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 만남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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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겨울.
마을 정류장 근처에 민준의 빵집이 문을 열었다.
민준은 늦은 밤까지 반죽을 만지고, 다음 날 새벽이면 빵을 구웠다.
갓 구운 빵 냄새가 퍼질 때 세탁소와 이발소가 문을 열었다.
출근길의 직장인과 등산객, 주민들이 이곳을 찾았다.
말없이 오가는 일상 속에서, 민준의 하루는 조금씩 가벼워졌다.
주변 상인과 주민들은 외지에서 온 빵집 아저씨가 궁금했다.
누구는 노총각이라 했고, 누구는 이혼남이라고 했다.
이발소 주인 상민은, 그가 40대 중반인 것과 서울에서 온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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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가 시작되었다.
겨우내 잠자던 학교가 기지개를 폈다.
거리는 어느새 봄의 색깔로 변해 있었다.
민준의 빵집에 알바생 공고가 붙었다.
방과 후, 그 앞을 지나던 윤정이 관심을 보였다.
입구에 오픈 팻말이 걸려 있었다.
조심스레 가게 문을 열었다.
한 발을 내딛자, 갓 구운 빵 냄새에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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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열장 앞에 있던 민준이 손님을 맞이했다.
윤정은 어색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알바생 구하셨나요?”
민준은 교복을 보며 학생인지 물었다.
윤정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혹시, 고등학생은 안 되나요.”
민준은 괜찮다며, 언제부터 가능한지 물었다.
표정이 밝아진 윤정은 오늘부터 할 수 있다고 했다.
민준은 앞치마를 건네주며, 주방을 잠시 내주었다.
내일부터는 편한 옷을 입으라 했다.
앞치마를 묶던 윤정이 돌아봤다.
“저는 이게 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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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은 빵을 포장하고, 진열하는 것부터 배웠다.
민준이 반죽을 치는 동안, 윤정이 손님을 맞이했다.
손님들은 친절한 윤정을 좋아했다.
윤정이 오고 나서 빵값을 깎는 주민이 사라졌다.
민준의 고민도 함께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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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의 제안으로 커피머신을 새로 들였다.
설치가 끝났을 때 수업을 마친 윤정이 도착했다.
두 사람은 기사의 설명을 들으며 작동법을 배웠다.
윤정은 듣기만 했고, 민준은 열심히 메모도 했다.
하지만, 커피머신은 윤정이 잘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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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의 미소로 조용했던 가게가 밝아졌다.
민준의 표정도 함께 밝아졌다.
요즘은 악몽도 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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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