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OST가 훌륭한 영화들이 많이 개봉해서 기분이 좋네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시작으로 요즘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겨울왕국 그리고 인사이드 르윈까지. 덕분에 요즘 음악 듣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주위에 '엘사 앓이' 환자가 급증한 가운데 let it go의 유혹을 물리치고 상대적으로 조용한 인사이드 르윈을 보고 왔네요. 사실 인사이드 르윈은 작년 10월 시사회 때 보고 한 번 더 보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3개월이나 지나서야 개봉하는군요. 원 제목은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였는데 제목이 길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이 제목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는지 살짝 바뀌었습니다. (시사회 끝나고 설문지중에 제목에 관한 문항이 있었는데 그것 때문일지도)
감독은 우리나라에도 두터운 팬층을 가지고 있는 코엔형제가 맡았습니다. 이 영화가 국내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대했던 이유가 우선 음악 영화라는점 그리고 코엔형제의 영화라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코엔형제의 영화를 본건 단 두 편 뿐이고 그렇게 팬도 아니지만 기대했던 이유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때문일 겁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작품의 완성도 또한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지만 그보다 스릴러, 공포 영화 분위기 조성에 제일 중요다하다고 생각하는 음악이 없는 작품이기도 하죠. 엄청난 연출덕에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음악이 없었다는걸 깨닫고는 엄청난 충격을 받은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음악영화라니? 궁금하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근데 잘 생각해보니 제가 코엔형제의 영화를 봤던것중에 다른 한편이 오 형제여 어디있는가였네요. 본지 오래되어서 내용은 기억은 잘 안나지만 음악이 상당히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믿고 보기로 결심하고 우연히 시사회표를 얻었죠. 결과는 이번에 재관람으로 이어졌습니다 ^^
음악영화. 음악영화라고 하면 로맨틱한 남여의 사랑을 그리거나 오디션에 나가는 과정등을 통해 감동을 주거나 아니면 개인의 일대기를 그리거나 그런 영화들이 많은데 이 영화는 개인의 로드무비,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상당히 건조하고 담담한 연출로 주인공에게 크게 감정이입이 되지 않았습니다. 안타까운 장면들이 계속 나오지만 너무 안타까워서 눈물이 난다기 보다는 '원래 음악은 힘든거야 친구' 이런 생각이 들었달까...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밥 딜런의 'Farewell'처럼 누구나 밥 딜런은 될 수 없으니까요. 너무 삐딱한가요 ^^;
Hang me, Oh Hang me
영화 내 두 번 등장하는 곡이죠. 같은 장면이라고 볼 수 있는 맨 처음과 후반부에 나오는데 같은 곡이지만 느낌이 좀 다릅니다. 정확히 말하면 영화의 처음과 끝이라기 보다는 고양이의 귀환전후라고 보는게 맞을 거 같네요. 이 곡이 영화의 처음에 나올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되는데 다음 장면들 때문인지 굉장히 구슬프게 들립니다. 무명으로 성공하지 못하고 남들에게 인정도 못 받았으며 파트너는 자살하고 무일푼에 노래 가사처럼 당장 세상을 떠난다고 해도 아쉬울게 없는 처지죠. 밤마다 지인집을 전전하고 친구의 여자친구인 진(캐리 멀리건)에게 루저 소리를 들으며 유일한 꿈인 음악만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시카고에서의 오디션에 실패 후 자신을 꿈을 내려놓고 아버지와 같은 '시체같은 삶'을 선택하게 되죠. 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그마저도 실패하게 되고 가스등 카페에서 술에 취해 결국 포크 음악을 부정하기에 이릅니다. (가스등 사장의 발언때문이었기도 하죠) 카페에서의 난동 후 골파인 교수집에 찾아가게 되는데 고양이가 돌아온 걸 알게 되죠. 그 고양이의 이름은 '율리시스'. 그 이후의 장면들은 처음과 이어지게 됩니다. 이 곡이 두번째 등장할 때는 처음과 다르게 아주 잠깐만 연주됩니다. 그리고 아래 쓸 Fare thee Well로 이어지게 되죠.
Five Hundred Miles
저스틴 팀버레이크, 캐리 멀리건 그리고 남자 1명이 같이 부르는 노래죠. 영화 내 제일 로맨틱한 곡이네요. 제목을 통해 르윈이 시카고까지 먼길을 가게 될것을 암시하는 곡입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가수라고 캐스팅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비중이 너무 적었던거 같아요. 그나마 캐리멀리건은 비중이 약간 더 크긴 하지만 비슷한 처지. 노래부르는 장면이 한 컷 정도 더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좀 아쉽네요. 저처럼 아쉬우신 분들을 위해 다른 영화지만 캐리멀리건이 노래부르는 영상을 하나 준비했습니다. 근데 제목이 우연히도 뉴욕뉴욕이네요.
Carey Mulligan - New York New York
캐리멀리건이 셰임에서 불렀던 뉴욕뉴욕입니다. 영화 내 역할 때문인지 상당히 구슬프게 불렀네요.
The Death of Queen Jane
시카고에 있는 뿔의 문에서 오디션 볼 때 르윈이 불렀던 곡이죠. 버드 그로스먼이 르윈 인사이드라는 앨범에 있는 곡을 불러보라고 하는데 자신의 속마음을 보이듯 이 곡을 부르게 됩니다. 제인(르윈)이 헨리왕(버드 그로스먼)에게 자신의 아기(음악)을 살려달라고 얘기하는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그만큼 절박한 심정으로 불렀는데 역시나 르윈은 되는 일이 없나 봅니다. 평소의 행동으로 볼 때 이 오디션을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하진 않았겠지만 오디션에 떨어지고 듀엣으로 활동하라는 조언을 듣고 나서 행동의 변화가 느껴진 거 같았습니다.
Fare thee Well
이 곡은 총 3번정도 등장하네요. 골파인 교수집에서 나오기전 LP판으로 재생할 때, 교수의 잃어버린 고양이를 데려다주고 저녁식사 때 그리고 영화 끝날 때 한 번. 이 영화는 위에서 말한것처럼 시작과 끝이 연결된 수미상관의 형태로 되어있는데 마지막에 이 곡이 등장하고 나서야 첫 부분에 생략된 장면들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첫 부분의 카페 사장의 대사를 보면 르윈이 파트너랑 같이 불렀던 곡은 Hang me, oh hang me인거 같지만 사실 이 곡이었고, 이 곡은 사람들에게 꽤 인기 있다는 점. 처음에 술집 밖에서 때렸던 남자의 정체 등등. 이 곡도 Hang me, oh Hang me 와 같이 영화내에서 르윈의 분신이라고 볼 수 있는 고양이의 귀환 전후의 느낌이 다릅니다. LP판으로 재생할 때 처음 등장하는데 마이크 파트가 나오지만 아주 잠깐만 재생되고 두 번째는 골파인 교수집에서 저녁식사 때 부르게 되는데 교수의 아내가 마이크 파트를 부르게 되면서 르윈은 화를 내고 노래는 끝나게 되죠. 하지만 마지막에 등장할 때는 노래 제목처럼 완전한 곡으로 나오게 됩니다. (상대적으로 우울한 가사인 Hang me, Oh Hang me는 아주 살짝 나오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쳇바퀴가 돌듯이 꿈도 희망도 없는 영화처럼 보이지만 르윈과 닮아있는 고양이의 이름이 '율리시스'라는 점. 위에서 말한 고양이 귀환 후 달라진 노래들 그리고 조카앞에서도 욕설을 거리낌없이 하던 르윈이 의문의 사내에게 맞고나서 fxxx 혹은 욕설을 할법도 한데 "잘가라는 인사"를 하는 것을 통해서 약간이지만 희망적인 메세지를 주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타연주가 너무 좋았던 영화라서 OST 전문! 주량초과님 글을 기다렷습니다 :D
Five Hundred Miles 이 노래 르윈이 부른거 말고
Peter, Paul and Mary 이 부른 버젼도 좋아요. 여자분 목소리가 마음에 들더라구요
from CLiOS
from CLiOS
정말 어려운 영화일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의외로 유쾌한 장면이 많고 희한한 긴장감을 가지게 만드는 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습니다.
노래 정말 좋은데 멜론에서는 유로회원임에도 불구하고 미리듣기만 가능하네요.
덕분에 좋은 노래 다시 들어볼 수 있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