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 여행 (2/2)
━━━━━━━━━━━━━━━━━━━━━━━━━━━━━
저녁 무렵, 예약한 숙소에 도착했다.
내비가 길을 잘못 알려줘서 30분간 엉뚱한 곳을 헤맸다.
근처 식당에서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
식당 주인에게 사진 속 등대를 보여줬지만 잘 모른다고 했다.
다른 손님이 호기심을 드러냈지만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쉬움이 남았다.
━━━
편의점에 들러 간단히 장을 봤다.
숙소로 돌아왔다.
혹시나 싶어 주인아주머니에게 사진 속 등대를 물었다.
옆에서 TV를 보던 남편분이 사진에 관심을 보였다.
안경을 고쳐 쓰더니 잘 아는 곳이라고 했다.
정말 다행이었다.
여기서 그리 멀지 않았다.
내일은 그곳에 갈 생각이다.
━━━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아 테라스로 나갔다.
할머니가 떠나던 그날처럼, 밝은 보름달이 떠 있었다.
부서지는 파도를 들으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엄마와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저씨가 보고 싶었다.
━━━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을 떴다.
기분 좋은 기지개를 켰다.
샌드위치로 아침을 해결하고 작은 가방을 챙겼다.
거울 앞에서 스카프를 매만졌다.
왠지 모를 기대감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
어제보다 더 맑은 하늘이었다.
턱끈을 채우고 스쿠터에 올랐다.
상쾌한 바람이 코끝에 닿았다.
휴대폰 내비를 확인했다.
그곳에 조금씩 가까워졌다.
━━━
낯익은 마을을 지나자, 또다시 해안 도로가 이어졌다.
얼마나 달렸을까...
저 멀리 사진 속 등대가 나타났다.
스쿠터를 멈추고, 파도 소리를 따라 걸었다.
구름만큼이나 발걸음도 가벼웠다.
━━━
엄마와 할머니가 있던 자리에서 셀카를 찍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두 분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나처럼 행복한 마음이었을까.
발걸음을 멈추고
스카프를 고쳐 맸다.
━━━
파도가 잦아들었다.
눈을 감고 바람을 느꼈다.
들뜬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바다의 속삭임이 들렸다.
천천히 눈을 떴다.
바람도 잦아들었다.
━━━
작은 카페가 보였다.
따뜻한 커피가 마시고 싶었다.
그곳을 향해 걸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가슴이 두근거렸다.
입구에 오픈 팻말이 걸려 있었다.
조심스레 카페 문을 열었다.
한 발을 내딛자, 갓 볶은 커피 향에 기분이 좋아졌다.
━━━
빈티지한 인테리어와 테이블 몇 개.
안을 살피며 몇 걸음 더 다가갔다.
몇 번이나 불렀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잠시 망설였다.
그냥 나갈까...
그러기엔 창밖의 풍경이 너무 예뻤다.
가방을 내려놓고 창가에 앉았다.
━━━
한참을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았다.
언제 다가왔는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전히, 스카프가 잘 어울린다.”
반가운 목소리였다.
숨을 멈추고...
천히 돌아봤다.
━━━━━━━━━━━━━━━━━━━━━━━━━━━━━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