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분들이 번개 하실 동안 몰래 리뷰를 씁니다. 불은 안 껐지만 저는 리뷰를 쓸 테니 여러분들은 고기를 써세요!
제목을 보고 들어온 분들은 이런 생각을 하실 겁니다. '아니 작성자 양반 OST 리뷰에 스포라니 이게 무슨 소리야? 음악에도 스포가 있나?' 네, 저도 스포없이 그냥 OST 리뷰만 쓰고 싶었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래비티 OST는 총 16곡으로 각 곡의 제목은 주인공 스톤박사(산드라 블록)가 위치하는 장소 혹은 상황들을 나타냅니다. 다른 곡들은 스포가 될 게 없지만 제가 16번 트랙인 Gravity를 글 내용에 꼭 포함하고 싶어서 쓸려다 보니 어쩔 수 없네요. 제목이랑 이름이 같은 트랙이라 "그게 뭐?" 이럴 수도 있지만, 장소를 의미할 수도 있어서 스포가 될 수도 있기에...(소심) 그래서 이렇게 된 거 그냥 스포도 시원하게 써야겠습니다. 개봉한 지 얼마 안 되고 많은 분들이 보신 게 아니라 조심스럽다 보니 아직 스포 게시물도 없네요. 어쩌다 보니 OST의 탈을 쓴 리뷰; 내용은 곡 설명에 같이 쓰도록 하겠습니다.
(내용있으니 안 보신분들은 조심)
Debris
Don't let go - 포스터에도 나와있는 문구죠.
코왈스키(조지 클루니)와 헤어지고 혼자 남게 되는 장면에서 나오는 곡입니다. 다른 한 명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뭐 어느 정도는 뻔한 장면이지만 서정적 음악 위로 줄을 끊기 전의 코왈스키의 표정과 자신의 운명을 아는 상태에서 라이언 박사에게 자신에게 끌렸나며 물어보거나 비행기록을 깰 거 같다는 능청스러운 농담이 대비 되어 보이더군요. 예수상, 후반에 불상들을 비춰주는 장면들이 있는데 코왈스키의 능력 때문인지 일반인이라기보단 초월적인 조력자의 느낌이 납니다. 후에 한 번 더 등장해서 라이언 박사의 목숨을 총 2번이나 구해주죠. 그리고 두 발로 일어서라는 대사를 통해 마지막 장면을 암시하게 합니다. 이런 장면들 때문에 약간 종교적 구원? 의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영상미에 압도되어서 재난영화의 느낌이 강했다면 두 번째 볼 때는 드라마적인 측면이 많구나라고 느껴지더군요. 이런 서정적인 곡들이 만들어주는 분위기도 상당하니까요. 소유즈에서 나오는 음악도 마찬가지. 서정적인 음악 위로 강아지,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아닌강과 자신의 죽음을 확신하는 주인공이 교신 후 산소를 꺼 버리고 딸에게 금방 갈게라고 말하는 장면은 감정의 극에 달했습니다. 눈물 많은 분은 여기서 한 방울 떨어지실지도. 부담되는 분들은 3D로 보세요.
3D로 봐서 다행이야. 3D 안경으로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 있거든요 ;
Shenzou
대미를 장식하는 곡입니다. 딸을 잃고 살아갈 의미를 잃은 중년 여성의 재탄생기를 그린 성장 드라마? 정도로 마무리할 수 있는 엔딩에 어울리는 곡인 거 같네요. ISS에 들어갔을 때 우주복을 벗고 웅크린 모습이 태아를 연상시켰는데 탯줄처럼 보이는 낙하산을 끊고 코왈스키에게 딸에게 빨간 구두를 찾았다고 전해달라는 대사 그리고 마지막에 두 발로 일어서는 모습까지 온전히 살아갈 이유를 찾은 듯 보입니다.
숨 막히고 어지럽네요 @ㅅ@
유일하게 반복 기능을 꺼놓는 OST가 될 듯
데굴, 데굴, 데굴 장면이 진짜 무서웠어요;;
from CLIEN+
저도 딱 두 장면에서 눈물 또르르 흘렸어요
힘내서 살아야겠어요(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