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주식한당에 올린 글이지만 전체 디스플레이 산업시장에 대한 글이기도 하기에 조금 수정해서 팁게에도 올려볼까 합니다.
1) Overall : 중국의 시대, 하지만 그들은 값을 지불하지 않았다(1부)
2) 대형 디스플레이 (2부)
3) 소형 디스플레이 (2부)
4) 중형 디스플레이 (3부)
5) 미래 먹거리 : 자동차 시장에 대한 접근강화 (3부)
1. Overall : 중국의 시대, 하지만 그들은 값을 지불하지 않았다.
일단 많은 분들이 이미 디스플레이 산업은 중국의 시대라고 생각하시는 부분이 많습니다. 맞습니다. 이젠 중국의 시대입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미 끝난 시장 아닌가?'에 대해서는 저는 아니라고 말씀드립니다. 이유는? 중국은 이제 무임승차한 값을 지불할 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무임승차는 무엇인가? 바로 중국정부의 '보조금'에 대한 값을 지불해야 하며 더불어 시대가 저물어가는 'LCD 기술'에 올인한 값을 치뤄야 합니다.
1) 현재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업체는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1위 BOE / 2위 CSOT / 3위 CEC판다 / 기타 등등'으로 난잡하던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가 이제 BOE / CSOT로의 집중을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3위 CEC 판다를 어디에 붙일지 고민중인거죠.
이어지는 수순은 명확합니다. 통신업 / 조선업 / 드론 / 배터리에서 그러했듯, 중국은 1~2개 업체만 남기고 나머지 난립했던 부실업체들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끊고 고사시키며 1~2위 업체로의 합병을 진행할겁니다. 그렇게 화웨이가 나왔고 후동진화가 만들어지고 DJI가 나왔으며 CATL이 탄생했죠. 즉 지금까지의 성공했던 방식을 답습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에서는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산업 Process' 입니다.
하지만 화웨이가 어떤 일격을 당했고 푸동진화의 배가 어떻게 박살났으며 CATL이 LG화학한테 어떻게 따라잡히고 있는지 다들 보시고 있으시죠? 보조금을 투입한 지나치게 빠른 성장은 주변의 견제를 심화시키고 내부산업의 '효율화' 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칩니다.
기업에 있어 보조금은 스포츠 선수의 약물같은 겁니다. 자신들의 승리가 마치 '회사 내부'에 있었던 것 마냥 착각하게 만들고 경쟁업체가 힘겹게 쌓아온 지적 재산(CI역량/개발능력/내부시스템 구축 등)을 따라잡기 보다는 생산력 및 가격경쟁력에 치중하게 만듭니다. 즉 '자신들이 잘해서' 시장을 석권한 것처럼 느끼게 되지요.
그렇지만 세상이 그리 쉽진 않습니다. 반도체에 부은 중국의 돈이 눈녹듯이 사라진 이유가 뭘까요? 물론 부은 돈이 삼성보다 부족해서 그렇긴 합니다만 그건 바로 '기업 내부의 역량'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스타1에서 '쇼미더머니' 치면서 프로게이머를 이긴 초딩이 있다면 그 초딩이 잘해서 이긴겁니까? 아닙니다. 필연적으로 따라붙는 제약조건을 무시할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 초딩과 프로게이머를 공정한 환경에서 대결시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 쉽게 생각하고 그 내부의 것을 보기 힘듭니다. 하나의 제품이 개발기일을 맞추고 성능을 만족시키면서 품질을 유지하고 적정한 수익을 내는것은 '상상외로' 어렵습니다. 특히 경쟁이 심화된 이 현대사회에서 그런 능력을 가진 기업은 사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 능력을 갖춘 기업만이 글로벌 기업으로 생존할 수 있지요.
하지만 보조금은 이런 기본적인 능력배양의 싹을 잘라버립니다. 중국정부가 무한정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을까요? 물론 경제가 허락한다면 그렇게 지급하도록 노력하겠지요. 그러나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즉 지금까지 중국산업 Process는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불하는 그 타이밍내에 경쟁자들을 모두 '죽여'야 가능한 전략입니다. 그런데 만약 경쟁자들을 죽이지 못한다면? 초딩과 프로게이머의 싸움이 재편되겠죠? 그 사이에 내부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보조금에 젖은 내부 인력들이 보조금 없는 상황을 생각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까지 품질에 문제가 생기면 불량품들 버리고 양품만 취합해서 공급하면 됐는데 보조금이 없어지면? 수율 신경안쓰고 팹 돌렸는데 보조금이 없어지면? 모든 문제가 되지 않았던 상황들이 문제로 다가옵니다. 품질을 맞추려면 비용이 많이 들고, 생산을 늘리려면 수율이 떨어지고, 재료비가 비싸도 문제 없었는데 이제 재료비 CI를 혁신적으로 해내야 하고... 등등등. 기본 가정상황이 틀어지기 시작하면 기업은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결국 보조금이 끊기는건 공룡시대에 운석 떨어지는 효과가 납니다. 우리나라도 그런 경험이 있죠? IMF라는.
결국 BOE와 CSOT는 점점 발전하고는 있다지만, 그 발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돈과 인력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플레이어들도 이미 수많은 돈과 인력을 활용하고 있고 더불어 그들은 내부적인 효율화 프로세스와 브랜드 이미지, 신기술등으로 중국을 상대할 방법을 알아내가고 있습니다.
보조금과 중국정부의 지원이 끊긴 이후 BOE와 CSOT가 과연 수익을 낼 수 있을까요? 자신들이 이미 덤핑으로 망쳐놓은 판가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뒤엎으면서? 저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2) 더불어, BOE가 CSOT가 석권한건 이미 기술적으로 성숙도가 '극에 달한' LCD 시장입니다. 이 LCD에서 더 이상 CI나 획기적인 기술변화가 있을까요?
그런 건 없습니다. 마법을 쓰지 않는 한 현재 CI 기술은 극에 달했고 결국 보조금으로 인한 가격경쟁만 가능한 상태입니다.
즉 BOE와 CSOT는 이미 성숙한 시장에(Cash-Cow) 보조금을 기반으로 진입했으나 그 이후를 대비할 차세대(Star)기술이 없습니다. 모바일 OLED요? 여기는 LCD 처럼 그렇게 만만한 시장이 아니며, 동시에 이미 성숙단계에 진입한 시장입니다. 더불어 이 모바일 OLED를 사줘야 하는 캡티브 업체인 화웨이가 날아갔는데 어디서 BOE와 CSOT의 생산물량을 받아줄까요?
이미 중국의 산업 Process는 선진국들의 반감을 깊게 사고 있고 미국을 위시로 중국 때리기에 들어간 이때, 중국부품에 대한 판매처가 확대될 거라고 생각하는거 자체가 이미 Risky한 상황입니다. 미국이 기술적 헤게모니를 가지고 있는 반도체 시장에서는 이미 꽃이 피기도 전에 짓밟아 놨고, 휴대폰과 통신장비의 대표주자인 화웨이도 반쯤 죽여놨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추측하자면, 지금까지는 미국이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시장에 1차적으로 공격이 들어갔다면, 이제 2차 공격은 미국과는 상관이 없으나 미국과 그 동맹국한테 팔수 밖에 없는 제품들에 대한 공격이 시작될 겁니다. 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디스플레이도 칩이 들어있고, 그 칩에 어떤 흉악한 짓을 했는지 모르는데 미국이 좋다고 받아쓰겠습니까?
결국 중국은 값을 치뤄야 합니다. 많은 보조금을 투입하여 공격하여 일단 삼성과 LG를 위시한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를 대형 LCD 시장에서 패퇴시켰으나, 각각 소형 / 대형 OLED로의 도망칠 구석이 있었기에 두 회사를 죽이지는 못했습니다.
두 회사를 반드시 죽이려면 중국업체가 소형 / 대형 OLED에서 치킨게임을 벌일 정도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LCD 처럼 공장만 땅땅 짓는다고 해결될 정도로 기술수준이 평준화된것이 아닌 것들입니다. 더불어 두 회사의 원천기술과 특허를 모조리 깡끄리 무시하면서 수익성을 낼 수 있을까요? 아마 두 회사로부터의 소송이 줄을 이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이미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들이 중국에 우리나라의 IMF 비슷한 시련을 안겨주려고 벼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마 불법 보조금과 지적재산권에 대한 공격이 들어가겠죠. 중국은 보조금을 '겉으로는' 줄여야 할겁니다. 하지만 그것만 해도 공룡시대에 운석떨어지는 수준이죠.
결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지금의 조선업과 비슷한 양상을 띄게 될 것 같습니다. 국내 조선 3사가 괴로움을 겪었지만 그 괴로운 기간 동안 LNG나 수소운반선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으로의 전환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엄청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조선 3사의 미래가 과거만큼 어두운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차세대 기술인 OLED로 전환이 가시화 된 이상, 삼성과 LG는 각자의 영역에서 수익을 낼 겁니다. 다행히 조선업 10년 불황보다는 조금 짧게 지나갈 수 있을 것 처럼 보여집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다음 글에서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그나저나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의 불법 보조금과 지적재산권에 대한 공격이 잘 이루어질까요?
지금도 코로나로 제코가 석자들이고 끝난다한들 회복에 시간이 걸릴텐데 공격할 시간들이 생길지는 다소 의문이 드네요.
그나저나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제발 보조금 + 지재권좀 제한 했으면 합니다.
제품 비싸져도 좋으니....
이전에 작성한 글도 다 읽어 봤는데 전문가의 포스가 품어 나옵니다.
하지만 여기는 맹점이 있는데 적어도 3배, 많게는 5배까지 연봉 주겠다며 일단 데려갑니다. 근데 가서 더 빼먹을게 없다고 생각하면 바로 잘라 버립니다. 남아서 고위급까지 가거나 오래도록 일하는 연구원은 극소수예요.
웃기는게 3년, 5년 계약이라고 데려가도 1,2년만에 대부분 잘립니다. 사람이 목적이 아니라 그사람이 가진 정보가 목적이었으니까....우리 같으면 노동법에 의거 노무사 의뢰해서 부당 해고라고 난리치겠지만 중국에서 그딴게 통할리가 없죠. 있다한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외국인 노동자에 불과한 사람에게 유리한 결정을 내려줄리가 없습니다. 연봉 보고 혹해서 갔다가 쪽박찼던 사람 부지기수입니다.
정성들여 쓰신 글 잘 봤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다음편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추운 날씨 건강 유의하세요~
'기업에 있어 보조금은 스포츠 선수의 약물같은 거다...'
정말 딱 맞는 일침입니다...좋은 글 감사합니다.
LG는 OLED
삼성은 QLED(라고 부르는 LCD)
인데, 어차피 OLED는 현재 수익내기에 힘든상황이고,
삼성은 QLED라는 말장난으로 현재의 위기를 잘극복(?)해나가고 있는데,
LG도 잘 극복했으면, 좋겟네요
해당 기업의 내적 역량측면에서 보면 많은 외부 전문가들을 스카웃 해서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기업 자체가 이 시스템과 일체화 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고, 영입된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 시스템과 문화의 존재 여부도 지켜봐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헌데, 한국의 경제 성장이 중국의 산업 성장과 밀접하고 중국이 댓가를 치루는 동안 가져온 파이가 대중 무역 흑자 보다 더 클지는 좀 더 생각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BOE가 갤럭시 중저가에 납품되고 애플 진입도 시도하는중이라...
결국 모바일 올레드 시장에서는 살아남을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LCD도 삼성 엘지가 모두 사업정리하는 수순이라 결국 자력 생존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간과되는 부분은 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중국 전반의 경제가 흔들렸을 때
그 여파가 과연 우리에게 미치지 않는것인가 입니다.
일본은 단절 수순을 밟고 있어서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보나
중국이 없으면 물가상승 및 기반이 흔들려
결국 고 부가가치 사업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중국 이외에 공장을 세워보려
여러 동남아시아 국 및 인도 시장을 진출하지만
중국 만큼 따라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인지라...
결국은 싫지만 공생해야하는 기형적 관계로
전쟁이 나지 않는 이상 그들의 배를 채워야하는 구조는 한동안 지속될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대비 건설비용이 1/10 들어간다 치면 같은 매출 기준으로 마진이 1/10만 되어도 운영이 가능한게 중국산 패널이고 실제로 원재료를 삼성이나 엘지보다 비싸게 사고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글이 흡사 유튜버 Gadget Seoul을 떠오르게 하네요 ㅎㅎ
<전자신문, https://m.etnews.com/20200424000341>
차세대 기술인 OLED라고 하셨는데, 마이크로 LED가 미래 디스플레이 아닌가요? 딴지는 절대 아니구,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한국의 경우 다른나라에서 볼수 없을만큼 극강의 효율화를 이루기때문에 중국이랑 그나마 경쟁하는거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 보조금 없이 엘지화학이나 엘지 삼성 디스플레이가 앞으로 고무적이였으면 좋겠습니다
엘지 디스플레이 다니던 친구가 중국 보조금때문에 동료및 자신의 와이프가 명예퇴직 하는거보면서 많이 울었거든요
이미 원가 경쟁을 하기에 충분히 가격이 내려갔는데 중국이 보조금으로 더싸게 파니까 진짜 힘들어 했는데
ㅜㅜ 앞으로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던게 2000년 중반쯤 되지 상황이 많이 달라졌더라구요.
엘디가 참 힘을 냈을면 좋겠습니다.
흥미진진합니다.. 다음글 기대되요!
중국 법인 출장 자주 가는데
개인적으로 중국은 잘 배껴 중간까지는 가기 때문에 중국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편도 기다릴게요^^
글쓰신 분보다 전문적이진 못하지만
중국 내 보조금 및 OLED로 귀결 될 디스플레이 시장으로 결론 내서
LGD 보유한지 1년이 넘었네요
여윳돈 생기면 조금씩 물도타면서 왔는데
오늘 장마감으로 거의 본전이라 한동안을 더 보유할 생각입니다.
정확한 원가는 아니규 비율료 참고하시면 됩니다.
55인치를 삼성이 100불에 산다고 하면
삼디는 원가가 105~110불 boe/csot 120~125 정도 입니다.
그런데 중국 정부에서 약 30불 정도를 지원해줍니다.
그럼 중국 회사는 10불 이상이 남죠. 수익이 약 7~8프로 발생하죠
삼디 엘지디는 10불 적자.. 10프로 손해...
결국 중국 정부의 돈은 vd 수익으류.. 아이러니하죠
패널업체는 다죽어가는데 셋트업체는 엄청난 이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