄우는 법'이 아니라 '오너가 이익을 가로채는 통로를 막는 법'으로 해석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