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룡의 스승으로 알려진 '엽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이미 견자단 주연의 엽문시리즈가 나와 있기 때문에 비교해서 보실 분들이 계실 텐데 엽문의 액션을 생각하고 가시면 실망할 확률이 높습니다. 일대종사의 러닝타임은 120분이 조금 넘는데 액션씬은 20분 남짓? 엽문이 빠르고 호쾌한 피를 끓게 하는 액션이라면 일대종사는 슬로우모션, 배경 (비나 눈) 그리고 동선 등을 통해 극강의 영상미를 보여줍니다. 오프닝이 끝나고 초반 5분의 일대다 액션씬에서 보여주듯이 앞으로의 액션씬들은 이렇게 보여줄거야라고 말하는듯합니다. 그리고 중후반부에 나오는 기차역에서의 궁이(장쯔이)와 마삼(장지림)의 대결장면은 이 영화 중 영상미가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끝없이 지나가는 기차와 눈을 배경으로 둘의 대결을 아름답게 보여줍니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만큼 영상미가 뛰어납니다. 문제는 이런 액션씬이 적고 개인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드라마에 가깝기 때문에 신나는 액션영화를 기대하시는 건 금물입니다. 러닝타임 이상으로 지루하게 느껴졌는데 액션씬이 적은 이유도 있지만 약간 철학적인 대사들과 나레이션, 시간 흐름이 앞뒤로 왔다갔다 하는 점 그리고 팔극권의 일천선(장첸)의 이야기가 붕떠있다는 점 때문인 거 같네요. 제가 무협영화에 지식이 별로 없어서 그런점도 있겠지만요. 특히 일천선 부분이 많이 편집되었다고 하던데 엽문과의 만남이나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서 더 그렇게 느껴진 거 같습니다.
스토리는 여기까지 하고 이제 음악 얘기를 해야겠네요. 배경음악들이 좋긴 했지만 리뷰까지는 안 쓸려고 했는데 후반부 홍콩장면에서 익숙한 음악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엔딩크레딧을 다 보고 나오려고 했는데 늦은 타임에 다른 분들이 먼저 나가고 저만 남아서 끝까지 못 봤습니다 ㅜㅜ 집에와서 찾아보니 역시나 엔니오 모리꼬네의 곡이 쓰였더군요. Once Upon A Time In America : Deborah's theme와 La Donna Romantica 두 곡이었는데 Deborah's theme는 좀 뜬금없더군요. 살짝 필살기를 쓴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아무튼 제가 OST를 찾아보게 되었으니 성공한 건가 ; 음악 감독은 왕가위 감독과 화양연화, 2046를 작업한 Umebayashi Shigeru입니다. 찾아보니 무협영화 음악을 많이 담당하셨더군요. 테마곡들도 좋아서 테마곡들을 올리고 싶은데 유투브에는 없는 거 같아서 다른곡들을 올립니다. OST는 아이튠즈에 음원으로만 나왔고 CD발매는 9월 24일이라고 합니다. 라이센스는 언제 나올지 모르겠네요. 아쉬우신 분들은 일단 아이튠즈로 고고
https://itunes.apple.com/us/album/digital-booklet-grandmaster/id686851821?i=686852956
Stabat Mater '슬픔의 성모' 원래의 뜻은 라틴어로 '성모께서 서 계시다' 라는 데 아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을 가장 가까이서 목도한 비통한 마음을 노래한 성가입니다. 무협영화에 성가라니 좀 이상한
조합이긴 하지만 슬픈 내용의 곡답게 영화 내 비운의 주인공 '궁이'의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아 가사가
있는 곡이라 그런 것인지 OST에는 수록되지 않았습니다. 음원은 따로 구하셔야 될 거에요.
Ennio Morricone - La Donna Romantica
후반부 홍콩장면에서 등장하는 곡입니다. 이 영화에서 로맨스는 거의 없다고 할 만큼 잠깐 등장하는데 그
분위기를 만들어주네요. 슬픈 선율과 안타까움으로 인해 눈물 한 방울 나게 만들어주는 곡
Ennio Morricone - Deborah's theme
이 리뷰를 작성하게 된 이유의 25.7%를 담당하는 곡. 사실상 이 리뷰를 쓰게 된 이유군요. 왜 이 곡을 넣었
는지는 모르겠지만, 명곡이라 역시 듣기 좋네요. 영화에서 '뒤를 돌아본다.'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 말처럼
회상씬이 자주 등장합니다. 아련한 느낌이 회상씬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곡이 아닌가 합니다.
위에 곡들만 들으면 무협영화의 느낌이 전혀 안 나서 하나 추가했습니다 ; 트랙들 프리뷰형식으로 짧게 나오는데
요거 들으면 장면들 생각 나실거에요. 음 이제야 무협영화 같군요 ^^ 힘들게 작업하신 음악감독님께 죄송할 뻔.
from CLiOS
영상미가 좋아서 한 번 더 보고 싶긴한데 지루함을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저는 2046 테마도 좋아해서 이번 OST가 마음에 들어요