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흑연이 하는 역할부터 알아보겠습니다. 흑연은 인조흑연과 천연흑연으로 나뉘는데, 산업에서 사용하는건 인조흑연입니다. 인조흑연은 2차전지 음극재 핵심소재로 사용되며, 천연흑연 대비 전기차의 배터리 수명을 증가시키고, 출력, 열팽창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음극재는 양극재에서 나온 리튬이온을 저장했다가 방출하면서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서 흑연 / 그래파이트 / 실리콘등이 소재로 사용됩니다. 이중 가장 많은 비중으로 사용되는건 인조흑연이고, 최근에는 흑연의 긴 수명과 실리콘의 출력, 용량을 합친 음극활 물질이 개발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흑연이 오는 12월 1일부터 흑연 관련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가 이루어집니다. 이번 통제 대상은 고순도, 고강도, 고밀도 인조흑연 재료, 제품과, 구상흑연, 팽창흑연 등 천연 인상흑연 관련 제품입니다. 이번 수출 통제로 인해서 가장 유의미한 타격을 입는건, 직접적으로 한국과 일본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국내 기업의 지난해 중국산 수입액 비중은 91.1%이며, 천연흑연도 90%를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현재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을 기준으로, 1,2위의 중국 기업인 CATL과 BYD를 제외한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 일본 파나소닉, SK온이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10위권 내에 위치한 기업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미중 갈등으로 인한 한국 시장의 부담이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당장 다가오는 문제로는 12월 이후 한국 배터리 시장의 타격입니다. 물론 이번 수출 규제가 완전 금지가 아닌, 허가를 통한 수출 제한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규제를 회피할 수는 있겠으나, 결과적으로 배터리가 최종 납품되는 곳은 미국과 한국의 전기차 플랫폼이기 때문에, 공급처 다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희망적인 부분은, 이전 2006년 당시의 흑연 수출 통제 시점에는 3개월을 기준으로 수출 물량의 정상화가 이루어졌다는 부분입니다. 수출 통제 시점인 2006년 9월 10월은 전년 동기 대비 24.4%, 4.8% 감소했다가, 11월 이후로 다시금 전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흐름이 이번 미중 전략 경쟁만큼의 중요도를 가지고 실행된 정책은 아니나, 23년 1월 ~ 9월의 국가별 흑연 수출 비중은 미국이 13%, 한국이 10.3%, 폴란드 7.4%, 일본 6.7%로 두 번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중국도 장기적인 리스크를 부담하기는 어렵다 관측되며, 이번 수출 통제 조치도 장기간 이어지긴 어렵다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출 통제에 대해, 배터리 업계는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흑연을 직수입 하는게 아닌, 흑연으로 만든 음극재를 공급받아서 제품을 다각화 하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 이후, 세액공제를 위해서는 핵심광물 요건과 배터리 부품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이는 우려외국단체 FEOC 에서 제조, 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포함하거나, 추출, 가공, 재활용한 핵심광물을 포함한 경우에는 세액공제가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포스코퓨처엠 / 애경케미칼 등은 실리콘음극재 생산과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고, 대주전자재료 / 한솔케미칼 / SKC 등도 실리콘음극재 공장 가동을 준비중에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흑연 수출 통제 이슈는 한국 기업들의 흑연 수입액과 사용률은 여전히 90% 가량의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흑연 뿐만이 아닌 실리콘 음극재 개발과 상용화가 준비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단순히 흑연 수출 통제로 인한 심대한 매출 타격을 우려하기엔 아직은 이르다 판단하며, 구체적인 흑연 대비 실리콘 매출 비중이 나온다면 수출 통제의 영향을 더욱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