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리노입니다.
몇번 집에서 하는 수경재배에 대해서 글을 올렸는데...
최근에 이사하면서 공간이 더 확보되면서 새로운 방식의 수경 재배 시스템을 집에 추가하게 되서 소개합니다.
reddit등에서는 Rain Gutter Grow System (RGGR)이라고 부르는 시스템인데, 저면급액 수경 재배 또는 양액재배라고 국내에는 알려져있는것 같습니다.
Larry Hall이라는 사람이 시작했다고 알려져있는데, 저번에 소개한 크랏키 방식 수경재배로 유명한 크랏키 박사가 개선해서 소개하면서 더 유명해진 방식이기도 합니다.
방식은 심플합니다. 일반적인 양액 재배의 경우는 펌프를 사용해서 배지에 직접 호스등을 통해서 관수하는데 비해, RGGR의 경우 저면관수 방식으로 배지에 밑부분부터 양액을 공급합니다.

저면관수의 경우 나일론이나 면으로 된 심지를 써서 모세관 현상을 통해서 화분에 공급해주는 방식도 있고, 집에서 흔히 하듯이 양동이 같은곳에 화분을 담궈두는 방식으로 화분 흙에 직접 수분을 공급해주는 방식도 있습니다.
RGGR (또는 저면급액 수경 재배)는 일반적인 수경재배 (DWC, 크랏키등..)에 비해 장점이 있습니다.
장점들
1. 양액 탱크를 따로 둬서 재배 환경이 더 효율적이다.
DWC나 크랏키 같은 경우 물이 세지 않는 통에 양액을 담아두고, 뿌리를 그 속에서 자라게 하는 식으로 재배가 됩니다.

이 경우 수경재배기에 양액을 각각 공급해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특히 수경재배용 용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자주 양액을 공급해줘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크랏키 방식이 특히 더 그렇고, DWC의 경우도 어쩔수 없는 문제점이 하나 있는데, 수경재배용 용기에 양액을 100% 채울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발아 하는 단계에는 괜찮지만, 이미 뿌리가 많이 발달한 상태에서 양액을 100% 채우면 식물이 과습으로 죽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뿌리 공기 호흡을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포기를 쓰는 DWC의 경우는 양액 통을 절반밖에 쓰지 못하는 크랏키 방식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3/4 이상 채우면 꽤 부담스럽습니다.
RGGR의 경우는 양액 통과 배지를 분리하기 때문에, 양액 통 크기를 키우기도 쉽고, 양액을 가득 채워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2. 고형 배지를 쓰기 때문에 과습에 걸릴 가능성이 낮다
사실 케바케이기는 하지만.. 통기성이 좋은 코코피트 같은 배지를 사용하고, 펄라이트등을 적당히 섞어주면 일반적으로 산소 공급이 좀 더 원활해서 순수 수경재배에 비해서 과습에 취약한 작물의 경우 생존이 유리한것 같습니다.
사실 상추 같이 몇주만에 수확이 이루어지는 작물의 경우는 크게 관련이 없지만, 최소 몇달은 기르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를 넘겨서도 계속 수확이 가능한 열매 작물의 경우는 DWC나 크랏키의 경우 돌연사할 가능성이 분명히 있습니다.
특히 딸기의 경우 reddit에서 딸기를 다년간 수경재배 시도한 달인 유저가 크랏키 < DWC < 배지 재배 순으로 생존성을 평가한적도 있는데, 결국 최근에 올린 글을 보면 마치 한국 하우스에서 재배하듯이 코코피트 블럭에 양액 호스를 연결해서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게 인상깊었습니다.

3. 동력을 쓰지 않는다.
크랏키 방식의 경우도 따로 전기 없이 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에 (식물등을 제외하면)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DWC의 경우는 기포기를 써야 하기 때문에 RGGR이 좀 더 장점이 있다고 할수 있겠습니다.
이건 바토/더치 버킷같은 일반적인 양액 재배 방식과 비교해서도 장점이라고 할수 있는데, 양액을 펌프로 공급하는 대신 저면관수로 공급하기 때문에 당연한 장점이라고 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단점들
물론 단점들도 있습니다.
1. 누수의 가능성이 있다.
이건 직접 RGGR 시스템을 실내에 구축하면서 느낀점인데.. 특히 배관 관련 작업 (벌크헤드등 각종 피팅 설치, 테프론 테이프등 실런트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대 참사가 일어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랏키나 DWC의 경우는 이미 물이 세지 않는 통에서 재배를 하기 때문에 넘어트려서 물이 새지 않는 이상은 물난리가 나지 않고, 그런 경우도 통이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RGGR의 경우 최소 수십리터 크기 양액 탱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누수가 일어나면 물바다가 될 수 있습니다.
2.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이건 사실 최소 공간 필요가 크다, 라고 봐야 할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양액통, 양액을 공급하기 위한 채널등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적은 규모로 RGGR을 구성하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집에 최소한으로 구축한 RGGR만 해도 1.5m x 1m 정도 면적은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 10구의 식물을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규모가 되면 효율이 나쁘지 않다고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3. 물을 많이 사용한다.
바토/더치 버킷같은 양액 재배의 경우 공급한 양액을 회수할 수도 있고, 매일 정확한 양의 양액만 공급하기 때문에 RGGR보다 양액 사용양이 좀 더 효율적일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크랏키/DWC의 경우는 이론적으로는 증산작용을 통해서만 수분이 증발하기 때문에 식물이 필요한 만큼만 양액이 사용될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RGGR같은 저면 관수 시스템의 경우는 식물에서 사용하는 양액 말고도, 배지를 통해서 직접 증발하는 양액도 있기 때문에 조금 비효율적일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양액 통 크기를 키우는걸로 번거로움은 줄일수 있을것 같습니다.
실제 구축한 RGGR 수경재배 시스템
제가 구축한 저면 급액 수경재배 시스템에 대해서 소개하겠습니다.

바닥에 깔린 비닐은 소형 타프인데, 김장매트처럼 누수나 배지가 흘리는걸 방지하기 위해서 설치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두개의 저면 급액용 채널이 있고, 75리터짜리 양액 탱크로부터 양액을 공급 받는 방식입니다.

중간에 볼탑 (플로트 밸브)가 설치된 작은 저수조가 있어서 수위 조절에 쓰입니다. 이건 쓰고 남은 이케아 수납함에 구멍을 뚫어서 만들었습니다.

저면급액용 채널의 경우는 일반적인 RGGR의 경우 빗물 받이(Rain Gutter)를 쓰거나, 빗물이 내려오는 선홈통 (Downspout)을 사용하는데, 국내에서는 서양에서 쉽게 구할수 있는 형태와 소재의 제품을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판매하는곳도 전부 구매대행이고요...
그러다가 열교환기용 플랫덕트 파이프라는걸 발견했는데, 형태와 크기, 소재가 RGGR을 구축하는데 이상적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가격도 저렴한 편입니다 (1미터당 몇천원 수준)
그냥 사각 파이프이기 때문에 양쪽 끝단을 막아줘야 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3D 프린팅한 캡을 실리콘으로 붙여줬습니다.
PVC 본드로 전용 연결 부품을 붙여주는 방식도 있는데, 원형 PVC 파이프와 달리 사각의 경우 틈새가 커서 에폭시 접착제나 실리콘을 같이 사용해주지 않으면 방수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3D 프린팅된 부품을 실리콘으로 붙여주기로 했습니다.
(제가 설계한 110mm x 54mm 플랫 덕트용 캡 파일은 https://www.thingiverse.com/thing:7006891 여기서 받으실수 있습니다.)

양액 통은 75L짜리 브루트 플라스틱 통을 사용했습니다.

호스로 각 부품을 연결하는건 알리에서 구매한 벌크헤드 부품을 사용했습니다.
처음에는 원터치 커넥터를 사용해서 손쉽게 관리할수 있게 하려고 했습니다만..

여러 제품을 테스트 해봤지만, 원터치 커넥터는 기본적으로 기밀이 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아마 일반적으로 다량의 물을 빠르게 공급할때 사용하는 경우 몇 ml씩 물이 새는건 큰 문제가 아닌것 같습니다.
결국 "바브피팅" (barb fitting)이라고 불리는 커넥터를 사용했습니다. 호스 니플이라고도 부르는것 같습니다.
볼탑/플로트밸브와 연결 배관은 정수기 자재집에서 구매했는데, 실내에서 수경재배 하는 경우는 일반적인 원예 관수 용품보다는 정수기용 배관 자재가 더 적절할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정수기 피팅을 쓰니 물이 한방울도 새지 않더라구요... 물론 일반적인 호스보다는 직경이 작아서 많은 수량을 옮길수는 없겠지만, 야외에서 관수하는것에 비해서 수경재배는 훨씬 적은 양의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는것 같습니다.
또 다른 팁은 김장매트나, 아기용 놀이 매트를 사용해서 누수에 대비하는것일것 같습니다.
실제로 분갈이용으로 김장매트를 쓰시는 분도 있는데, 이러한 매트들이 높이가 낮더라도, 면적이 크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양의 물을 가둘수 있습니다.
예를들면 1.5m x 1m 넓이에 10cm 높이의 매트라면 150리터나 되는 물을 가둘수 있습니다.
제가 쓰고 있는 양액 탱크가 75리터이니, 모든 양액이 전부 누수됐다고 하더라도 참사는 막을수가 있겠죠...
또 다른 팁은 수동 자바라 펌프라도 하나 있으면 훨씬 편하게 작업하실수 있을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어항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그래서 딸기는 잘 자라는가?
사실 아직 딸기 수확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별도의 양액통을 가진 RGGR을 구축하기 전에, 작은 규모로 저면 양액 공급 방식으로 키우던 고슬 딸기를 심은지 몇일 지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해당 고슬 딸기가 지난 몇주동안 딸기 대신 런너만 계속 나와서... 현재 7구의 딸기 모종을 얻어냈습니다.
그 중 4구는 옆에 정식해줬고.. 3구는 아직 물에다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단계입니다.
화분 대신 수경재배용으로 구매해뒀던 이케아 Kuggis 수납함에 구멍을 뚫어서 저면관수용 심지를 아래로 내려주고... 코코피트 + 펄라이트를 채워서 모종을 심어줬습니다.

한 화분에 딸기 모종 두개씩 정식해서 관수 채널 두개를 쓰고 나면 다섯개가 남는데, 여기에는 토마토랑 피망, 미니 수박을 키울 예정이랍니다.

마트에서 사온 피망 씨앗을 발아해서 수경 재배 해봤는데... 생각보다 피망이 너무 잘 열리더라구요.
나중에 딸기도 주렁 주렁 열리면 근황을 또 소개하겠습니다~
딸 둘 키우는 딸딸이 아빠라서요. ㅋ
/Vollago
딸아이가 너무 빨리 크는 것 같아 슬픈 요즘이네요
제일어려운게 딸기다 고정관념이 생겼어요
지금 수경재배하는데, 딸기가 제일 연약하고 돌연사도 잘하는것 같더라구요.
그나바 코코피트 이용한 배지 재배가 성공률이 높은것 같아요.
저도 고슬 딸기 비싸게 사온 묘목들 자라다가 다 돌연사하고, 하나 남은게 이번에 런너 폭발해서 다시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토마토는 확실히 강인한것 같습니다. 아마 딸기가 F1 하이브리드 (씨앗에서 재배 불가)라서 전부 클론이지만 토마토는 씨앗에서 재배하면서 유전적인 다양성이 더 풍부하지 않나 합니다.
/Vollago
온도습도가 일정하면 런너만 주구 장창 나옵니다.
농가에서는 생식 전환을 위해 하엽도 제거하고 액아와 런너 모두 제거해주죠.
온도가 높은 시기에는 수확보다는 묘만 건강히 키우지요.
괜히 딸기하면 겨울이 생각나는 것이 아닌...
또 수분이 잘 안되면 과가 기형이지요.
여러모로 금 딸기입니다.
딸기 재배를 위한 기구(?)가 많네요.
교육용으로도 좋을거 같습니다.
저는 화분에서 고추도 매번 실패했는데 피망 부럽습니다
맛에 차이가 있을까요?
이 아저씨가 요 시스템 관련 국제특허까지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어요~
https://autopot.co.uk/
현재까지는 잘크고 있습니다.
딸기 잘 키우시는 분들 보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