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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단편소설 〈 바다가 부른다 〉 #08

업투보이
576
2025-12-10 00:01:37 수정일 : 2025-12-23 20:28:18 220.♡.106.94

제4장 : 가족 (2/2)

━━━━━━━━━━━━━━━━━━━━━━━━━━━━━ 




개학 후 윤정은 평범한 일상을 이어갔다.


친구들과 수다는 여전했다.

아저씨에 대한 잔소리도 여전했다.


윤정의 웃음이 돌아왔다.



뺑소니 운전자를 체포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민준이 경찰서에 다녀왔다.



━━━



일요일 오후.


민준은 입원 중인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조금 전 윤정이 다녀갔다며 아쉬워했다.


민준의 도움으로 몸을 일으킨 할머니가 말을 이어갔다.

윤정이 아저씨를 만난 뒤로 웃음이 많아졌다는 얘기였다. 


민준도 윤정이 덕분에 매일 웃는다고 했다.

참 밝고 따뜻한 아이라고 했다.



━━━



짧은 침묵이 이어졌다.



할머닌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했다.

혹시 들려줄 얘기가 있는지 물었다.



민준은 잠시 머뭇거렸다.



조금 더 망설이다 힘들게 입을 열었다.

오래전 교통사고로 아내와 딸을 잃은 이야기였다.



출장길에 가족의 사고 소식을 들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너무 힘들어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민준은 안 좋은 생각을 여러 번 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할머니도 말없이 웃었다.



━━━



민준은 아내가 만든 빵을 참 좋아했다.

아내의 설명을 들으며 어린 딸과 베이킹을 배웠다.


민준이 처음 만든 빵은 정말이지 볼품이 없었다.

아내와 딸은 그런 볼품없는 빵을 맛있게 먹었다.


민준은 제빵 학원을 등록했다.

아내와 딸이 좋아하던 빵을 만들었다.

고통스러웠던 마음이 조금씩 안정되었다.


그제야 억지로 붙잡았던 손을 놓을 수 있었다.

아내를 처음 만났던 바다에 두 사람을 보냈다.


민준은 호흡을 고르고 말을 이었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새로 시작하고 싶었다고.

그래서 이곳을 찾게 되었다고.



━━━



할머니는 잠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남편보다 딸 선영을 보낼 때가 더 힘들었다고.

세상이 모두 무너지는 기분이었다고.


하지만 품에 안긴 윤정이를 보며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살다 보니 이렇게 살아지더라며...

민준을 보며 말했다. 


잘 버텨줘서 고맙다고.



━━━



노을이 지고 있었다.



민준은 치료비에 보태라며 안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냈다.

할머니가 한사코 거절했지만 나중에 갚으면 된다고 했다.


민준은 자신이 온 것은 비밀로 해 줄 것을 부탁했다.



━━━



할머니의 건강이 호전되었다.

주치의는 3주 만에 퇴원을 결정했다.


윤정은 아저씨와 아침 일찍 병원을 찾았다.


민준은 할머니의 짐을 자동차 트렁크에 실었다.

윤정은 뒷자리에 할머니를 모신뒤 조수석에 앉았다.


할머니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민준과 윤정의 뒷모습도 바라보았다.



━━━



운전을 하던 민준이 할머니에게 물었다.

다 나으면 어떤 게 가장 하고 싶은지.


할머니는 제주도에 다시 가보길 바랐다.

윤정이 돌아보며 ‘또 그 얘기’냐고 했다.


민준은 제주도에 좋은 추억이 있는지 물었다.


잠시 눈을 감은 할머니가 말을 이었다. 

선영이와 함께 했던 제주도가 참 아름다웠다고.


윤정은 다 나으면 함께 가자고 했다.

할머니는 그 말을 들으니 벌써 다 나은 것 같다고 했다.


윤정은 아저씨도 함께 가기를 바랐다.

민준은 말없이 웃었다.



━━━



할머니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아저씨의 농담에 윤정이 웃었다.





윤정이 환한 표정으로 돌아봤다.


할머니는 미소를 지었다.









그해 여름은 유난히 길었다.





━━━━━━━━━━━━━━━━━━━━━━━━━━━━━  

(제5장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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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공방 아저씨
 (BYL LEATHER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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