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봤습니다. 사실 본지는 좀 되었는데 이제서야 O.S.T 리뷰를 남기게 되네요.
영화를 보기 전엔 번역된 제목이 원래 제목과 비교해서 맘에 들지 않았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번역된 제목도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더 직관적이기도 하고요. 제목만 보면 뭔가 SF 영화일 거 같은 느낌인데 어른의 성장 힐링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제목과 포스터만 보고 관람했다가 지루하고 재미없으셨다는 분들도 계신 데 전 볼거리, 음악에 치중해서 본 탓인지 재관람할 정도로 즐겁게 봤습니다. 영상미가 상당히 좋고 영화 중간중간에 나오는 배경들은 여행 뽐뿌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더군요. 특히 몇몇 장면들은 화면 구성에 신경 쓴 티가 팍팍 납니다. 월터가 조금씩 일상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클리앙이나 다른 사이트들에서 '사기꾼'으로 까이는 모 작가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라는 책을 읽었을 때랑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뭐 다른 여행서들도 비슷하겠지만 제가 여행서는 별로 본 적이 없는 관계로 생각나는 게 저 책밖에 없네요 ; 중간중간 나오는 이하모니의 토드와의 통화에서도 나오지만, 월터가 상상했던 것들과 현실과의 간극이 가까워짐에 따라 대리만족의 쾌감도 커지더군요. 잠시나마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먹고 살만한 미국이니까 저런 것도 가능하겠지라는 조금 삐딱한 생각도 들긴 했지만요 ^^; 마지막에 주는 메세지도 크게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고 새해 시작에 보기 좋은 영화였습니다.
많진 않지만 중간중간 코믹요소들도 좋았고 벤자민버튼, 매트릭스를 생각나게 하는 빨간차, 파란차 장면과 인디에어 패러디까지 깨알 같았습니다.
O.S.T
영화의 영상미만큼이나 좋았던 O.S.T. 벤스틸러가 직접 O.S.T의 곡들을 선곡했다고 하던데 영화랑 아주 잘 어울립니다. 역시나 내공이 느껴지는 곡들이었네요.
Arcade Fire - Wake Up
매트릭스의 wake up이 아닙니다.(농담) 영화 중간에 빨간차, 파란차 장면이 나와서 그냥 써봤습니다 ;
캐나다 밴드 Arcade Fire의 곡입니다. 월터가 여행을 시작할 때 나오는데 도입부부터 뭔가 힘을 나게
만들어주는 분위기로 시작해서 빠르지 않지만 청량감을 주는 곡입니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 라이프사의
모토들이 글자로 화면에 나오면서 이 곡이 흘러나오는데 참 잘 어울리더군요. 다른 데서 이 곡을 들으면
여행 가고 싶어질 거 같아요.
Jose Gonzalez - Step out
이 곡 역시 어디론가 떠나게 만들고 싶게 만드는곡 2네요. 위에 곡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데 청량감 있는
코러스 부분과 조용하고 신비한 느낌을 주는 부분까지 제 3세계 음악같은 느낌이네요. 더운 여름철에
이곡을 듣게 된다면 제목대로 밖으로 뛰쳐 나가고 싶을 거 같아요.
David Bowie - Space Oddity(Mitty Mix)
이 영화의 최대 수혜 곡이라고 해야 되나. 워낙 명곡이라 수혜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겠네요. 초반에 멍
때리는 월터를 보고 '우주비행사 톰'이라고 놀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곡을 넣으려고 그랬던 거 같습니다.
다들 상상에 빠져 가만히 있는 월터를 '응답이 없는 우주비행사 톰'이라고 놀리지만 셰릴은 오히려 우주비
행사 톰은 진취적이고 모험심 있는 인물이라고 말해주죠. 그런 셰릴이 불러주는 space oddity를 듣고 월터
가 헬기에 오르는 장면은 영화 내 베스트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여기까지만 들으면 뭔가 힘을
나게 하고 화이팅송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노래의 앞부분만 나와서 그렇지 사실 뒷부분의 가사는 좀 암
울합니다. 영화의 환상을 깨고 싶지 않은 분들은 찾아보지 마세요 ㅜㅜ
캬 술한잔 먹고 보면 울지도 모르겟네요. ㅠㅠ
두려움반 설레임반에 휩싸여 있던
월터의 표정은 정말이지 잊혀지질
않습니다.
ost 소개 정말 영양가 있게 잘 보았습니다. ^^
from CLi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