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에 벤자민 그레이엄이 있다면, 성장주 투자에는 필립 피셔가 있습니다.
그는 다음과 같은 15가지 기준을 정하고 이 기준에 따라 투자대상을 발굴하고 조사했습니다.
1. 적어도 향후 몇 년간 매출액이 상당히 늘어날 수 있는 충분한 시장 잠재력을 가진 제품이나 서비스를 갖고 있는가?
2. 최고 경영진은 현재의 매력적인 성장 잠재력을 가진 제품 생산라인이 더 이상 확대되기 어려워졌을 때에도 회사 전체 매출액을 추가로 늘릴 수 있는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하고자 하는 열의를 가지고 있는가?
3. 기업의 연구개발 노력은 회사 규모를 감안할 때 얼마나 생산적인가?
4. 평균 수준 이상의 영업 조직을 가지고 있는가?
5. 영업이익률은 충분히 거두고 있는가?
6. 영업이익률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7. 돋보이는 노사 관계를 갖고 있는가?
8. 임원들간에 훌륭한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가?
9. 두터운 기업 경영진을 갖고 있는가?
10. 원가 분석과 회계 관리 능력은 얼마나 우수한가?
11. 해당 업종에서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별도의 사업 부문을 갖고 있으며, 이는 경쟁업체에 비해 얼마나 뛰어난 기업인가를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가?
12. 이익을 바라보는 시각이 단기적인가 아니면 장기적인가?
13. 성장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가까운 장래에 증자를 할 계획이 있으며, 이로 인해 현재의 주주가 누리는 이익이 상당 부분 희석될 가능성은 없는가?
14. 경영진은 모든 것이 순조로울 때에는 투자자들과 자유롭게 대화하지만 문제가 발생하거나 실망스러운 일이 벌어졌을 때는 입을 꾹 다물어버리지 않는가?
15. 의문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진실한 최고 경영진을 갖고 있는가?
위와 같은 기준을 적용해서 그가 발굴했던 기업이 모토로라였습니다.
1956년 모토로라를 매수했고, 35년간 보유했으며, 그동안 주식수는 144배, 주가는 17배 뛰었습니다. 총 수익은 2,488배 오른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15가지 기준에 따라 기업을 평가하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평가를 해야 할지부터가 애매합니다.
평균 수준 이상의 영업 조직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임원들간에 훌륭한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지, 외부인이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진실한 최고 경영진이란 뭘 의미하는 걸까요?
15가지 기준을 모두 이해해도 문제가 있습니다. 저 15가지 기준을 만족하는 회사가 있을지가 의문스럽죠.
아무튼, 저 기준을 모두 만족하지 않아도 오를 회사는 오르겠지요. 한국 상황에 맞게, 그리고 자신의 역량 범위 내에서 최대한 저 기준을 활용해 보는 연습을 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최고급 투자 전문가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요? 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